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찍어놓고 홍보는 나 몰라라…황정민·현빈이 내놓은 교섭안은 '무책임' [TEN스타필드]


≪최지예의 시네마톡≫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장 속 생생한 취재를 통해 영화의 면면을 분석하고,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글을 재미있게 씁니다.


배우 황정민과 현빈을 내세운 영화 '교섭'의 교섭안은 실패에 가깝다. 대한민국 내로라하는 두 배우의 합동 교섭은 관객을 설득시키지 못했다.

지난달 18일 개봉한 '교섭'(감독 임순례)은 10일 기준 누적관객수 166만8486명을 기록했다. 손익분기점은 350만명 대인데,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10일 관람객 수는 8703명이며, 예매율은 13위까지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끝까지 완주해도 50%를 채우기 어려워 보인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아바타: 물의 길', 25주년을 맞은 '타이타닉'까지 외화 강세인 극장가인데, 오는 15일 2023년 마블 첫 작품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까지 개봉 예정이라 반등 역시 쉽지 않다.
영화 '교섭' 포스터
영화 '교섭' 포스터
'교섭'은 시작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다. 영화는 2007년 7월 벌어진 분당샘물교회 선교단의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을 다뤘다.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많고, 많은 이들이 공감을 끌어내기 어려운 소재. 반드시 실화에 기대야 하는 영화가 아님에도 굳이 실화를, 그것도 샘물교회 이야기를 왜 녹여야만 했는지 의문이다.

종교적인 문제를 차치하고서, 당시 샘물교회 선교단은 국가에서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한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했던 탓에 이들을 구해야만 하는 영화의 목표는 관객 앞에서 힘을 잃었다. 관객의 상당수가 인질의 무고함을 공감하지 못하는 설정에서 '국가는 국민을 보호한다'는 영화의 메시지도 흐릿하게 퇴색됐다.

관객들의 실제 평점을 알 수 있는 CJ CGV의 실관람 평점 '골든 에그' 지수 역시 81%대로 좋지 못하다. 네이버 영화 평점은 6.26점(1076명 참여)으로 상당히 저조하다.
'교섭' 찍어놓고 홍보는 나 몰라라…황정민·현빈이 내놓은 교섭안은 '무책임' [TEN스타필드]
여기에 황정민과 현빈 두 주연배우는 개봉을 앞두고 통상 진행하는 홍보 인터뷰도 고사했다. 주연배우가 모두 인터뷰를 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으로, 메가폰을 잡은 임순례 감독만 인터뷰에 나서며 홀로 분투했다. 영화사 측은 황정민과 현빈이 차기작 촬영 스케줄 탓에 인터뷰가 어렵다고 양해를 구했다.

일각에서는 황정민의 경우 의도적으로 인터뷰를 피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실제로 황정민은 2018년 '공작' 이후 매체를 대면한 인터뷰가 없다. 물론 황정민은 현재 '베테랑2' 촬영하고 있지만, 영화는 기한을 촉박하게 두고 찍지 않기 때문에 뜻이 있다면 충분히 스케줄을 조정해 인터뷰에 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유야 어찌 됐든 '교섭'을 이끈 황정민, 현빈은 영화만 찍어놓고 홍보는 나 몰라라 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유령'을 통해 인터뷰한 배우 박소담은 갑상샘 암 투병으로 목이 좋지 않았을 텐데도 "이렇게 '유령'을 홍보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아끼지 않았다.

이 밖에도 많은 배우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인터뷰하며 영화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 것을 고려할 때, 어떤 이유에서 황정민과 현빈의 '인터뷰 스킵'은 좋은 예는 아니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교섭'에서 국정원 요원 현빈(박대식 역)은 한국에서 파견 나온 외교부 직원 황정민(정재호 역)에게 "가져온 교섭안이 뭡니까?"라고 묻는다. 안타깝게도 황정민이 가져온 교섭안은 무책임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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