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데시벨' 포스터
/사진=영화 '데시벨' 포스터
영화 '데시벨'이 소음에 반응하는 폭탄을 앞세워 110분간 테러 액션을 선보인다. 액션보다 강렬하게 남는 건 해군 제복을 입은 배우들의 비주얼이다.

'데시벨'(감독 황인호)은 '소음에 반응하는 폭탄'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한 영화. 소음이 커지는 순간 폭발하는 특수 폭탄으로 도심을 점거하려는 폭탄 설계자(이종석 역)와 그의 타깃이 된 전직 해군 부함장(김래원 역)이 벌이는 사운드 테러 액션극이다.

전직 해군 부함장은 새하얀 제복을 입고 강연회장으로 들어선다. 많은 이가 지켜보는 가운데 부함장은 질문에 답한다. 그러던 중 어느 한 단독 주택에서 물이 끓는 주전자의 소리에 반응해 폭탄이 쾅 하고 터진다. 밥 짓는 소리,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며 평화롭던 이곳이 갑작스럽게 소음으로 뒤덮인다.
/사진=영화 '데시벨' 스틸
/사진=영화 '데시벨' 스틸
뉴스 속보를 통해 폭탄이 터진 것을 알게 된 부함장. 그런 그에게 '발신번호표시제한'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온다. 테러범은 부함장에게 "소음이 커지면 터집니다. 다음 타깃은 축구 경기장이에요"라고 말한다. 부함장은 처음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어딘가 찜찜한 느낌을 받는다.

부함장은 사태를 파악할 시간조차 없이 관중으로 가득 찬 축구 경기장으로 달려간다. 만원 관중 속에서 폭탄이 놓인 곳을 찾기란 쉽지 않은 상황. 테러범은 전화로 힌트를 알려준다. 부함장은 계속해서 테러범에게 폭탄 위협을 받는다. 부함장은 도심 한 가운데서 일어나는 폭탄 위협을 막을 수 있을까.

'데시벨'의 가장 큰 소재가 되는 '소음에 반응하는 폭탄'은 독특하다. 그동안 폭탄의 존재는 있었지만, 소음에 반응하는 폭탄은 처음인 것. 폭탄에 부착된 타이머의 색은 빨간색이다. 소리만으로도 아찔한데 시각적 효과로 긴장감은 두 배가 된다.
[TEN리뷰] 김래원→이종석·차은우 '데시벨', 남는 건 제복 입은 비주얼
자문받아 완성한 잠수함 내부 역시 몰입도를 높인다. 김래원은 카체이싱, 수중 촬영, 고층 빌딩 등에서 CG와 대역 없이 액션을 소화했다. 이에 실감 나는 액션 장면들이 스크린을 채운다. 이종석은 김래원과 대립한다. 처음에는 목소리만 출연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모습을 드러낸다.

또한 이종석은 악역이지만 사연이 있다. 진부할 수도 있지만 비주얼로 덮어버린다. 이종석은 하얀 피부에 어울리는 해군 제복 스타일링이 돋보인다. 특히 이종석과 차은우, 두 사람의 모습이 스크린을 가득 채울 때는 비주얼로 인해 탄성이 나올 정도다. 정상훈과 김슬기의 코믹 티키타카도 웃음을 유발한다. 박병은은 검은색 슈트를 입고 김래원의 뒤를 따라간다. 날카롭고 예민한 눈빛으로 폭탄 테러 속 숨겨진 진실을 좇는다.

다만 소재로 사용된 소음에 반응하는 폭탄은 처음에만 흥미를 가지게 할 뿐이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액션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쾌감은 부족하다. 여기에 눈물을 유발하는 신파적 요소도 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 강렬하게 남는 건 배우들의 비주얼이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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