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작곡가가 이끄는 기획사 전성시대다.

SM YG JYP 등 소위 ‘빅3’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의 뒤를 작곡가 중심의 기획사가 바짝 추격하며 엔터테인먼트 지형도를 새롭게 그리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 젤리피쉬, WA엔터테인먼트(이하 WA) 등의 기획사들이 10년이 채 못 되는 시간 동안 급성장했다. 이들 회사는 각각 한성호 황세준 김도훈 등 내로라하는 작곡가들이 주축이 된 기획사로, 차별화 전략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FNC 한성호 대표
FNC 한성호 대표


FNC 한성호 대표

#전략1=일관된 음악 색채를 보여라

작곡가가 이끄는 기획사들은 대표 중심으로 음악을 직접 생산해 음악적 색채의 일관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작곡가 한성호가 2006년 설립한 FNC에는 아이돌밴드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 솔로가수 주니엘, 걸그룹 AOA가 속해있다. 씨엔블루의 데뷔곡 ‘외톨이야’ ‘LOVE’ ‘직감’, FT아일랜드의 ‘사랑후愛(애)’ ‘한사람만’ ‘바래’ 등이 모두 한성호 대표의 손을 거쳐 태어났다.

2007년 태어난 젤리피쉬는 발라드 히트곡을 다수 작곡한 황세준 대표의 색채가 뚜렷하다. 테이의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장혜진의 ‘아름다운 날들’, 김형중의 ‘그녀가 웃잖아’, 박효신의 ‘사랑한 후에’ 등을 작곡한 황세준 대표는 자신의 회사에 성시경 박효신 서인국 이석훈 등 분위기있는 목소리의 남자 솔로를 소속시키며 ‘음악성이 좋은 회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WA를 운영하는 김도훈은 휘성의 ‘위드 미’, 거미의 ‘기억상실’, SG워너비의 ‘죄와 벌’, 아이비의 ‘아하’, 이승기의 ‘하기 힘든 말’ 등 2002년 이후 매해 대중의 사랑을 받는 곡을 내놓은 작곡가. WA에는 힙합듀오 긱스와 그룹 팬텀이 속해있고, 이들은 비슷한 부류에 비해 음악성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들 작곡가 기획사는 기존의 기획사들이 매니저나 가수 출신이 대표로 포진되어 있는 것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앨범 전체를 프로듀싱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가수에 맞는 곡을 만들어내는 능력까지 갖췄다.



젤리피쉬 황세준 대표
젤리피쉬 황세준 대표
젤리피쉬 황세준 대표

#전략2=틈새를 공략하라

작곡가 중심 기획사들은 기존 기획사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틈새를 공략해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FNC는 ‘댄스’ 중심의 아이돌 시장에 ‘밴드’라는 틈새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FNC가 FT아일랜드를 데뷔시킨 2007년은 물론이고, 씨엔블루가 가요계에 선을 보이던 2010년 역시 ‘아이돌 밴드’는 가요계에 드물었다. 1970년대부터 그룹사운드 중심으로 가수가 태어나던 시기는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그룹이나 밴드는 음악성은 담보하지만 스타성을 떨어진다는 인식이 국내 가요계에 팽배해있던 것이 사실이다.

FNC 한성호 대표는 “일본에서는 엑스재팬과 같은 밴드가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외면을 받았는데 스타성을 겸비한 밴드를 키워보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반드시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씨엔블루가 국내에 데뷔하기 전 일본에서 100회 이상 길거리 공연을 하며 실력을 쌓도록 주문을 했다.

FNC는 가수 지망생들을 중심으로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수익창출 구조를 만들어놨다. OST사업, 드라마 제작, 해외 지사 설립 등 기존의 기획사들이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들도 차근차근 해 나갔다.

김도훈 대표는 WA엔터테인먼트에 연습생 생활을 거친 가수를 소속시킨게 아니라, 다른 회사에 소속되어 있던 팀들 중 음악성 있는 긱스와 팬텀을 픽업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김 대표는 레인보우브릿지 이사도 겸임하며 WA엔터테인먼트와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레인보우브릿지는 해외에서 오디션을 통해 뮤지션을 뽑아 한국에서 교육을 시키고 음악 및 뮤직비디오 작업을 해 해외에 데뷔시키는 프로젝트를 하는 일종의 뮤직 에이전시 회사다. 가요계에서 니즈는 있었지만, 미처 만들어내지 못했던 부분을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WA 김도훈 대표
WA 김도훈 대표
WA 김도훈 대표

#전략3=새로운 문법을 구사하라

작곡가 중심의 기획사들은 새로운 문법을 구사한다는 특징이 있다. FNC의 한성호 대표는 “내가 작곡가로 다른 기획사와 일을 할 때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한 부분을 실천해간 것들이 실패를 최소화하는 요인이 되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트렌드를 쫓기 보다는, 아이돌 밴드라는 하나의 색깔을 중심축으로 확장해나간 것이다. FNC는 새로운 남자밴드의 데뷔도 앞두고 있다.

젤리피쉬에 포진된 가수를 보면, 젤리피쉬가 음악성과 대중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심산임이 엿보인다. 성시경 박효신 서인국 등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들 뿐 아니라, 지난해 독보적인 색깔을 남긴 빅스를 통해 아이돌 그룹 시장까지 넘보고 있는 것. 황세준 대표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웰메이드 콘텐츠를 계속 만드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한다.

WA 엔터테인먼트의 긱스나 팬텀은 방송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전략을 취했다. 기존의 매니지먼트 시스템으로 움직인다면 생각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최근 이용자들의 플랫폼이 다변화된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음원 중심으로 음악이 소비되는 경향에 맞춰, 온라인 음원 위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방식을 택했다.

글. 이재원 텐아시아기자 jjstar@tenasia.co.kr
사진제공. 젤리피쉬 FNC엔터테인먼트 WA엔터테인먼트(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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