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플러그드2013′ 윈디시티 공연
‘그린플러그드2013′ 윈디시티 공연
‘그린플러그드2013′ 윈디시티 공연

환절기 감기 따위는 열정으로 날려버리기, 모르는 사람과 어깨동무하고 춤추기, 헤드뱅잉하며 뛰놀기, 비를 피하기 보다 얼굴을 하늘로 향하게 하고 내리 비에 땀 씻기. ‘그린플러그드 2013’(이하 GPS2013)에 왔던 4만 여명의 관객들은 그 기분을 알 것이다. 다양한 페스티벌이 범람하는 요즘, 시원한 바람과 뜨거운 햇살 아래 ‘GPS2013′이 다채롭고 풍성한 음악의 향연과 함께, 환경을 사랑하는 ‘착한 페스티벌’로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개최되었다.

5월 17일과 18일 양일간 한강난지공원에서 펼쳐진 ‘GPS2013’은 환경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여러 부스와 함께, 봄을 닮은 서정성, 여름의 뜨거운 열정을 지닌 팀들이 참여하여 축제를 풍성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젊음의 에너지를 분출시킬 수 있는 강력한 로큰롤의 후예들이 어우러져 남녀노소 많은 이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에 이보다 좋을 순 없었다.

클린치(신인그린프렌즈 우승팀)와 김거지의 무대를 시작으로 ‘WIND’, ‘SUN’, ‘EARTH’, ‘MOON’, ‘SKY’ 로 명명된 5개의 메인 스테이지와 무료로 즐길 수 있는 ‘BUSKING’에서 푸른 음색의 향연이 한강을 촉촉이 적셨다. 문 스카이(Moon, Sky) 무대에서 안녕바다는 “한낮에 이 노래를 하기 위해선 모두 눈을 감아주셔야 합니다” 라는 멘트와 함께 ‘별빛이 내린다’의 전주가 흘러 나왔고, 보컬 나무의 몽환적인 목소리와 기타선율은 관객들에게 햇살이 내리쬐는 때 이른 여름날의 은하수를 선사했다.

‘그린 플러그드2013′ 엘로우 몬스터즈(위), 장미여관(아래)
‘그린 플러그드2013′ 엘로우 몬스터즈(위), 장미여관(아래)
‘그린 플러그드2013′ 엘로우 몬스터즈(위), 장미여관(아래)

모두가 축제를 즐기고 있는 와중에서도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를 알리기 위한 메시지는 잊히지 않았다. 전광판에서는 무대와 무대 사이에 계속해서 환경을 보호하자는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안녕바다는 무대 중간에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 라면서 페스티벌의 취지를 다시 한번 인식시켰다. 특히, 프라이머리의 무대를 함께한 Zion.T는 ‘물음표(?)’, ‘씨스루’로 떼창을 유도함과 동시에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는 마음을 내비쳐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편,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탑 밴드1 우승을 거머쥔 TOXIC은 대표곡 ‘Into the Night’, ‘Coffe Shop’과 커버곡‘Hotel California’,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등을 열창하며 2인조라고 도무지 느껴지지 않는 꽉 찬 사운드를 자랑했다. 또한, 피아의 무대도 놓칠 수 없었다. ‘Yes You Are’, ‘Urban explorer’와 함께 ‘소용돌이’, ‘원숭이’ 등 자신들의 Discography를 아우르는 듯한 구성으로 명불허전 최고임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최근 신보를 발표한 슈퍼스타K4 준우승의 딕펑스, 김신의가 있는 몽니의 열창은 락 사운드 날 것의 싱싱함을 전달하며 관객을 매료 시켰다.

선 어스(SUN, EARTH) 무대에서는 옐로우몬스터즈를 필두로 헤비메탈, 펑크록의 향연이 이어져 소위 ‘미치고 싶은 관객’의 갈증을 해소했다. 옐로우몬스터즈의 2집 타이틀곡이자 공연 엔딩넘버인 ‘4월 16일’이 흘러나오자 옐로우 몬스터즈 팬들은 플로어 가운데에 커다란 원을 만들어서 슬램핏 존을 형성하며 열광했고 존을 5~6명의 팬들이 원안에서 원을 따라 뛰면서 하이파이브를 하는 격한 슬램을 보여주며 축제는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고 있었다. 처음으로 본 슬램핏에 옐로우 몬스터즈 공연이 끝나고 말을 걸어 어떤 면 때문에 이렇게 좋아하냐 물었더니 “놀기 좋아서,” “GumX (옐로우 몬스터즈는 델리스파이스 드러머 최재혁, My Aunt Mary 베이시스트 한진영 그리고 GumX 의 기타리스트 이용원으로 구성)때부터 좋아했다,” “다른 아티스트들은 음원으로 듣다가 라이브로 들으면 실력이 들쑥날쑥할 때가 많은데 옐로우 몬스터즈는 실력이 뛰어나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그린 플러그드’ 페스티벌 현장
‘그린 플러그드’ 페스티벌 현장
‘그린 플러그드’ 페스티벌 현장

이 날의 Sun과 Earth 스테이지는 블랙백, 옐로우 몬스터즈, PIA, 노브레인과 같이 하드 메탈이나 락 음악에 열광하는 팬들로 가득 차 그들의 열정을 불사르고 있었다. 문 스카이 무대에서는 드넓은 난지공원이 클럽으로 변신하는 경이적인 순간을 맞이하였다. 하우스룰즈, 프라이머리, 슈프림팀, 버벌진트, 배치기는 개성있는 그루브와 사운드로 무장하여 관객들의 어깨관절을 무장해제 시켰다. 올해 ‘GPS2013’의 마지막은 YB가 장식했다. YB의 공연은 관객 모두가 내가 제일 잘 논다는 마음으로 온몸으로 비를 맞아가면서 헤드뱅잉을 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YB의 음악에 따라 모두가 열창 떼창을 하고 머리를 흔들고 다들 잠시도 쉬지 않았던 YB의 공연은 관객들이 얼굴을 하늘로 향하게 하고 내리는 비를 맞으며 땀을 씻는 시원함을 선사했다.

GPS2013은 다양한 국내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한 라인업의 구성과 더불어 심각해져 가는 환경문제의 개선을 개인의 관점에서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돋보였다. 텀블러를 가져온 사람에 한 해 맥주를 나눠주거나, 저개발 국가들에게 작은 손길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비영리단체들의 홍보활동 등 축제의 취지에 부합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하지만 GPS2013이 외친 ‘배달 음식 NO!’에도 불구하고 철가방의 공간침투는 여전했고 축제가 끝난 후 행사장 곳곳에 남겨진 쓰레기들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렇듯 GPS2013은 성과와 숙제를 공존한 채 내년을 기약하게 되었다.

글,사진. 강정연 atoz@tenasia.co.kr
사진. 최규성 oopldh@naver.com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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