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넷추리》
홍상수♥김민희, 7년째 굳건한 애정 과시
꼬리표 떼지 못한 '불륜', 대중 반응 냉담
'풀잎들', '클레어의 카메라' 등 두 사람이 호흡 맞춘 작품들
불륜 인정한 홍상수♥김민희, 뻔뻔한 사랑으로 완성한 세계 [TEN스타필드]
《태유나의 넷추리》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수많은 콘텐츠로 가득한 넷플릭스 속 알맹이만 골라드립니다. 매주 금요일 저녁 꼭 봐야 할 '띵작'부터 기대되는 신작까지 주말에 방구석 1열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추천하겠습니다.

'불륜 커플'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7년째 굳건한 관계를 드러냈다. 불편한 대중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 이들의 뻔뻔한 사랑으로 완성된 영화를 통해서 말이다.
불륜 인정한 홍상수♥김민희, 뻔뻔한 사랑으로 완성한 세계 [TEN스타필드]
홍상수 감독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27번째 장편 '소설가의 영화'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2020년 '도망친 여자'로 감독상, 지난해 '인트로덕션'으로 각본상을 받은 데 이어 3년 연속 수상이자, 네 번째 은곰상 수상이다.

홍상수 감독이 수상자로 호명되자 김민희는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이번 영화의 길수 역 출연자이자 제작실장으로 프레스 컨퍼런스에 동석한 김민희. 두 사람은 커플링을 낀 채 영화제 일정을 소화했고, 베를린국제영화제 측이 공개한 영상에서 다정하게 스킨십을 나누거나 눈 맞춤을 하는 투샷이 포착되기도 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2015년 개봉한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통해 연인으로 발전했다. 둘은 2017년 3월 열린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서 불륜임을 인정했다. 당시 홍상수는 이혼 소송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저희 두 사람 사랑하는 사이다. 저희 나름대로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희 역시 "진심을 다해 만나고 사랑하고 있다. 저희에게 놓일 모든 것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한 상황. 홍상수 감독의 이혼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두 사람은 여전히 '불륜'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기 때문이다.

불륜 인정 이후 두 사람은 국내 공식석상에서 더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김민희는 배우로 홍상수는 감독으로서 '강변호텔', '도망친 여자', '그후', '클레어의 카메라', '풀잎들' 등의 작품을 계속 만들어갔다. '인트로덕션'부터는 김민희가 배우뿐 아니라 제작실장으로서 참여하기도 했다. 참으로 당당하고 뻔뻔하게 말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밤의 해변에서 혼자' 포스터./사진제공=콘텐츠판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포스터./사진제공=콘텐츠판다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영화인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여배우 영희(김민희 분)가 유부남 영화감독 상원(문성근 분)과 불륜에 빠지면서 번민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 마치 홍상수와 김민희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듯한 이 작품을 통해 두 사람은 공식 '불륜 커플'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김민희는 당시 한국 배우 최초로 은곰상(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국내서는 개봉 첫주 2만여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8위의 성적이자 다양성영화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두 사람의 이야기라는 시선에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반응과는 달리 외신에서는 "사랑에 대한 진정한 고찰로 돌아왔다"며 작품에 호의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클레어의 카메라'(2018)
'클레어의 카메라' 포스터./사진제공=콘텐츠판다
'클레어의 카메라' 포스터./사진제공=콘텐츠판다
제70회 칸 영화제 초청작인 홍상수 감독 장편영화 '클레어의 카메라'는 출장차 영화제가 열리는 칸을 찾았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해고당한 만희(김민희 분)의 이야기로, 관계의 불안정성과 짧은 만남이 빚어내는 일상에 관한 보통의 평범함을 담아냈다.

이 영화 촬영은 둘의 불륜 보도가 나오기 직전 열린 칸 국제영화제 기간 중 이뤄졌다. 국내서는 어떠한 공식 일정도 없었지만, 칸 영화제 상영 이후 유럽을 비롯해 전미 비평가들은 '우아함과 가벼움의 조화로 찬란하게 빛나는 작품'(르 몽드), '반짝이는 일탈들과 놀라운 우연의 일치로 가득한, 헐리우드 클래식 영화들과 필적할만한 작품'(뉴요커)등의 찬사를 보냈다. '풀잎들'(2019)
'풀잎들' 포스터./사진제공=콘텐츠판다
'풀잎들' 포스터./사진제공=콘텐츠판다
홍상수 감독의 22번째 장편영화 '풀잎들(GRASS)'은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자 홍상수와 김민희가 다섯 번째 호흡을 맞춘 영화다.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섹션 공식 초청됐다.

흑백으로 제작된 '풀잎들'은 홍상수 특유의 의미심장한 대사들이 주를 이룬다. 관찰자의 시점에서 내레이션을 하는 김민희는 죽음을 상기시키면서 거꾸로 살아가는 것의 고귀함을 일깨워준다. 슈베르트의 '즉흥곡' 바그너의 '로엔그린' '탄호이저' 오펜바흐의 '지옥의 오르페우스' 등 드라마틱한 음악이 인상적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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