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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2집 ‘쿠테타(COUP D’ETAT)’로 돌아온 아이돌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이 9일 서울 청담동 카이스 갤러리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드래곤은 자기 자신을 깨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앨범 이름을 ‘쿠테타’라고 지었다고 한다. ‘제2의 지드래곤’을 꿈꾸는 아이돌 후배들에게는 자신에게 영향과 영감을 받되 자기 것으로 바꾸는 능력이 있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올해를 대표할만한 히트곡을 만들고자 했다고도 말했다. 지금 국내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자신만만하게 던질 수 있는 가수가 몇 명이나 될까? 지드래곤은 진정 그러한 위치에 도달한 것일까? ‘쿠테타’로 말이다. 지드래곤의 거침없는 자신감은 앨범에 담긴 가사 속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현장에서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앨범 이름을 ‘쿠테타’라고 한 이유는?
지드래곤: 센 타이틀을 찾는 와중에 갑자기 쿠데타가 떠올랐다. 난 ‘쿠테타’를 힘없는 사람들이 정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힘을 가진 이들의 바로 밑에 있는 사람들이 판을 바꾸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것처럼 저는 계속해서 제 자신을 깨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이 목표고, 그렇기 때문에 앨범 이름을 ‘쿠테타’라고 짓게 됐다. 그에 맞춰서 노래를 만들었는데 여러 가지가 콘셉트가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이 콘셉트를 해석하는 것은 팬들의 몫이다. 각자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 재밌으니까.

Q. 두 번째 정규앨범으로 돌아왔다. 저번 EP ‘One of a Kind’에서는 지드래곤의 힙합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이번 앨범에서는 미시 엘리엇, 디플로와 협연을 하는 등 작업의 규모가 커지고 장르도 다양해졌다. 그만큼 본인의 음악세계도 확장됐다고 생각하는가?
지드래곤: 개인적으로 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다른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하면서 배운 점이 많다. 지난 미니앨범의 경우 힙합의 느낌을 실었다면, 이번에는 정규앨범인 만큼 내가 하고 싶은 다양한 음악을 담았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들부터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음악적 색을 구축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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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드래곤은 프로듀서이자 작곡가다. 본인이 앨범작업을 총괄할 텐데, 이번에 음원을 공개하는 방식이 특이하더라. 이런 방식은 회사와 협의를 했나?
지드래곤: YG엔터테인먼트에서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방식에서 항상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 노력한다. 이번에는 앨범을 1차, 2차로 나뉘어 공개를 하고 온라인 미공개 곡을 음반에 담는 등 여러 가지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지만, 많은 이들이 음악에 대한 관심이 예전에 비해 떨어지다 보니 관심을 끌고자 다양한 프로모션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1~2년에 걸쳐 새 앨범을 만들지만 결국 대부분의 이들이 듣는 것은 그 안에 담긴 몇 곡에 머무를 수 있고, 앨범 자체가 잘 안 될 수도 있다. 나에게는 노래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기 때문에 최대한 알리고 싶다.

Q. 미시 엘리엇이 우리나라 뮤지션과 콜라보레이션을 한 것은 처음이다. 프러포즈부터 작업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지드래곤: ‘늴리리아’는 미시 엘리엇을 유념하지 않고 재작년쯤에 만들어놓은 곡이다. 한국의 민요를 모티브로 한 트랙이기 때문에 한창 잘 나가는 랩 스타보다는 예전의 아티스트와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여성 래퍼를 떠올리다가 내가 미시의 팬이라서 제안을 했는데 흔쾌히 수락을 했다. 작업하는 동안은 만나지 않고 메일을 주고받으며 작업했다. 미시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래 활동을 쉬고 있었고 오랜만에 앨범 작업이라 걱정을 많이 하더라. 결과적으로 너무 잘 해줘서 내가 보완을 하기 위해 수정작업을 더 했다. 미국에서 같이 공연도 했는데 내게는 너무 영광이었다. 보기와 다르게 너무 겸손해서 내가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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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카이스갤러리에서 전시회 ‘G-DRAGON SPACE 8’을 연다. 숫자 8을 테마로 이번 전시회가 진행 중인데, 8이 본인에게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지드래곤: 팬들에게 아직 공개되지 않은 사진, 소품들을 보여주는 팬서비스 차원에서 전시회를 열게 됐다. 내가 88년생 8월 18일이다. 8은 어린 시절부터 내게 행운의 숫자 같은 것이다.

Q. 어린 시절 숫자 8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드래곤: 딱히 없다. 지금까지 살아온 결과 남들보다는 팔자가 좋은 것 같다.(웃음)

Q. 새 앨범을 작업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
지드래곤: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았다. 솔로활동을 그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팬들이 많이 좋아해주셔서 다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혼자서 많은 부분을 만들다보니 슬럼프까지는 아니지만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이 컸다. 내 판단기준이 흐려질까 봐 걱정도 됐다. 최근 몇 년동안 그 해를 대표할만한 노래들이 별로 없었지 않았나? 올해를 대표할만한 히트곡을 만들고자 하는 뭔가 오묘한 감정들이 섞여 있었던 것 같다. 작업을 하면서 많은 갈등이 있었는데 결론적으로 반응이 좋아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 더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늘고 있는 시점이다. 선배 아티스트들이 성장통이라고 말씀하시더라. 내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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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드래곤은 음악뿐 아니라 스타일도 주목받는다. 전시회를 열 수 있는 것도 바로 지드래곤이 패션 아이콘이기 때문이 아닌가? 본인 스타일을 이야기하자면?
지드래곤: 프로듀서라는 것이 꼭 음악적인 부분만 프로듀싱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 자신이 무대 등에서 최종적으로 어떻게 보일 것인가에 대해까지 고민을 많이 한다. 난 조금 속된 말로 말하면 약간 ‘날티’ 나는 것을 좋아한다. 음악에서도, 가사에서도, 무대에서 하는 제스처, 표전 스타일링에서도 그것(날티)이 기본에 자리하고 있다. 슬픈 노래, 센 노래를 부를 때에도 그렇게(날티) 해석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찌질해 보이기도 하는데 사람들이 볼 때에는 귀엽나 보다. 내가 아직 나이가 어리다. 아직까지는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항상 모든 것에 스며들게 하고 있다.

Q. 지드래곤 특유의 창법이 어느새 유행이 돼 후배들이 따라 하기도 한다. 새 앨범에서는 본인의 랩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어떤 고민을 했나?
지드래곤: 나도 계속해서 다른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듣고, 무대를 보면서 영감을 받는다. 여러 후배들이 내게서 영감을 받는다는 것은 나로서는 뿌듯하고 보람된 일이다. 내게서 영향과 영감을 받되 자기 것으로 스며들게 하고 자기 것으로 바꾸는 능력이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지금 아이돌 후배들이 굉장히 많다. 영향과 영감만 받고 무대에 서면 보는 이로 하여금 다 비슷비슷하다는 인상을 주기 쉽다. 그런 것이 우려가 된다. 앞으로 나올 후배들은 조금 더 자기 계발을 하는 것이 앞으로 아티스트로서 인생을 살아가는데 길게 봐서 더 좋을 거다. 꼭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매 앨범 때마다 바뀌려고 노력하고 있다. 모든 아티스트들이 고민할 부분이다. 계속 똑같은 모습을 보이면 사람들도 지겨워한다. 아티스트를 보는 재미가 있어야 더 관심을 갖고 음악을 듣게 될 거라 생각된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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