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원 감독, 급성 패혈증으로 별세
'시실리 2km'로 영화감독 데뷔
독특한 발상+기발한 연출력 호평
신정원 감독 /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
신정원 감독 /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


신정원 감독이 급성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47세.

5일 영화계에 따르면 신정원 감독은 지난 4일 급성 패혈증으로 별세했다.

유족에 따르면 신 감독은 전날 고열과 호흡 곤란 증세로 응급실을 찾은 후 중환자실로 옮겼으나 이날 숨을 거뒀다. 신정원 감독은 평소 간경화를 앓아왔다. 유가족은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며 "차기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신정원 감독은 가수 리치의 '사랑해, 이말 밖엔'을 비롯해 여러 편의 뮤직 비디오를 연출했다. 이후 영화 '색즉시공', '낭만자객'에 비주얼 아트 디렉터로 참여했다.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현장 스틸 /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현장 스틸 /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
2004년에는 '시실리 2km'을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시실리 2km'는 조직의 다이아몬드를 들고 튄 석태(권오중 분)가 교통사고로 인해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 시실리에 불시착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임창정, 권오중을 필두로 임은경, 박혁권, 안내상, 우현, 변희봉, 김윤석, 최원영 등이 출연했다. 관객 수 198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영화 '차우', '점쟁이들'을 연출했다. 2020년 개봉한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신정원 감독의 유작이 됐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죽지않는 언브레이커블(인류 멸망을 목표로 지구에 온 외계 생명체)을 죽이기 위한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으로, 이정현, 김성오, 서영희, 양동근, 이미도가 주연했다.

이처럼 신정원 감독은 '주류를 거부하는' 감독이었다. 그는 독특한 발상과 기발한 연출력으로 펑키 호러 '시실리 2km', '코믹 스릴러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코미디를 개척했다. 그는 B급 코미디 감성을 A급 연출로 풀어내며 완성도 높은 '병맛 코미디'를 통해 마니아층을 구축했다.
신정원 감독.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현장 스틸. /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
신정원 감독.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현장 스틸. /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
신정원 감독은 자신의 작품이 관객들에게 '재미'를 안겨주길 원했다. 그는 '차우' 개봉 당시 씨네21과 인터뷰를 통해 "재밌는 영화라는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듣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예전에 만들어졌던 이런 종류의 영화들과 다른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이런 스타일로도 재밌는 영화가 나올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줬으면 한다. 컬트영화처럼 특수한 사람들만이 좋아하는 게 아니라 좀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한 감독의 고집을 담았다. 확실한 건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걸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47세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된 신정원 감독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빈소는 강남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6일 예정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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