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생중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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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해일이 영화 '행복의 나라로'로 최민식과 처음 호흡을 맞춘 기쁨을 드러냈다. 또한 그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전했다.

8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 무대에서 영화 '행복의 나라로' 오픈토크가 열렸다. 임상수 감독과 배우 박해일, 조한철, 임성재가 참석했다.

'행복의 나라로'는 시간이 없는 탈옥수 203(최민식 분)과 돈이 없는 환자 남식(박해일 분)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인생의 화려한 엔딩을 꿈꾸며 특별한 동행을 하는 이야기.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생중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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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수 감독은 "팬데믹을 뚫고 와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지난해 부산영화제가 없었지만 우리는 영화를 계속 만들어야 하고 이렇게 페스티벌에서 만나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인사했다. 박해일은 "극장 실내도 아닌 팬데믹 속에 많은 분들과 야외에서 만나게 되니 기쁘고 감동적이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영화에 대해 "사람은 태어나서 다 죽는다. 죽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당사자에겐 공포스럽고 옆에 있는 사람에겐 슬픈 일이다. 이 영화가 죽음을 심각하게 다룬 건 아니다. 죽음을 앞둔 사내들의 모습을 귀엽고 발랄하게, 은은히 슬프게 그려봤다"고 소개했다.

박해일은 자신이 맡은 남식 캐릭터에 대해 "희귀병을 앓는데 돈이 없어 약을 훔치면서 살아야 하는, 연민이 가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강두 역의 조한철은 "극 중 남식과 203을 쫓는 깡패다. 중간에 죽을 뻔한 위기를 겪는다. 그러면서 자기 삶을 되돌아보는 일반적이지 않은 깡패다. 어쩌면 운이 좋아 죽음을 잠시 경험하면서 자기 인생을 돌아보고 앞으로 다르게 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인물이다"고 소개했다. 동치 역의 임성재는 "극 중 강두의 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데 단순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캐릭터"라며 자신이 연기한 인물에 대해 애정을 드러냈다.

임 감독은 "최민식과 박해일, 조한철과 임성재, 이렇게 남자 4명, 그리고 윤여정과 이엘 모녀가 나온다. 이외에도 다른 여성 캐릭터를 배분했다. 너무 남자들 얘기만 있으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고 귀띔했다. 이어 "최민식의 203은 죽음을 앞둔 사내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앞둬서 자신 인생의 업보를 생각하며 괴로워하고 좌충우돌한다. 박해일의 남식은 돈이 절실하게 필요한 인물이다. 강두는 철학하는 깡패다. 임성재가 연기한 동치는 별 생각 없는 잔인한 사이코패스"라고 캐릭터를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생중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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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하드보일드하지만 자극적으로 흘러가진 않는다. 조한철은 "감독님이 얼마나 센 작품을 하실까 싶었다. 그런데 의외였다. 그런데 감독님 스타일로 이걸 풀어가면 어떤 이야기가 될까 궁금했다. 시나리오를 보기 전부터 하기로 마음먹고 읽었다"고 밝혔다.

박해일은 최민식과 이번 영화로 처음 호흡을 맞췄다. 그는 "나는 선배님과 왜 작업을 못하고 있지 싶었다. 주변에서는 했던 거 아니냐고 하더라. 너무나 반가웠고 게다가 조한철 선배님, 성재 씨, 임상수 감독님과 한 작품에서 만난다는 것이 영광이었다. 개인적으로 버디 무비, 로드 무비 장르를 해본 적 없다. 영화가 인물의 감정과 심리를 따라가고 인물 주위 풍광의 매력도 크다. 삶을 얘기하는 작품에 푹 빠진다는 게 행복했다. 대선배 최민식의 연기를 눈앞에서 보며 함께 한다는 것도 좋았다"고 말했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생중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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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트에 가까웠던 오토바이 촬영신에 대해서는 "요즘 배달 문화가 익숙해지지 않았나. 오토바이 가속도가 정말 세더라. 실제로 위험한 순간이 있었다. 제가 최민식 선배를 태우고 턴하는 장면에서 넘어져서 발이 깔리는 사고가 있었다. 선배가 상처가 났는데 아프다고도 안 하시고 저를 배려해서 촬영을 진행하셨다. 저를 배려한 거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에서 선배님과 관을 힘겹게 옮기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 무겁다. 떨어뜨려서 발이 또 다치셨다. 그걸 참고 연기하셨다. 그런 기억들이 최민식 선배라는 분이 왜 최민식이라는 걸 절실히 느끼는 계기였다"고 밝혔다. 이어 생중계 카메라를 통해 최민식은 "보고 계시냐. 저 잘하고 있지 않냐"고 영상편지를 보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임 감독은 아름다운 풍광을 담기 위한 장소 로케이션 비하인드를 전했다. 임 감독은 "평론가들이 도시적이고 냉소적이라는 평을 하는데 사랑스럽고 귀여운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 도시를 떠나 녹색을 많이 담으려고 했다. 그 장소를 찾아 1년 가까이 돌아다닌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생중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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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철은 박해일과의 수영장 액션신 비화를 털어놓았다. 조한철은 “수중 액션은 처음이었다. 화면으로 보면 제가 멋있어 보이고 좋았는데 물 속을 다니는 게 쉽지 않았다. 빨리 움직이고 싶은데 그렇게 안돼서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액션 연기 때문에 박해일을 물에 막 넣지 않나. 액션을 하는 입장에서는 좀 망설이게 됐는데 박해일이 잘해줬다”며 고마워했다. 박해일은 “맞는 걸 좋아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임 감독은 처음 겪는 팬데믹 상황에 "저도 감독이 된 후 처음으로 2년 가까이 집에 나가지 않고 혼자 시간을 많이 가지고 책 읽고 영화 보고 시나리로를 많이 썼다. 전 세계 다른 이들도 집중해서 시나리오를 썼을 것 같아. 앞으로 괜찮은 영화들이 전 세계적으로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사실 따뜻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 걸 표현해보고 싶었다. 영화는 지루한 인생을 때우는 방법이기도 하다. 가시 같은 인생에 보듬어줄 수 있는 영화를 찍어 보고 싶었다"면서도 "저는 드라이하고 냉소적인 영화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임 감독은 "203 입장에서 보면 인간의 업보는 없어지지 않는 것 같다. 남식의 경우를 보면, 돈을 많이 벌거나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은 소수인 것 같다. 남식의 마지막 독백처럼 마음이 따뜻했다면, 마음이 따뜻할 수 있는 사람과 동행했다면, 그게 행복이 아닌가 싶다"며 영화 속 메시지를 강조했다. 박해일은 "우리 영화의 인상적인 것은 두 인물이 많이 걷는다. 팬데믹 속에 답답한 일상을 보냈을 텐데 그 기분을 풀 수 있다. 같이 걸어드리겠다. 살아오면서 마음의 상처를 얻거나 절망에 빠졌다면 우리 영화를 통해 털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조한철은 "저도 나이가 있다 보니 주변인들을 통해 '죽음'을 경험해보게 된다. 이 영화를 통해 작은 깨달음을 얻거나 삶의 방향을 조금 틀어서 소중한 것들을 지키며 살 수 있는 약간의 계기가 된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성재는 "203과 남식이 처한 상황에서 길 위의 많은 모습들이 담기는데 두 선배들에게서 얼핏 비치는 표정을 찾아본다면 재미가 있을 것 같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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