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손석구·최희서·이제훈, '언프레임드' 프로젝트로 연출 도전
이제훈 제작사 하드컷 작품
'한예종 연출→연기 전과' 박정민 "연출 꿈도 못 꿨는데"
최희서, 싱글맘 소재로 한 작품 선보여
손석구 "연출 트라우마 극복"
박정민(왼쪽부터),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이 6일 열린 영화 '언프레임드'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왓챠
박정민(왼쪽부터),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이 6일 열린 영화 '언프레임드'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왓챠


배우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이 카메라 앞이 아닌 카메라 뒤에 섰다.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를 통해 자신이 감독을 맡은 영화를 선보이는 것. 출중한 연기력으로 정평 난 네 사람은 왜 연출에 나섰을까.

'언프레임드'는 네 사람이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한다는 의미를 담은 작품으로, 이제훈이 공동 설립한 제작사 하드컷을 통해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박정민의 '반장선거', 손석구의 '재방송', 최희서의 '반디', 이제훈의 '블루 해피니스' 등 4개의 짧은 영화가 '언프레임드'라는 하나의 작품으로 묶여 OTT플랫폼 왓챠에서 오는 8일 공개된다.
영화 '언프레임드' 포스터 / 사진제공=왓챠
영화 '언프레임드' 포스터 / 사진제공=왓챠
박정민의 '반장선거'는 초등학교 5학년 2반 교실의 반장선거 풍경을 조명한 초등학생 누아르. 손석구의 '재방송'은 결혼식장에 동행하게 된 이모와 조카의 하루를 그린 작품. 최희서의 '반디'는 싱글맘 소영과 9살 딸 반디의 이야기. 이제훈의 '블루 해피니스'는 도시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청춘의 이야기다.

네 사람은 뛰어난 연기력과 흥행력으로 '캐스팅 1순위'로 꼽히는 배우지만, 본래 연출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언프레임드'를 기획한 이제훈은 제작보고회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고민하다가 배우들이 연출하는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평소 연출에 관심 있던 배우들과 함께하게 돼 영광이고 좋은 결과물이 나와 감개무량하고 놀랍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열린 부산영화제 액터스 하우스 행사에서도 "영화 만드는 걸 꿈꿔왔었다"며 영화 제작에 대한 의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정민은 산문집 '쓸 만한 인간'을 통해 깊이 있고도 재치 있는 필력을 선보인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연출과로 입학했다가 연기과로 전과했다. 당초 그의 꿈은 영화감독이었던 것. 박정민은 '언프레임드' 제작보고회에서 "20대 초반, 학교 다닐 때 단편영화를 만든 후 연출은 꿈도 못 꿨는데 가지고 있는 시나리오를 영상으로 옮기게 돼 기쁘고 뿌듯하다"고 전했다.
영화 '언프레임드'의 '반장선거'(위)와 '재방송' 스틸 / 사진제공=왓챠
영화 '언프레임드'의 '반장선거'(위)와 '재방송' 스틸 / 사진제공=왓챠
네 명의 감독은 캐스팅에서도 세심함을 기울였다. 박정민은 '반장선거'의 주요 캐릭터뿐만 아니라 출연하는 아역배우들의 극 중 역할 이름을 모두 부여했다. 이에 대해 "이름도 없이 앉아서 소모되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다"며 "실제 동창들의 이름을 가져와 그 친구들에게 붙여줬고, 아역배우들에게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한 "초등학교의 그림을 풍기고 싶은데 아이들이 나오면 촬영하기 어렵다는 정설이 있어서 '황정민 형님에게 부탁해볼까, 50대 형님들에게 옷을 입히고 시켜볼까' 생각도 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제훈은 정해인을 주인공으로 염두하고 대본을 썼다.

이제훈은 "어떤 사람이 우리 시대를 사는 청춘을 대변할 수 있을까 고민했을 때 정해인만 생각났다"고 밝혔다. 정해인은 이제훈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보낼 정도로 영화에 공감하며 노개런티로 이번 영화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제훈은 정해인의 캐스팅 수락에 "조마조마하고 설레면서 두렵기도 한 순간이었다"며 "거절을 당하며 쓴맛을 느끼기도 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 크게 없이 캐스팅을 해서 연출을 잘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영화 '언프레임드'의 '반디'(위)와 '블루 해피내스' 스틸 / 사진제공=왓챠
영화 '언프레임드'의 '반디'(위)와 '블루 해피내스' 스틸 / 사진제공=왓챠
이번 프로젝트는 상업영화 작업보다 소재와 표현이 자유로웠다. 싱글맘 이야기를 아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풀어낸 최희서는 "싱글맘과 딸이란 소재가 상업영화에서는 다루기 어려운 소재일 수 있다"며 "우리에겐 부담스러울 수 있는 것을 아이는 이렇게 볼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담았다"고 했다. 이모와 조카의 관계성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손석구는 "연기할 때도 글을 쓸 때도 연출할 때도 진짜를 이야기하고 싶다"며 "배우들의 연기가 진짜 같은 순간만 고르고 싶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불을 켜고 봤다"고 말했다.

변화무쌍한 캐릭터를 안정적인 연기로 소화하며 작품에 녹아들었던 배우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 이제 이들을 배우를 작품에 녹아들게 하는 감독의 자리에 섰다. 다른 사람이 집필하고 연출한 작품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과 시선에서 어떤 작품을 선보일지 기대된다. 또한 연출 영역에서 그들의 가진 잠재력과 역량이 얼마큼일지 이번 작품으로 첫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이제 네 사람은 기존의 '프레임'을 뛰어넘어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가며 종합 창작자로서 한 걸음을 내딛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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