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음 소희' 연출한 정주리 감독 인터뷰
정주리 감독 /사진제공-트윈플러스파트너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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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음 소희'를 연출한 정주리 감독이 김시은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정주리 감독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개봉을 앞둔 영화 '다음 소희'와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다음 소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김시은 역)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 역)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 또한 지난해 한국 영화 최초로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된 작품.

정주리 감독은 장편영화 데뷔작 '도희야'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을 비롯해 토론토국제영화제, 시카고국제영화제, 런던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됐다. 또한 백상예술대상과 부일영화상에서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다음 소희'는 '도희야'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으로 2연속 칸영화제에 입성했다.
정주리 감독 /사진제공-트윈플러스파트너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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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주리 감독은 "2020년 말이었는데, 제작사로부터 현장 실습생이 콜센터에서 일하다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하시더라. 그러면서 저한테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맡기고 싶다는 제안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말씀을 해주시기 전까지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걸 몰랐다. 그때부터 찾아보니까 2017년 1월에 발생한 사건이었다. 당시를 돌이켜봤더니 어렴풋이 기억이 나긴 하더라. 콜센터에서 일하던 친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 당시에 업무 환경, 감정 노동 등으로 이슈가 됐다는 게 떠올랐다. 또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보면서 결정적으로 떠오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주리 감독은 "처음에 '그것이 알고 싶다'에만 집중이 되더라. 많은 분이 잘 알고 있는 프로그램인 거라 더 부각된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저에게 이야기를 먼저 제안해준 제작사가 있었다. 콜센터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를 지적한 기자분들, 노동계도 지적하는 등 오랜 시간 문제들이 축적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희라는 인물을 구체화 할 때 가장 컸던 게 실제 사건 이후에 기자분들이 취재하고, 인터뷰한 자료를 많이 봤다. 그때 인상적이었던 게 '걔가 그럴 애가 아니다'였다. 공통으로 그 친구를 아는 분들이 하는 말이었다. 다른 애들은 모르겠는데 그 친구는 절대로 그럴 애가 아니라고 하는 게 뭘까 싶었다. 절대 그럴 거 같지 않은 친구가 왜 그렇게 됐을까, 궁금증에서 출발한 게 컸다"고 했다.

정주리 감독은 "지극히 평범한 그 또래 아이로 만들고 싶었던 게 컸다. 그래서 더 개성 있고, 절대 그럴 애 아닌 게 무엇일까 당차고 언제든지 할 말 다 하고 이런 아이였겠지 싶었다. 왜 결국엔 그렇게 선택했는지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정주리 감독 /사진제공-트윈플러스파트너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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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리 감독은 김시은 캐스팅에 대해 "진짜 전혀 모르는 배우였다. 그냥 단순히 유튜브에서 잠깐씩 올라오는 영상들을 봤다. EBS '보니하니'를 잠깐 진행했더라. 기본적으로 발랄하고 생기있는 친구를 만나고 싶었다 정도였다. 만나서 대화를 이어가는데 '소희가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더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특별하게 느껴진 이유가 제 첫 영화 만들기 직전에 배두나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보내고 하겠다고 해서 직접 만나서 한 이야기가 '이 영화가 꼭 세상에 나와야 한다', '극장에 걸려야 한다'고 하더라. 저예산 영화니까 어떤 식으로든 힘을 보태고 싶다고 하더라. 기시감이 느껴졌다. 김시은 배우는 '제가 그 소희예요'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정주리 감독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하고 싶다는 비범함이 있었다.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더라. 저는 그 당시에 이야기를 나누다 얘가 '소희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음에 만나면 이런 거 해보자고 했다. 따지고 보면 제 머릿속에만 있고 막연할 수도 있는 인물을 그 자리에서 김시은이라는 배우가 저한테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한편 '다음 소희'는 오는 8일 개봉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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