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음 소희' 연출한 정주리 감독 인터뷰
정주리 감독 /사진제공-트윈플러스파트너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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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음 소희'를 연출한 정주리 감독이 9년 만에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정주리 감독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개봉을 앞둔 영화 '다음 소희'와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다음 소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김시은 역)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 역)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 또한 지난해 한국 영화 최초로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된 작품.

정주리 감독은 장편영화 데뷔작 '도희야'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을 비롯해 토론토국제영화제, 시카고국제영화제, 런던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됐다. 또한 백상예술대상과 부일영화상에서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다음 소희'는 '도희야'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으로 2연속 칸영화제에 입성했다.

이날 정주리 감독은 개봉을 앞두고 "너무너무 떨린다. 작년까지 8년이었는데, 올해부터 9년이 됐다. 이번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도 있어서 조금 조심스럽다. 어떻게 봐주실지 걱정도 많이 된다"고 말했다.
정주리 감독 /사진제공-트윈플러스파트너스(주)
정주리 감독 /사진제공-트윈플러스파트너스(주)
정주리 감독은 2014년 '도희야' 이후 9년 만에 배두나와 함께했다. 그는 "어찌 보면 '배두나'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에 이런 인물, 구성, 1부 2부로 확연하게 나뉘게 됐다. 배두나의 존재로 애초에 이 작품을 시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를 처음에 구상하고 써 내려갈 때 '배두나 배우가 할 거야'라는 확신은 없었다.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기도 하고, 사실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나. 제 마음속에는 이 사람이 연기할 인물에 대한 모습들이 있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주리 감독은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보냈더니 제가 쓴 대로 영화를 봐줬다.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지 제 마음에 왔다 간 것처럼 그렇게 이해를 해줬다. 사실은 시나리오를 쓰고 약간 불안한 것도 있고, 낯설기도 하고 배두나 배우가 지지해주면서 더 자신감이 생겼다. 괜찮게 나올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배두나 배우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에 쓸 수 있던 인물이었다. 배두나 배우는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강력한 동지였다. 저는 그 전에 현장에서 스태프를 한 적도 없었다. 시나리오만 쓰고 '도희야'로 첫 연출 했는데, 저도 잘 모르는 상태였다. 현장에서도 그렇고 가장 강력한 나의 동지라고 느끼면서 작업했다. 페르소나로 봐주시면 제가 더 감사하다"며 웃었다.

정주리 감독은 배두나의 매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저한테 배두나 배우의 결정적인 매력은 시나리오를 잘 보는 것"이라면서 "저는 시나리오 작법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제가 만들고 싶은 영화를 생각하면서 글로 쓰는 거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영화와 시나리오 스타일은 다를 수도 있다. 배두나 배우는 제가 쓴 대로 받아들인다. 지문을 명시적으로 쓰지 않고 장면의 분위기로 남겨두는 데 그걸 명확히 캐치하고 있다. 그래서 힘이 난다. 이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드는 것을 기대하게 한다. 현장에서 많은 사람을 잘 배려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다음 소희'는 오는 8일 개봉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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