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공자' 액션 스틸/사진 = NEW
영화 '귀공자' 액션 스틸/사진 = NEW
≪최지예의 별몇개≫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개봉 전 먼저 본 영화의 별점을 매깁니다. 영화표 예매 전 꼭 확인하세요.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

'귀공자' 별몇개? = ★★★★☆

깔끔한 스타일에 하얀 얼굴, 강한 자기 확신에서 나오는 유머에 얹어진 비릿한 미소의 귀공자. 누구냐는 질문엔 언제나 '친구'라고 다정하게 답하는 귀공자는 단 한 번도 타깃을 놓친 적 없는 '프로'다. 웃는 얼굴로 평온하게 사람을 죽이면서도 한정판 명품 구두에 피 묻을 땐 크게 짜증내며 동요한다.
영화 '귀공자' 캐릭터 스틸 /사진 = NEW
영화 '귀공자' 캐릭터 스틸 /사진 = NEW
귀공자는 불법 복싱 경기를 전전하며 병든 어머니를 건사하는 코피노(한국인과 필리핀인 혼혈을 뜻하는 합성어) 마르코(강태주)를 지켜본다. 어머니의 수술을 위해 한국 아버지를 찾는 마르코에게는 냉혈한 재벌 2세 한이사(김강우)와 의문의 여자 윤주(고아라)가 각자의 목적과 오더에 따라 접근한다. 그리고 숨 가쁜 추격이 펼쳐진다.

'귀공자'(감독 박훈정)는 영화 초반 인물들의 캐릭터를 명료하고 매력적으로 그려낸다. 이야기를 끌어가기 위한 서사가 쌓이고 떡밥이 던져진다. 이를 통해 관객들에 주어진 의문점들은 중반 이후 성실하게 회수되며 깔끔하게 떨어진다. 박훈정 감독은 자신의 주전공인 '액션'을 영화 속에 훌륭하게 펼쳐놨다. 박 감독이 지향한다는 특유의 유머 코드는 주로 귀공자의 대사에 포진됐는데, 타율이 꽤 높다. 숨 막히는 추격과 액션에 손에 땀을 쥐게 하다가도 귀공자의 대사가 유쾌한 웃음을 터트리며 작품 속 완급 조절이 탁월하다.
영화 '귀공자' 액션 스틸/사진 = NEW
영화 '귀공자' 액션 스틸/사진 = NEW
영화의 특장점은 카체이싱, 와이어, 총격 등 리얼하고 강렬한 액션이다. 여러 종류의 액션이 버무려져 지루할 틈 없다. 시원한 질주와 드리프트에 고가에서 몸을 던지는 아찔한 와이어 액션, 귓가를 찌르는 총성 등이 영화적 쾌감을 선사한다.

특히, 후반 액션신은 단연 이 영화의 백미다. 귀공자 역의 김선호는 주먹 쓰는 몸싸움부터, 칼질, 총격을 가리지 않고 모든 액션을 쏟아내며 눈과 귀를 붙잡는다. 김선호의, 김선호에 의한, 김선호를 위한 신이 탄생한 느낌이다. 영화 내내 낯선 얼굴을 보여줬던 김선호의 연기 변신은 이 액션을 통해 정점을 찍는다.
영화 '귀공자' 액션 스틸/사진 = NEW
영화 '귀공자' 액션 스틸/사진 = NEW
영화 '귀공자' 액션 스틸/사진 = NEW
영화 '귀공자' 액션 스틸/사진 = NEW
배우들의 연기는 탁월하다. 김선호는 자신의 스크린 데뷔작 '귀공자'를 통해 완벽하게 얼굴을 갈아 끼우며 변신에 성공했다. 선하고 유쾌한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던 김선호가 착한 얼굴로 내뱉는 욕설이 묘하게 잘 어울린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김선호의 낯선 얼굴이 반갑다. 특히, 움츠리지 않고 거침없이 펼쳐낸 액션 연기에서 그에게 이 작품이 얼마나 진심이었고 절실했는지 엿볼 수 있다.

마르코 역의 강태주는 실제 코피노라고 여겨질 만큼 실제적이고 위화감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다. 영문도 모른 채 도망치는 서사를 소화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도 그만의 잠재력으로 설득력을 높였다. 1980대 1의 경쟁을 뚫고 캐스팅된 저력을 스스로 입증했다.
영화 '귀공자' 액션 스틸/사진 =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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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귀공자' 캐릭터 스틸 /사진 =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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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사 캐릭터를 두고 자신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마음에 든다고 자신했던 김강우는 그에 걸맞은 몰입력을 과시한다. 목표를 향해 조금도 주저 없는 거침 없는 기세로 이 영화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한다. 우리가 알던 김강우의 악역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느낌을 주며 존재감을 뿜어낸다. 윤주로 분한 고아라 역시 새로운 이미지로 신선한 느낌을 준다.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확장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인다.

6월 21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18분.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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