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근' 극장가에 단비 된 '모가디슈'·'인질'
'모가디슈', 제작자는 아내 강혜정 대표·연출은 류승완 감독
'인질'에는 황정민 배우 부부가 공동제작 동참
영화 '모가디슈'와 '인질' 포스터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영화 '모가디슈'와 '인질' 포스터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NEW
≪김지원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목요일 오후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두 쌍의 부부가 침체된 극장가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영화 '모가디슈'와 '인질'에 참여한 이들의 얘기다. '모가디슈'의 제작사 대표와 감독, 그리고 '인질'의 공동제작사 대표와 배우는 부부 사이. 영화계 베테랑 부부들이 만든 수작이 선전하면서 쓰러져가던 극장가가 조금은 한숨을 돌리는 모양새다.

'모가디슈'의 제작사 이름은 외유내강. 외유내강은 류승완-강혜정 부부가 2005년 설립한 영화 제작사. 이름은 류승완과 강혜정의 성에서 따왔다.

강혜정은 영화 홍보 및 제작 업무를 맡아온 영화인. 두 사람은 1993년 독립영화협의회에서 만난 인연으로 부부의 연을 맺었다. '영화학도'로 만난 두 사람이었기에 작품을 보는 안목은 상당했다. 부부가 합을 맞춰 세상에 빛을 본 영화가 '부당거래', '베를린', '베테랑' 등이다.
영화 '모가디슈'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모가디슈'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류 감독은 최근 '모가디슈' 관련 인터뷰에서 제작사 대표이자 아내인 강혜정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촬영과 영화 제작을 겸해서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그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쌓은 우리 팀들의 결속력"이라며 "강혜정 대표를 비롯해 조성민 부사장, 공동 제작을 맡은 김정민 대표, 그리고 우리 크루들이 없었다면 제가 할 수 있었겠나"고 말했다.

강 대표는 "외유내강 영화들이 탄탄하고 알차게 나오는 건 류승완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류 감독은 영화 외에 다른 취미 생활도 거의 없을 만큼 영화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류 감독은 늘 다른 패턴의 영화를 해왔다. 제작자로서 그런 부분은 엄청난 자극이 되고 좋은 의미의 긴장감을 준다"며 "예전에 한 시상식에서도 말한 적 있지만 류 감독은 저한테 살아있는 큰 선생님"이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또한 "부부지만 영화인 동료이자 파트너로서 많은 걸 배웠다. 부부이기 때문에 함께 일할 때 유리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배우 황정민이 5일 열린 영화 '인질'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NEW
배우 황정민이 5일 열린 영화 '인질'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NEW
두 부부는 영화 '인질'에도 흔적을 남겼다. 공동제작사로 나선 것. 제작 파트너는 샘컴퍼니다. 샘컴퍼니는 황정민의 아내 김미혜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회사. 두 사람은 계원예고 동창인데, 학창시절에는 그다지 친하지 않았으나 1999년 뮤지컬 '캣츠'에 출연하며 연인으로 발전해 결혼했다.

황정민은 과거 한 예능에 출연해 아내에 대해 "내가 어떤 잘못을 해서 모두가 날 손가락질해도 날 안아줄 사람"이라며 "지금도 아내를 보면 설렌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 열린 '인질' 제작보고회에서는 "아내가 소속사 대표이지 않나. 아내와 좋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그렇게 사는 게 부부 아니겠냐"며 현실 부부의 케미를 털어놨다.

영화 '인질'의 중요한 기획 포인트 중 하나는 실력이 뛰어난 신인이나 아직 알려지지 않은 기성배우를 발탁하는 것이었다. 황정민은 이번 영화의 이런 기획에 동의하며 제작사에 먼저 자신의 개런티를 줄여 제작비를 절감하겠다고 밝혔고, 신인배우들을 등용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한다. 김미혜 대표도 남편이자 소속 배우인 황정민의 깊은 뜻에 공감해 개런티를 줄이는 데 동의했다고 전해졌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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