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예의 별몇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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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공자' 별몇개? = ★★★★☆
깔끔한 스타일에 하얀 얼굴, 강한 자기 확신에서 나오는 유머에 얹어진 비릿한 미소의 귀공자. 누구냐는 질문엔 언제나 '친구'라고 다정하게 답하는 귀공자는 단 한 번도 타깃을 놓친 적 없는 '프로'다. 웃는 얼굴로 평온하게 사람을 죽이면서도 한정판 명품 구두에 피 묻을 땐 크게 짜증내며 동요한다.

'귀공자'(감독 박훈정)는 영화 초반 인물들의 캐릭터를 명료하고 매력적으로 그려낸다. 이야기를 끌어가기 위한 서사가 쌓이고 떡밥이 던져진다. 이를 통해 관객들에 주어진 의문점들은 중반 이후 성실하게 회수되며 깔끔하게 떨어진다. 박훈정 감독은 자신의 주전공인 '액션'을 영화 속에 훌륭하게 펼쳐놨다. 박 감독이 지향한다는 특유의 유머 코드는 주로 귀공자의 대사에 포진됐는데, 타율이 꽤 높다. 숨 막히는 추격과 액션에 손에 땀을 쥐게 하다가도 귀공자의 대사가 유쾌한 웃음을 터트리며 작품 속 완급 조절이 탁월하다.

특히, 후반 액션신은 단연 이 영화의 백미다. 귀공자 역의 김선호는 주먹 쓰는 몸싸움부터, 칼질, 총격을 가리지 않고 모든 액션을 쏟아내며 눈과 귀를 붙잡는다. 김선호의, 김선호에 의한, 김선호를 위한 신이 탄생한 느낌이다. 영화 내내 낯선 얼굴을 보여줬던 김선호의 연기 변신은 이 액션을 통해 정점을 찍는다.


마르코 역의 강태주는 실제 코피노라고 여겨질 만큼 실제적이고 위화감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다. 영문도 모른 채 도망치는 서사를 소화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도 그만의 잠재력으로 설득력을 높였다. 1980대 1의 경쟁을 뚫고 캐스팅된 저력을 스스로 입증했다.


6월 21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18분.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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