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늑대사냥' 종두 역 서인국 인터뷰

"생애 첫 엉덩이 노출 연기? 별로 신경 안 써"
"온몸에 피 칠갑·타투·누런 이, 즐거웠다"
"삼백안, 콤플렉스였지만 나의 비밀 병기"
"전체적으로 변신에 대해 만족도 높다"
서인국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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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엉덩이 노출 연기요? 별로 신경 안 썼어요. 타투도 그렇고 이도 누렇게 하는 게 즐겁더라고요. 삼백안이 콤플렉스였는데, 제게는 비밀 병기였어요. 언젠간 써먹고 싶어서 악역을 하고 싶었어요. 제게 '돌아버린 눈빛'이라고 말해주셨을 때 좋았고, 전체적으로 변신에 대해 만족도가 높아요."

배우 서인국이 영화 '늑대사냥'을 통해 파격적인 변신에 나섰다. 콤플렉스였던 삼백안은 자기만의 무기가 됐고, 전에 볼 수 없었던 온몸에 타투, 피 칠갑, 엉덩이 노출까지. 변신에 대해 100% 만족하기는 힘들지만, 전체적으로는 만족도가 높다며 웃었다.

'늑대사냥'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태평양에서 한국까지 이송해야 하는 상황 속, 지금껏 보지 못한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하드보일드 서바이벌 액션.
서인국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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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늑대사냥'은 제47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미드나잇 매드니스 부분, 제28회 프랑스 에트랑제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제18회 미국 판타스틱 페스트 호러 경쟁 부문, 제31회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호러판타지영화제 경쟁 부문, 제55회 스페인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서인국은 "'늑대사냥'을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봤다.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강렬했다. 시나리오대로 잘 나왔다. 더 재밌었던 건 영화관에서 매너 때문에 조용히 관람하지 않나. 그런데 토론토에서는 축제다 보니까 환호성을 지르면서 영화를 관람하더라. 제가 등장했을 때 박수도 받았다. 의외로 토론토에서 알아봐 주셔서 좋았다"며 웃었다.

'늑대사냥'을 통해 외적으로 강렬한 악역으로 변신한 서인국. 그는 "시나리오보다 영상이 더 잔인했다. 영상으로 표현되다 보니 더해지고 과감해지는 게 있더라. 과격한 느낌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나리오를 볼 때 이 정도로 피가 많이 튈 줄 몰랐다. 피가 어마어마하다고 되어있다기보다 종두라는 캐릭터에 매력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한 인물이 끝까지 이어가는 인물이 있고, 인물들과 인물들의 영화가 있지 않나. '늑대사냥'은 후자였던 영화"라고 덧붙였다.
서인국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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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서인국은 박종두를 연기한다. 박종두는 반란을 주도하는 일급 살인 인터폴 수배자다. DNA에 '악'만 존재하는 듯한 잔인한 성격으로 범죄자들까지 두려워하는 공포의 대상으로 군림하는 일급 살인 범죄자.

서인국에게 '늑대사냥'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건 자기의 변신을 기대했기 때문. 그는 "작품 끝날 때마다 '어떤 캐릭터', '어떤 작품을 하고 싶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래서 '악역을 한번 해보고 싶다',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었다"며 "마침 '늑대사냥' 속 종두를 봤을 때 무슨 느낌을 받았냐면 악역은 사람이라는 게 감정이 있고, 욕망이 있지 않나. 하고자 하는 게 선함인지 악함인지 선택하지 않나. 종두는 악으로 태어난 사람 같았다.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에 대해 아무렇지 않은 악역이더라. 그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극 중 종두를 연기하기 위해 서인국은 일명 '살크업'을 진행했다. 서인국은 "수치로는 정확히 모르겠다. 기준이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이하 멸망)'로 치면 이 작품을 할 때 68kg였다. '멸망' 끝나고 '늑대사냥'을 들어갔는데, '늑대사냥'을 촬영할 때 84~85kg였다. 16kg를 증량했다"고 말했다.
서인국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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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국은 "아침 일어나서 운동하고 쉬고 운동하고 하루에 두 번 루틴으로 만들었다. 하루에 다섯 끼를 먹었는데 힘들었다. 눈 뜨자마자 운동 간단하게 한 다음에 공깃밥에 계란 7개를 넣어 간장 비빔밥을 먹었다. 세 시간 주기로 했는데, 몸이 점점 커지는 게 느껴졌다. 거울로 봤을 때 제 몸이 엄청나게 커져서 만족했다"고 웃었다.

또한 서인국은 파격 변신에 이어 엉덩이 노출까지 감행했다. 그는 "저의 신체 부위를 노출하는 건 처음이다. 재밌었다. 몸이 좋은 걸로 노출했다면 신경을 썼을 텐데 자세히 보시면 제 뱃살이 엄청나게 나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노출에 대해 별로 신경을 안 썼다. 그러거나 말거나 제 목표는 덩치였다"며 "온몸에 타투는 스티커를 붙인 거다. 그래서 타이츠 하나를 입은 느낌이었다. 아침마다 준비하는 게 기본 2~3시간 걸렸다. 제 피부가 약해서 지우는 것도 오래 걸렸다. 그 과정들이 지루하고 힘들다. 반복하면 지치는데 저의 변신에 만족도가 있다 보니 참을 수가 있더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인국의 콤플렉스는 '삼백안'이라고. 하지만 배우가 된 뒤 콤플렉스가 아닌 장점이 됐다. 서인국은 "제 눈이 삼백안이다. 어렸을 때 콤플렉스였다. 못 되게 생겼다고 형들한테 시비도 많이 당하고 많이 맞았다"며 "삼백안이 저에게는 숨겨진 비밀 병기였다. '언젠가는 써먹어야지' 싶었다. 그래서 악역을 하고 싶었다. 100% 만족하긴 힘들지만, 전체적으로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서인국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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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를 통해 데뷔한 서인국. 그는 가수로 데뷔했지만, 배우로 전향해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배우 활동 후 간간이 앨범을 내는 상황. 가수와 배우 둘 다 놓치고 있지 않은 서인국. 그는 벌써 데뷔 14년 차를 맞았다.

서인국은 13년간의 생활을 돌아보면 나태해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개인적인 걸 다 버릴 만큼 투자했던 시기도 있었다. 제 성향이 집 밖으로 잘 안 나간다. 저를 볼 때 사람들이 활동적이라고 하고, MBTI I라고 하면 놀란다. 저는 혼자서 시간을 보내고 혼자 하는 걸 좋아한다. 지금까지 혼자 여행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 와중에 열심히 살았다. 지금까지 해온 걸 문득문득 리스트로 떠올려보면 다르다. 남겨놓은 리스트들을 봤을 때 뿌듯하고, '열심히 살아왔구나'싶다"고 전했다.

서인국은 "드라마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제가 노리고 하는 부분이 잘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예전에는 욕심을 많이 냈다. 처음에는 속상해하기도 하고, 잘 안됐을 때 힘들어하기도 했다. 저한테 '드라마 잘 됐잖아'라고 하시는데, 그건 치사한 거다. 잘 된 것만 기억하지 않나"라며 "안 된 건 모른다.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흥행도 좋지만 인정받고 싶은 것도 크다. 인정을 바라고 있지만, '늑대사냥'이 잘 됐으면 좋겠다. 아니 무조건 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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