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스틸컷./ 사진제공=CJ ENM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스틸컷./ 사진제공=CJ ENM


안 할 땐 외롭고 할 땐 괴롭고...

이별로 인한 상처는 새로운 만남으로 치유 하고...

상영관 불이 꺼지고, 영화의 첫 장면부터 신음 소리가 들려온다. 전 남친과 이별후 밤이 외로운 자영(전종서)이 누군가와 격하게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보여진다. 급기야 "여자도 몽정을 한다"고 털어 놓는다.

시작부터 자극적인 이 영화는 시종 청춘 남녀의 속사정을 적나라하게 까발린다. 자영이 '찐친' 선빈(공민정), 유미(김슬기), 우성(배유람)과 나누는 거침없는 29금 토크는 관객 입장에서 거부감이 든다기보다, 너무나 리얼해서 신기할 정도다.

스물아홉 자영은 '연애 은퇴'를 선언했지만, 참을 수 없는 외로움에 못 이겨 최후의 보루인 데이팅 어플을 들여다 보게 된다. 한편 서른셋 우리(손석구)는 직상 상사와 나눈 사랑이 진짜인 줄만 알았다가 제대로 뒤통수를 맞는다. 이도 잠시, 편집장으로부터 19금 칼럼을 떠맡게 되고, 데이팅 어플에 반강제로 가입하게 된다.

어쩌다 보니 마주하게 된 자영과 우리. 1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1일 차부터 서로에게 빠져들게 된다. '원나잇'도 불사한 자영의 선택, 두 사람의 첫만남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TEN리뷰] 전종서·손석구에 취할 시간 '연애 빠진 로맨스'
'썸'이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사귀자는 말도 없었다. 연인인 듯 연인 아닌 듯 미묘한 관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상황. 이런 이상하지만, 주변에서 누군가는 경험해 봤을법한 이야기가 재기발랄한 대사와 리얼한 에피소드로 이어진다.

앞서 '밤치기' '비치온더비치' 등을 통해 연애와 남녀의 욕망에 대해 솔직하고 거침없이 묘사하며 주목 받은 정가영 감독은 첫 상업영화 데뷔작인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실제 데이팅 어플을 사용해 본 이들의 경험담과 수많은 연애 사연, 그리고 주변을 관찰하며 꾸준하게 기록하고 모아뒀던 에피소드를 적재적소 극에 활용해 무한 공감을 안긴다.
[TEN리뷰] 전종서·손석구에 취할 시간 '연애 빠진 로맨스'
[TEN리뷰] 전종서·손석구에 취할 시간 '연애 빠진 로맨스'
여기에 '버닝' '콜' 단 두 작품으로 영화계를 뒤흔든 전종서가 정 감독이 그리는 '자영'을 200%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손석구 또한 일도, 사랑도 똑 부러지지 못해 늘 끌려가는 듯 하면서도, 자신이 가진 매력을 드러내는 우리를 제 옷을 입은 듯 그려내며 공감을 자극했다.

마치 홍상수 감독 영화를 연상케 하는 두 남녀의 느리지만 생동감 있는 술자리 대화는 놓쳐선 안 될 장면이다. 전종서는 눈빛부터 표정, 목소리 하나까지 자영 그대로가 돼,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연애'에 다시 뛰어든 여자의 감성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손석구 또한 어떤 꿍꿍이인지, 여자 앞에서 말하고 듣는 남자 우리를 그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표현해 내 시선을 끈다.

전종서와 손석구는 현실감 있지만 식상하지 않은 '연애사'가 담긴 이 영화에서 자신이 가진 매력 중,어쩌면 가장 강력한 부분을 꺼내 관객들의 마음을 흔든다. 남성 관객은 전종서에게, 여성 관객은 손석구에게 취하게 되는 2시간이 될 것이다.

배우들만큼이나 매력적인 작품이다. 전종서는 부담없이 볼 수 있는 '맛있는 싸구려 캔커피' 같은 영화라고 얘기 했다. 이보다 조금 더 보태서 아쉬움 없이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는 '40ml UP 된 캔커피' 정도라고 말하고 싶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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