은지(왼쪽)와 허각
은지(왼쪽)와 허각
은지(왼쪽)와 허각

가수 허각과 에이핑크 멤버 정은지의 듀엣곡 ‘이제 그만 싸우자’가 8일 정오 공개 두 시간 만에 음원차트 1위를 올킬했다. 앞서 같은 날 자정 god의 정규 8집이 공개되면서 god 열풍이 부는 와중에도 일명 각은지 남매는 기어코 1위를 차지해 가창력 남매의 위력을 과시했다. 이로써 허각과 정은지는 지난해 5월 발표한 듀엣곡 ‘짧은 머리’에 이어 ‘이제 그만 싸우자’로 또다시 1위를 차지해 음원강자 남매로 우뚝 서게 됐다. 이들의 올킬 비결은 무엇일까?

# 명불허전 각은지, 1위는 예견된 결과

사실 이들의 1위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다. 허각은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2′ 우승자 출신으로 이미 가창력은 검증된 데다 정식 데뷔곡 ‘헬로’로 ‘슈퍼스타K’ 출신 최초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한 가수다. 이후 ‘죽고 싶단 말 밖에’, ‘나를 사랑했던 사람아’, ‘넌 내꺼라는 걸’ 등을 연달아 음원차트 1위에 올려놓으면서 음원강자로 인증을 받았다.

정은지도 에이핑크의 메인보컬로서 가창력은 물론 올해 음악방송에서 6관왕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양요섭, 서인국, 장현승 등 듀엣곡에 두각을 나타냈고, 자신의 첫 솔로곡인 드라마 ‘쓰리데이즈’ OST ‘그대라구요’로도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게다가 두 사람은 이미 지난해 5월 ‘짧은 머리’로 호흡을 한차례 맞춰 음원차트를 휩쓴 바 있다. 한 사람으로서도 경쟁력을 갖춘 두 사람이 1년이 지난 사이 훌쩍 성장해 다시 호흡을 맞췄으니 대중의 기대가 그대로 성적으로 이어졌다.

‘짧은 머리’(왼쪽)와 ‘이제 그만 싸우자’
‘짧은 머리’(왼쪽)와 ‘이제 그만 싸우자’
‘짧은 머리’(왼쪽)와 ‘이제 그만 싸우자’

# ‘짧은 머리’ 이후 1년, 성장은 계속된다.

신곡 ‘우리 그만 싸우자’는 ‘짧은 머리’ 2탄 격이다. ‘짧은 머리’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풋풋한 연인의 모습을 그렸다면, ‘이제 그만 싸우자’는 오래된 커플의 이야기를 직설적인 노랫말로 풀어냈다. 마치 ‘짧은 머리’를 부르며 사랑을 맹세했던 두 사람이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뒤 만남과 다툼을 반복하는 평범한 커플이 돼버린 듯하다. 그래서인지 ‘이제 그만 싸우자’를 ‘짧은 머리’와 비교해 들어본다면 허각과 정은지가 노래 분위기에 맞춰 각각 다르게 감성을 담아내는 능력을 발견하게 된다. 달달한 화음으로 부드럽게 부르던 두 사람의 목소리가 1년이 지나자 묵직하게 흐르는 감정선을 표현해낸다.

풋풋한 감성과 설렘을 담아야 하는 ‘짧은 머리’에서는 허각과 은지는 부드럽고 산뜻한 보컬을 들려준다. 상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듯 후렴구에 시원하게 내질러야 하는 부분에서도 예쁜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보인다. 특히 ‘짧은 치마 짧은 치마 생얼인 얼굴’, ‘짧은 머리 하얀 셔츠 체크 넥타이’ 부분을 각각 부르는 허각과 정은지의 목소리는 달달해 녹을 지경이다.

반면 ‘이제 그만 싸우자’에서는 두 사람 특유의 호소력과 성숙한 감성이 드러난다. 도입부부터 하모니카 소리가 슬프면서도 청량하게 울려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후 허각이 말하듯이 담담하게 연인과 싸우고 난 후의 남자의 감정을 읊조린다. 허각의 파트가 끝나면 정은지가 여자의 마음을 표현한다. 마치 대화를 나누는 듯 차분하게 흐르다 후렴구에서 ‘이 여자는 왜~’라며 허각의 호소력 있는 고음이 펼쳐진다. 정은지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이 노래 후반부 펼치는 화음은 ‘짧은 머리’ 업그레이드라고 해도 될 정도로 폭발력을 가진다.

또한, ‘이제 그만 싸우자’ 벌스에서는 오직 기타 연주만이 작게 흐르고 그 위에 허각과 정은지의 목소리가 울린다. 그만큼 가창자의 목소리가 노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은지와 허각의 목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 악기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정은지의 성장은 더 눈에 띈다. 허각의 경우, ‘헬로’, ‘죽고 싶단 말밖에’ 등을 통해 그의 목소리가 가진 호소력 짙은 애절함은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또한 허각은 ‘넌 내꺼라는 걸’, ’1440′ 등을 통해 달달한 목소리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렸다. 그러나 에이핑크 활동 외에는 공식적으로 다른 모습을 드러낼 기회가 적었던 정은지에게 ‘짧은 머리’와 ‘이제 그만 싸우자’의 존재는 노래에 따라 정은지가 표현할 수 있는 색깔도 달라진다는 것을 증명한다. 어떤 노래, 어떤 장르를 만나든 정은지만의 스타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준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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