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 노마스크로 단체사진 촬영
잠깐의 사진 촬영은 괜찮다?
방역수칙 위반 아니지만 안일한 태도 주의해야
영화 '해피 뉴 이어' 언론시사회가 27일 서울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배우 원지안(왼쪽부터), 조준영, 이광수, 고성희, 김영광, 곽재용 감독, 한지민, 이동욱, 원진아, 강하늘, 임윤아, 이혜영, 정진영./ 사진제공=CJ ENM
영화 '해피 뉴 이어' 언론시사회가 27일 서울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배우 원지안(왼쪽부터), 조준영, 이광수, 고성희, 김영광, 곽재용 감독, 한지민, 이동욱, 원진아, 강하늘, 임윤아, 이혜영, 정진영./ 사진제공=CJ ENM
《김지원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수요일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사진 찍을 때만 잠깐 벗었습니다."

최근 연예계 각종 행사나 스타들의 SNS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문구다. 그리고는 여럿이 모여 찍은 사진을 공개한다. 지난 27일 열렸던 영화 '해피 뉴 이어' 언론시사회 현장도 마찬가지였다.

이 영화는 주인공만 14명인 옴니버스 작품으로,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 엠로스를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인연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이날 시사회와 간담회에는 주연배우 한지민, 이동욱, 강하늘, 임윤아, 원진아, 김영광, 이광수, 고성희, 이혜영, 정진영, 조준영, 원지안과 더불어 곽재용 감독까지, 무대에 오른 인원이 모두 13명. 시사회 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13명은 마스크를 착용했고 이들 사이사이에는 칸막이가 설치됐다. 그러나 사전 촬영된 단체사진은 달랐다. 좁은 무대에 '노마스크'로 다닥다닥 붙어 서서 배우들과 감독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영화 '해피 뉴 이어' 언론시사회가 27일 서울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배우 한지민. / 사진제공=CJ ENM
영화 '해피 뉴 이어' 언론시사회가 27일 서울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배우 한지민. / 사진제공=CJ ENM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마스크 미착용자에 대해서는 위반 횟수와 관계없이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시설의 관리자·운영자에게 부과된 방역지침 준수명령을 위반한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예외상황으로 인정하는 경우는 있다. 서울시의 답변에 따르면 얼굴을 보여야 하는 공연(무대에 머물 때로 한정), 방송 출연(촬영할 때로 한정, 유튜브 등 개인방송은 사적 공간에서 촬영할 때로 한정) 및 사진 촬영(임명식, 협약식, 포상 등 공식 행사 시 당사자 최소한으로 한정)의 경우다.

시사회 및 간담회는 공연은 아니다. 사기업에서 진행하는 공식 행사로 간주할 수는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 기관에서 진행되는 공식 행사나 기업의 각종 협약식에서는 '당사자'라 하더라도 마스크를 쓴 채 사진촬영을 한다. 여러 사람이 보게 될 사진인 점을 감안해 방역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노마스크 13명으로 '해피 뉴 이어'…코로나에 성역은 없다 [TEN스타필드]
이번 시사회 현장에는 주연배우 12명과 감독까지 13명이라는 대인원이 무대에 올랐다. 너무 많은 인원에 무대에 자리가 부족할 정도였다. 또한 이러한 현장에는 배우들뿐만 아니라 카메라 뒤에 더 많은, 수십, 수백 명의 스태프들이 있다. '잠깐의 사진 촬영'이라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안일함이 또 다시 대규모 전파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는 이유다.

영화계의 고난은 계속되고 있고 이 같이 어려운 가운데서 열리는 작은 행사 하나하나가 귀중한 상황이다. 이날 '해피 뉴 이어'의 곽재용 감독은 "영화 속에는 코로나도 팬데믹도 없다. 깨끗한 환경의 연말 극장에서 만나셨으면 좋겠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며 관람을 부탁했다. 곽 감독의 말처럼 영화 속 이야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과는 큰 괴리감이 느껴질 만큼 환상적이고 동화적이다. 마스크 없이 많은 이들이 호텔에 모여 결혼식을 올리고 춤추고 연회도 즐긴다. 마스크 없이 길거리를 걷고 데이트를 하고 연말 분위기를 만끽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인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촬영된 영화기에 영화 속 이야기는 지금의 현실 상황과 더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하루 빨리 '노마스크'로 자유로웠던 그 시절이 돌아오길 바란다면 사소한 것 하나라도 예의주시하고 재차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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