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한국 첫 오리지널 시리즈
이선균·박희순·이유영 등 주연
"영화의 고유성 OTT로 확장"
"이선균, 내가 바라는 모든 요소 갖춘 배우"
"공동 작업 늘었지만 온전한 '내 작품'에도 다시 도전할 것"
김지운 감독이 11월 3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애플TV+ '닥터 브레인' 프레스 데이와 포토콜 행사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애플TV+
김지운 감독이 11월 3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애플TV+ '닥터 브레인' 프레스 데이와 포토콜 행사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애플TV+


"처음 이 작품을 제안 받았을 때는 영화로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코로나 이전이었고, OTT가 부흥하기 전이었죠. 그러다가 이 이야기를 풍요롭고 깊게 접근하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드라마로 만들기로 생각을 바꿨죠."

애플TV+가 한국 첫 오리지널 시리즈로 선보인 '닥터 브레인'은 영화만 해온 김지운 감독의 첫 드라마이기도 하다.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인 '닥터 브레인'은 미스터리한 사고로 가족이 희생되는 비극을 겪은 천재 뇌과학자 고세원(이선균 분)이 뇌동기화 기술을 이용해 사건 관계자들의 뇌에 접속해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 고세원이 타인의 감정에 공감을 하지 못하는 인물인 만큼 드라마 초반의 분위기는 건조하고 냉랭하다 김 감독은 "후반부로 갈수록 인물과 이야기에 대한 온도, 온기를 높여갔다"고 말했다.
애플TV+ '닥터 브레인' 스틸 / 사진제공=애플TV+
애플TV+ '닥터 브레인' 스틸 / 사진제공=애플TV+
새롭게 도전한 드라마라는 분야는 김 감독에겐 흥미롭고 신선한 세계였다. 그는 "20~30년 전에는 영화의 반대가 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환경이 바뀌었다"며 "창작자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룸이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시네마틱한 사이즈에서 느껴지는 압도감이 영화의 고유한 특성 중 하나에요. OTT가 나오기 전까지 드라마 쪽에서는 이야기의 강도나 소재 측면에서 제한적인 게 많았죠.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고 팬데믹이 오면서 그런 세상이 더 빨리 다가왔어요. 팬데믹으로 인해 영화산업이 보수적으로 바뀌자 OTT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신들은 다이내믹해지면서 영화가 가진 고유성, 독자성이 OTT로 확장됐어요. 큰 사이즈를 포기해야 하지만 영화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시도와 모험을 할 수 있게 됐죠."
애플TV+ '닥터 브레인' 촬영 현장의 김지운 감독. / 사진제공=애플TV+
애플TV+ '닥터 브레인' 촬영 현장의 김지운 감독. / 사진제공=애플TV+
'닥터 브레인'은 한 편당 1시간 남짓인 6부작 드라마. 2시간짜리 작품에 온 힘을 쏟아부으면 됐던 영화와 달린 시리즈물인 드라마 연출에 어려움도 있었다. 김 감독은 "분량과 시간의 압박에 대한 큰 저항감과 부담감"에 대해 고충을 토로했다.

"똑같은 시간 내에 영화는 하나의 이미지와 서사를 두 시간짜리로 만든다면 '닥터 브레인'은 영화를 만드는 공정의 3배는 해야하는 거예요. 단순히 계산해도 하루 촬영을 영화 할 때보다 3배는 더 찍어야 한단 소리죠. 또 시리즈물이니까 한 편의 이야기를 완성하면서도 다음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소위 말하는 떡밥을 만드는 게 어려웠어요. 엔딩의 감각이라고 할 수도 있죠. 하지만 그런 것들이 재밌기도 했어요."
김지운 감독이 11월 3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애플TV+ '닥터 브레인' 프레스 데이와 포토콜 행사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애플TV+
김지운 감독이 11월 3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애플TV+ '닥터 브레인' 프레스 데이와 포토콜 행사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애플TV+
김 감독은 이선균을 비롯해 박희순, 이유영, 서지혜, 이재원 등 주연배우들 향한 신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희순은 여유로움과 유연함, 서지혜는 이지적인 매력과 정확한 딕션, 이재원은 긴장감을 환기시키는 유머러스함을 강점으로 꼽았다. 이선균에 대해서는 "고세원은 연기하기 어려운 역할이라 그걸 잘 수행하고 표현해줄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며 캐스팅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이선균 씨는 연극, 뮤지컬 등 막 연기를 시작했을 때부터 제가 봐왔던 배우에요. 극 중 중산층 가족원으로 스탠다드하면서도 호감을 주고, 또 관객들이 이 인물에 다가가기 친숙하고 이입하기 편한 배우가 필요했죠. 그런 의미에서 선균 씨는 제가 바라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었어요."

김 감독은 '닥터 브레인'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각본을 공동집필하고 총괄 프로듀서로도 참여했다. 또한 이번 작품에는 임필성 감독이 세컨드 조감독으로 힘을 보태기도 했다.

"주로 저 혼자 시나리오를 써오다 최근 공동 작업을 하게 된 이유는 사실 체력적인 측면이 커요. 하나의 기획과 아이디어로 온전히 혼자 밀고 나가는 것이 힘들기도 하고, 한편으로 아이디어가 고갈된 느낌도 들고요. 영화를 시작했던 초기의 순수 영화광의 모습으로 영화를 동경하고 비전을 가지는 게 사실 지금은 환경적으로 어렵기도 해요. 이런 말이 변명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그럴 생각이에요. 누구도 생각 못한 나만이 할 수 있는 기이하고 재밌고 특별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마음속에서 개발하고 있고 언젠가 도전할 겁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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