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외계+인' 가드 역 김우빈 인터뷰

"비인두암 완치 5년째, 검사 결과 전보다 건강하다고"
"최동훈 감독과 작업, 어떤 역이든 달려갈 준비 돼 있었다"
"'외계+인', 첫 촬영날 '드디어 내가 다시 돌아왔네'라는 생각"
"최동훈 감독과 작업, 정말 행복…믿기 시작하니 세상이 보여"
김우빈 /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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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두암 완치 후) 제일 큰 변화는 일하면서 스트레스가 없는 거예요. 그 이유는 정확히 못 찾겠어요. 하하. 스스로 부족한 걸 인정한 게 제일 크지 않았나 싶어요. 늘 나를 인정하지 못했던 것 같거든요. 스스로 아껴주려고 하고 힘들면 칭찬도 해줘요. 이렇게 편하게 가니까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비인두암을 완치한 배우 김우빈이 영화 '외계+인' 1부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비인두암 치료를 끝난 지 5년째를 맞은 그는 전보다 건강하다고 말했다.

김우빈은 2017년 비인두암 투병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이어 2년여간 투병 생활 끝에 2019년 완치했다. 그의 첫 촬영 작품은 '외계+인' 1부다. 영화 개봉에 앞서 예능 '어쩌다 사장 2',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로 화려한 복귀를 치렀다.
김우빈 /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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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은 "제가 건강 챙기라고 말씀을 드리면 더 효과적이지 않나. 지난주 화요일이 비인두암 치료를 끝낸 지 5년째 되는 날이었다. 병원에 가서 검사했는데 검사 결과 아주 깨끗하다고 하더라. 전보다 건강하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웃었다.

그는 "복귀 후 제일 큰 변화는 일하면서 스트레스가 없다. 그 이유는 정확히 못 찾겠다. 부족한 걸 스스로 인정한 게 제일 크지 않았나. 늘 나를 인정하지 못했던 것 같다. 잘하면 칭찬도 못 해주고 위로도 못 해줬다. '어차피 못 했었는데'라고 생각하니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일할 때 재밌고 설렌다. 늘 즐겁게 일하고, 채찍질만 했다. 지금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 순간을 즐기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우빈이 스크린 복귀작으로 선택한 '외계+인'(감독 최동훈)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극 중 김우빈은 가드 역을 맡았다. 가드는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의 호송을 관리하는 인물이다.
김우빈 /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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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은 "복귀라는 걸 생각하기 전에 몸을 회복하는 단계에서 감사하게도 책들을 보내주셨다. 만약 돌아간다면 최동훈 감독님과 먼저 할 거라는 생각했다. 만약 그 시기에 감독님이 날 필요로 하신다면 어떤 역이든, 작은 역이든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는 생각으로 지냈다"고 말했다.

이어 "최동훈 감독님의 시나리오를 우선 검토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 최동훈 감독님께서 우리 집에 놀러 오셔서 '외계+인'이라는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해주시더라. 저의 컨디션도 물어보셨다. 그래서 '이 정도면 슬슬 해도 되지 않을까요?'라고 했는데 '가드'라는 캐릭터가 있다고 하시더라. 안 읽어도 할 마음이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당연히 합류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외계+인'은 최동훈 감독의 6년만 신작이자 김우빈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우빈은 "몰랐던 사실이다. 류준열 씨의 2~3년 만의 복귀작이기도 하다. 그렇게 따지면 별일 아니다. 늘 있는 일"이라며 웃었다.
김우빈 /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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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첫 촬영 때 전신 타이즈를 입고 현장에 갔다. 제가 낯을 가리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타이즈를 신었다. 오랜만에 현장에 나와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스스로 작아지더라"고 털어놨다.

김우빈은 "'갈 길이 먼데 여기에서 무너지면 앞으로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롭게 돌아다녔더니 스태프들이 반겨주셨다.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눈으로 그 마음이 잘 전달이 됐다. '드디어 내가 다시 돌아왔네'라는 생각이 들더라. 첫 슬레이트 치기 전 공기와 심장 두근거림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참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또한 김우빈은 "시나리오가 한 번에 안 들어오더라. 사실 감독님이 친절한 스타일은 아니지 않나. 초고를 받았을 때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외계+인' 1부 2부를 다 읽는 데 8시간이 걸렸다. 진이 빠지더라. 2부를 덮으니까 '이런 이야기구나' 싶더라. 시나리오가 정말 이상할 리가 없었지만 한 번 더 보니 재밌었다. 이상했어도 했을 것이다.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김우빈 /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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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은 "최동훈 감독님과 작업은 정말 행복했다. 감독님은 에너지가 유쾌하고 좋다. 그 에너지가 전달된다. 배우들, 스태프들에 대한 애정이 많고 사랑이 넘친다. 눈빛도 말투도 그렇다. 사랑이 저한테 묻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최동훈 감독의 믿음으로 시작한 김우빈은 "새로운 것에 대한 즐거움이 많았다. 두려움도 즐거움으로 이기더라. 촬영 전에는 무서움이 많았다. 직접 보지 못한 세계에서 움직여야 했다. 그런데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한 것 같았다. 현장에서 준비를 잘해주셔서 마음이 편했다.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감독님을 믿기 시작하니까 세상이 보이더라"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김우빈은 "SNS는 제가 할 생각이 없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막상 시작하니까 중독이더라. 하루에 여러 번 들어간다. 댓글도 잘 본다"며 "관객에게 '외계+인' 1부를 통해 저희의 행복했던 시간을 전해드리고 싶다. 영상에 담겨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한 여행을 같이 해보면 어떨까 싶다. 우리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더 재밌는 영화라는 걸 확신한다. 바쁘더라도 큰 화면, 큰 소리로 영화관에서 저희와 함께 호흡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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