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
최민식X박해일, 첫 호흡
임상수 감독 "돈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
윤여정, 연기 변신 '존재감'
영화 '행복의 나라로' 최민식, 임상수, 박해일./ 사진=조준원 기자
영화 '행복의 나라로' 최민식, 임상수, 박해일./ 사진=조준원 기자
자타공인 최고의 연기파 배우인 최민식과 박해일이 스크린에서 처음 만났다. 두 배우의 소름끼치는 연기 호흡이 따뜻한 웃음과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 '행복의 나라로'다.

6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 기자 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행복의 나라로'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탈옥수 '203'(최민식)과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남식'(박해일)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인생의 화려한 엔딩을 꿈꾸며 특별한 동행을 하는 이야기다.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들' '하녀' '돈의 맛' 등을 통해 사회의 본질을 꿰뚫는 날카로운 대사와 특유의 유머를 선보여온 임상수 감독의 신작으로, 이름만으로도 신뢰감을 주는 대표 연기파 배우 최민식, 박해일의 스크린 첫 만남이 성사된 작품으로 기대를 더한다.
배우 최민식./ 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최민식./ 사진=조준원 기자
최민식은 극 중 교도소 복역 중 인생 마지막 행복을 찾아 뜨거운 일탈을 감행하는 죄수번호 '203'을 연기했다. 또 '203'의 특별한 여행에 얼떨결에 동참하게 된 '남식' 역은 박해일이 맡았다. 두 사람은 첫 만남이 무색할 만큼 완벽한 케미와 연기 시너지를 선보이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날 최민식은 박해일과 첫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특별히 노력한 건 없다. 다른 여러 작품을 통해서 박해일의 연기를 봐 와서인지 낯설지 않았다"라며 "늘 좋은 인상이 남아 있었다. 이번에 작품에서 처음 만났지만 오래전부터 같이 해왔던 느낌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민식은 "술로 호흡을 다녔다. 처음엔 제정신이었는데 한 여덞번을 몽롱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라며 "관객들이 어떻게 볼 지 모르겠지만 작업 하는 과정은 아주 즐거웠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민식은 "이렇게 오토바이를 잘 탈 줄 몰랐다. 스턴트맨 수준으로 잘 타서 안전하게 재미있게 찍었던 기억이 있다"고 에피소드도 전했다.
배우 박해일./ 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박해일./ 사진=조준원 기자
박해일은 "최민식 선배와 언제쯤 한 번 작품에서 만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 생각을 15년 동안 했다. 이번 기회로 임상수 감독님, 최민식 선배님을 비롯해 많은 배우들, 스태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해일은 "로드무비 또한 낯설지만 언젠가 해보고 싶었던 장르다"라며 "최민식 선배와 함께 하는 것 자체로 행복할거란 기대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해일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 감독님, 최민식 선배와 숙소를 구해놓고 시나리오 가지고 치열하게 이야기 했던 기억이 있다. 작품 캐릭터를 구축한 상태에서 빠른 기차처럼 출발 했다"라며 "특별히 어떤 기억보다, 최민식 선배께서 늘 30분 일찍 오셔서 저 또한 현장에 빨리 도착하려고 노력 했다. 선배님의 호흡 하나하나에 리액션하고 싶은 마음, 이런 기회 언제올까 하는 마음으로 촬영했다"라고 했다.

최민식, 박해일을 비롯해 작품마다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을 선보이는 조한철과 임성재가 '203'과 '남식'을 쫓는 미스터리한 인물 '강두'와 '동치'로 분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특히 '바람난 가족' '하녀' '돈의 맛' 등 임상수 감독의 작품에 꾸준히 출연한 윤여정이 평창동 '윤여사'로 등장해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낸다. 여기에 다채로운 매력으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이엘이 '윤여사'의 딸 '김변'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임상수 감독은 "나이가 들면서 죽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마주하고 깊이 생각하는 기회가 많아지는 듯 하다. 가까운 분들 중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아 졌다. 그런 느낌을 가지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

아울러 임 감독은 "전작에서처럼 돈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행복의 나라로'는 다른 종류의 영화"라며 "돈에 대한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와닿을 수 잇는 소재라고는 생각했다. 돈의 행방을 놓고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결국 돈은 누구의 손으로 갔을까"라며 궁금증과 기대감을 동시에 안겼다.

부산=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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