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사진=네이버TV 라이브 방송 캡처
제6회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사진=네이버TV 라이브 방송 캡처
'명장' 봉준호 감독과 차세대 명장 홍의정 감독이 만났다. 봉 감독이 영화 '소리도 없이'와 관련해 궁금한 모든 것들을 홍 감독에게 물었다.

28일 오후 열린 제6회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쌀롱 드 씨네마: 감독이 감독에게 묻다(감감묻)에서는 '명장' 봉준호 감독과 '소리도 없이' 홍의정 감독이 만나 화상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소리도 없이'에서 유아인의 표정 변화에 놀랐다. 그 표정의 풍부함과 신체적 표현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라며 "피부톤, 눈두덩이, 튀어나온 입술 등 외적인 것 부터 매 장면마다 풍부하게 뭔가가 표현 돼 있어서 초반에는 대사가 없다는 것도 잊게 됐다"고 밝혔다.

이 봉 감독은 "'마더' 때 배우 원빈이 워낙 핸섬하고 멋있어서 덜 멋있게 표현하는 것이 힘들었다. 산골마을사람처럼 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더라"라며 "유아인 씨를 최근 의류 브랜드 CF에서 봤는데, 그렇게 모던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배우를 어떻게 그렇게 만들었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에 홍의정 감독은 "애초 시나리오를 쓸 때 태인(유아인 분)의 모습이 성인인데 소년의 모습이 나오길 원 했다"라며 "유아인 씨를 처음 만났을 때 솔직히 몸을 보고 놀랐다. 운동을 되게 많이 할 때였다. 특수 군인 같은 몸으로 들어오더라. 내가 알던 유아인과 달랐다. 제가 미소년 느낌이 나는 유아인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떠올렸다.

홍 감독은 "처음에 유아인 씨가 태인이 막노동을 했으니 머리를 밀어서 짧게 하고 살을 찌우면 어떻냐고 하더라. 그 말이 와닿지 않았고, 오히려 저는 살을 빼길 바랐다"라며 "그래서 유아인 씨가 1~2주 만에 살을 빼고 왔는데, 아름다운 유아인이 되어 있더라. 제 생각이 잘못 됐던 것이다. 그래서 다시 살을 찌워 달라고 부탁 했다. 유아인 씨가 '괜찮아 걱정마'라며 유연하게 말을 따라주시더라. 살을 뺐다가 다시 찌우는 과정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또 홍 감독은 "살을 태워줄 수 있느냐고 했더니 '정말 잘 탄다 걱정하지 마라'라며 바로 태워 오시더라"라며 "배우이면서 스타이기 때문에 외모를 걱정하지 않을까 싶었다. 조심스럽게 '최대한 못생기게 찍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원래 못 생겼는데 어때'라고 대답해서 놀랐다"고 했다.

홍 감독은 "유아인 씨는 칭찬을 부담스러워 한다. 눈두덩이, 튀어나온 입술 등 태인을 완벽하게 표현해 준 것에 대해 감탄하고 칭찬 했더니 '살쪄서 그냥 된다'고 겸손해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봉 감독은 "외모상의 작은 디테일을 보면서 감독과 배우가 합심해서 세밀하게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며 웃었다.

홍 감독과 봉 감독은 유아인 이외에 '소리도 없이'에 나오는 여러 캐릭터와 연출 등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이 과정에서 봉 감독 옆에서 반려견이 수시로 짖어 눈길을 끌었다. 봉 감독은 한참동안 반려견을 품에 안고 쓰다듬어줘 눈길을 끌었다.

봉 감독은 땀방울까지 디테일하게 연출하는 홍 감독을 향해 "위험한 아티스트"라고 평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첫 장편 연출작 '소리도 없이'로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부일영화상 등 각종 영화상 신인감독상을 휩쓸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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