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쇼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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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자 아이돌의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다. ‘더 섹시하게, 더 섹시하게’를 외치거나 아예 독특한 콘셉트로 어필하거나. 카라는 어떨까. 알록달록한 원피스를 입고 ‘Rock Your Body Say!’를 외치던 귀여운 다섯 소녀는 이후 성숙한 여인으로의 변화를 꾀했다. 엉덩이춤으로 무장한 ‘미스터’는 그 정점이었다. 이후 국내 활동보다 일본 활동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카라의 국내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그런 카라가 오랜만에 네 번째 정규 앨범 ‘Full Bloom’을 발표했다. 이번 콘셉트는 ‘남장놀이’. ‘남장놀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어린 아이들의 어설픈 분장이 아니다. 짧은 머리, 갖춰 입은 정장에 무표정한 얼굴까지. 공개된 티저 이미지 속 카라의 모습은 파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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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일까 불행일까. 9월 2일 오후 3시 서울 광장동 유니클로 악스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 참가한 카라 멤버들은 남장 차림이 아니었다. 물들인 머리와 짙은 화장은 멤버 박규리의 말대로 “여신이 아닌 여왕”을 연상시켰다. 속이 비치는 시스루 의상은 과감했다. 박규리는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이 뭘까 고민을 많이 했다. (강)지영이도 성인이 된 터라 좀 더 섹시하게 가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색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어 ‘매니쉬’(남자 같은) 콘셉트를 택했다. ‘숙녀가 못 돼’라는 타이틀곡 제목과도 어울린다”고 콘셉트에 대해 설명했다. 한승연은 “평소부터 (박)규리씨의 이목구비가 뚜렷해 잘생겼다고 생각했는데, 남자처럼 꾸미니까 더 잘생겨 보이더라”는 촬영 당시의 느낌을 전했다. 이에 박규리는 “잘생김과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제 모습을 사랑한다”는 재치있는 답으로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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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타이틀곡 ‘숙녀가 못 돼’는 꾸준히 카라와 함께 작업해 온 스윗튠의 곡으로, 카라가 지금껏 발표했던 노래들과 크게 다른 느낌은 아니다. 하지만 가사가 ‘나는 떠나는 남자를 곱게 보내줄 만큼 쿨한 숙녀가 못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표현이 다소 세다. 박규리는 “여자로서 가사에 크게 공감했다. ‘가다 확 넘어져라’ ‘나만 빼곤 모두 행복한 것 같은데 언젠간 니들도 겪게 될 거다’ 같은 가사가 속 시원했다”고 말했다. 한승연 역시 “길거리에서 뽀뽀하는 커플을 보며 그런 생각했었는데 그게 가사로 표현돼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도 털어놨다. 강지영은 “이젠 서로 잘 알다 보니 녹음하기 전부터 ‘아, 이 부분은 누구에게 맞겠다’는 생가을 한다”며 “가사가 인상적이라 노랠 들으면서 혼자 나름대로 콘셉트도 구상했다”고 말했다. 처음 제목을 보고 ‘못된 숙녀’ 이야긴 줄 알았다는 구하라는 “후렴부가 귀에 딱 꽂혀서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가사만큼 춤도 직접적이다. 후렴 부분에서 멤버들은 네 번째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 버리는 시늉을 한다. 가사 내용인 헤어지는 상황을 묘사한 춤이다. 후렴이 끝나는 부분에서는 손을 엉덩이 뒤에 댄 상태에서 두 번 튕기는 동작을 선보인다. 여전히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는 ‘미스터’의 엉덩이춤이 연상된다. 춤 이름을 묻는 질문에 니콜은 “아직 춤 이름을 정하지는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글. 기명균 kikiki@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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