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손석구·최희서·이제훈, '언프레임드' 부산영화제서 공개
네 배우가 각본·연출 맡은 프로젝트
이제훈 "영화 만드는 건 꿈"
산문집 등으로 글솜씨 인정받은 박정민作도 기대
배우 박정민(왼쪽부터), 이제훈, 최희서, 손석구가 감독으로 연출작을 선보인다. / 사진=텐아시아DB
배우 박정민(왼쪽부터), 이제훈, 최희서, 손석구가 감독으로 연출작을 선보인다. / 사진=텐아시아DB
영화계에 '꼭 필요한' 대세 배우 4인방이 감독으로 연출에 나서게 됐다. 배우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이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를 통해 자신이 감독을 맡은 영화를 선보이는 것. 출중한 연기력으로 정평난 네 사람의 연출 실력은 어떨지 관심이 보인다.

'언프레임드'가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이 '언프레임드' 프로젝트를 통해 '감독' 이름표를 달고 만든 '반장선거', '재방송', '반디', '블루 해피니스' 네 편이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다. 7일과 8일 영화 상영 후 네 감독들과 출연진은 관객과의 대화에도 나선다.

박정민 감독의 '반장선거'는 초등학교 5학년 2반 교실의 반장선거 풍경을 조명한 초등학생 누아르. 손석구 감독의 '재방송'은 결혼식장에 동행하게 된 이모와 조카의 하루를 그린 작품. 최희서 감독의 '반디'는 싱글맘 소영과 9살 딸 반디의 이야기. 이제훈 감독의 '블루 해피니스'는 도시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청춘의 이야기. 네 명의 감독이 각기 다른 시선과 개성, 그리고 주제를 담아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 행사에 참석한 배우 이제훈. /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 행사에 참석한 배우 이제훈. /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이제훈은 지난 7일 열렸던 액터스 하우스 행사에서 '블루 해피니스'로 연출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영화 만드는 걸 꿈꿔왔었다"고 말했다. 배우가 아닌 연출자의 입장에서 경험한 영화 현장에 대해서는 "감독이라는 위치에서 스태프들의 이야기를 듣고 방향 지시나 디렉션을 줘야 한다. 현장에서 연출에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있을지를 걱정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야기 속 인물들이 연기를 잘하는 친구들이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렇게 배우들을 떠올리며 글을 썼다"고 전했다. '언프레임드' 제작사는 이제훈이 김유경 대표, 양경모 감독과 공동 설립한 콘텐츠 회사이기도 하다. 종합 창작자로서 이제훈의 의욕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박정민 역시 감독 타이틀은 처음이지만 산문집 '쓸 만한 인간'을 통해 글 실력을 선보여왔다. 깊이 있고도 재치 있는 필력에 '배우 박정민'이 썼다는 걸 모른다면 독자들이 '작가 박정민'은 전혀 별개의 인물이라 여길 정도다. 원래 꿈이 감독이었던 박정민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연출과로 입학했다가 연기과로 옮겼다. 그간 많은 인터뷰에서는 "연출에 욕심이 없다", "감독에는 재능이 없다"고 말해왔다. 그랬던 그가 용기 내 연출한 것이 이번 작품일 테다. 스스로는 재능이 없다고 했지만 예술가로서 영리함을 갖고 있는 박정민이라면 연출에서도 섬세함과 재치를 발휘할 것이라 기대된다.
박정민 연출작 '반장선거'의 한 장면 /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박정민 연출작 '반장선거'의 한 장면 /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최희서와 손석구는 글솜씨와 연출력을 가늠할 수 없어 이번 작품이 더욱 궁금해진다. 최희서와 손석구 역시 연기력과 화제성 모두 의심할 여지없는 배우들. 변화무쌍한 캐릭터로 팔색조 연기를 보여왔던 그들이 연출 영역에서는 얼만큼의 잠재력을 갖고 있었을지 이번 작품이 첫 평가대가 될 것이다.

'언프레임드' 프로젝트를 통해 직접 쓴 각본으로 연출하며 감독으로 데뷔하게 된 네 명의 대세 배우들. 자신들의 기존 '프레임'을 넘어 새로운 영역으로 범위를 넓히는 그들의 모습이 빛나기를 기대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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