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림 감독 /사진제공=쇼박스
한재림 감독 /사진제공=쇼박스
한재림 감독이 영화 '비상선언'에서 빌런으로 등장한 임시완에 대해 언급했다.

한재림 감독은 3일 오후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영화 '비상선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지난해 제74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받은 작품.

한재림 감독은 모두가 잘 알고 있고 궁금해하는 관상을 소재로 한 영화 '관상'으로 913만 관객, 권력 이면의 민낯을 그린 '더 킹'으로 531만 관객을 모았다. 그는 5년 만에 '비상선언'으로 컴백했다.

'비상선언'에서 빌런으로 등장한 임시완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한재림 감독은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굉장히 재밌게 봤다. 한동안 빠져서 봤는데 그때 장그래라는 배역을 보고 '되게 올바르고 착한 사람이 있구나'라는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한재림 감독 /사진제공=쇼박스
한재림 감독 /사진제공=쇼박스
그는 "이 작품의 진석으로 캐스팅하려고 생각했다. 사이코패스, 범죄자지만 아무렇지 않아 보이고 착해 보이는 사람이 하면 어떨까 싶어서 임시완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시완 씨에게 디렉팅한 것 중 가장 큰 건 본인을 범죄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하라고 했다. 리허설할 때 힘을 주지 말고 과장하지 말고 편안하게 일상 연기를 하면 상황이 만들어 줄 것이라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리허설 때 테이크도 많이 쓰고, 최대한 힘을 빼고 어떻게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했다.

한재림 감독은 "이 작품에서는 재난을 이겨낸다기보다 재난이 왔다 가는 거였다. 그게 임시완이다. 임시완이 재난의 상징이다. 그 재난은 여느 자연재해와 똑같이 아무 이유 없이 오고 지나가는 것"이라며 "삶이 무엇인지, 남겨진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 것인지 것에 대해 집중하긴 했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보통의 자연재해는 지나가면 끝인데, 이 비행기 내 재난은 점점 확장되는 구조였다. 그 재난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 같다. 두려움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두려움이 만들어내는 인간성 훼손, 이기심, 증오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재난을 이겨낼 수 있는 건 모든 인물의 아주 작은 용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비상선언'은 이날 개봉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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