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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광란의 댄스 플로어였다. 첫 곡 ‘Bullet’이 시작되자마자 프란츠 퍼디난드의 음악이 총알처럼 관객에게 날아가 박히는 듯했다. 공연장 유니클로 악스에 모인 1,500명의 관객은 총알을 피하듯이 방방 뛰어대며 춤을 췄다. 실외 날씨는 영하 5~6℃, 하지만 실내는 후끈 달아올라 열기가 하늘로 피어올랐다. 빠르게 내달린 프란츠 퍼디난드는 본 공연 16곡을 단 1시간 10분 만에 주파했다. 열기가 여러 번 발화점을 넘어서자 기타리스트 니콜라스 매카시는 급기야 객석으로 다이빙을 했다.

28일 서울 광장동 유니클로 악스에서 프란츠 퍼디난드의 내한공연이 열렸다. 현재 영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록밴드의 공연답게 이한철, 허클베리핀, 옐로우 몬스터즈, 장기하와 얼굴들, 브로콜리너마저 등 뮤지션들도 객석에 보였다. 약 10년 전에 라디오에서 프란츠 퍼디난드의 데뷔곡 ‘Take Me Out’을 들었을 때는 그들이 이렇게 거물 밴드가 될 줄 미처 몰랐다. 하지만 프란츠 퍼디난드의 포스트펑크에서 이어지는 댄서블한 개러지 록이 어느새 대세가 됐다. 이날 프란츠 퍼디난드의 공연은 그 진수를 보여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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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관객의 열기는 정말 대단했다. 관객들은 ‘Matinee’, ‘Tell Her Tonight’ 등의 노래의 기타 전주가 터져 나오자마자 엄청난 함성을 질러댔다. 기대했던 노래가 나와 줬을 때의 공감과 환희가 섞인 그런 함성이었다. 초장부터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흥분한 보컬 알렉스 카프라노스는 무대 위를 뛰어다니다가 넘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워낙에 달아오른 탓에 열기는 그대로 이어졌다. 신곡 ‘Evil Eye’가 나오자 관객들은 미리 준비한 ‘눈알 인형’을 무대 위로 던졌다. 알렉스는 매우 즐거워하며 인형을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넣고 공연을 이어갔다. 이어 종이비행기를 무대로 던지는 이벤트가 이어지자 광란의 공연장에 훈풍이 부는 듯했다.

프란츠 퍼디난드의 음악은 펑크(Punk)의 에너지와 펑크(Funk)의 그루브를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펑크록처럼 스트레이트하게 내달리며 펀치를 먹이는 한편 펑키한 리듬으로 관객을 춤추게 했다. 이날 공연장에는 유독 여성관객들이 많았고, 그 중에 춤추지 않는 자가 없었다. ‘Walk Away’와 ‘Do You Want’에서는 무서운 떼창이 이어졌다. 그리고 모두가 기다린 노래 ‘Take Me Out’이 나오자 2층의 관객들도 모두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했다. 오후 8시 정각에 시작해 9시 10분에 마친 본 공연. 찰라의 시간에 엄청난 에너지들이 무대와 객석을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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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콜에서 새 앨범 ‘Right Thoughts Right Words Right Action’의 첫 곡인 ‘Right Action’이 터져 나오자 막 다시 공연이 시작된 것 같았다. ‘Jacqueline’, ‘Van Tango’, ‘Goodbye Lovers and Friends’ 등을 메들리로 들려준 프란츠 퍼디난드의 네 남자는 함께 드럼을 치며 분위기를 정점으로 끌어올린 뒤 공연을 마쳤다. 무대 인사를 한 후 기타리스트 니콜라스 매카시는 갑자기 객석으로 다이빙을 해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그 정도로 공연장 분위기가 대단했다. 사정상 베이시스트 밥 하디의 자리는 스캇 페이퍼슨이 대신했지만 음악을 재현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나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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