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질'에서 황정민 납치한 인질범 役
스크린 신예지만 18년 차 공연계 베테랑
"황정민과 액션신, 파스 붙이고 촬영"
"할아버지 되도 연기하고파"
영화 '인질'에 출연한 배우 김재범. / 사진제공=NEW
영화 '인질'에 출연한 배우 김재범. / 사진제공=NEW
"캐스팅 소식을 들은 날은 저희 가족의 잔칫날이 됐죠. 하하."

배우 김재범은 영화 '인질'에서 황정민을 납치하는 인질범 역할로 황정민에 버금가는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인질' 제작진은 황정민이 납치됐다는 설정의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더 생생하게 와닿게 하기 위해 황정민 외에는 유명하지 않은 배우들을 발탁했다. 또한 황정민 외의 캐스팅에 대해서도 보안을 유지했다. 김재범은 18년 차 뮤지컬 배우로, 공연계에서는 실력파로 유명하지만 스크린에서는 아직 낯선 얼굴이다. 김재범은 "한꺼번에 다 같이 나와서 인사해도 좋았겠지만 처음 기획 단계부터 이렇게 진행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섭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개봉하면 부모님께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었어요. 아버지는 주변 분들에게 늘 '우리 아들이 이런 공연에 나온다'고 자랑하셨는데, 사람들은 그 공연들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래서 '인질' 출연이 확정됐을 때 부모님의 자랑거리가 생겼다는 사실에 기뻤죠. 안타깝게도 아버지가 올해 돌아가셔서 영화를 못 보셔서 조금 슬프지만 아프신 중에도 정말 좋아해주셨죠. 그걸로 충분히 위안을 삼았어요. 어머니는 보러 가시면 '너 왜 이렇게 나쁜 놈으로 나오냐'고 하시겠지만 좋아하실 거예요."
영화 '인질' 스틸 / 사진제공=NEW
영화 '인질' 스틸 / 사진제공=NEW
김재범은 1000대 1 경쟁률을 뚫고 '인질'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꼭 붙겠다는 기대보다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임했다"고 그날을 기억했다.

"대학 이후로 이렇게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건 처음인 것 같아요. 하하. 여름의 남자 정민 형과 함께 큰 스크린에 제 얼굴이 나온다는 게 기뻐요다. 아직까지도 현실감이 없어요. 통상 다른 오디션장에서는 조연출님이 대사를 맞춰 주는데 여기서는 정민 형이 직접 대사를 맞춰줘서 훨씬 몰입이 잘 됐어요.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긴 시간 진지하게 연기를 하고 나온 느낌에 뿌듯했죠."

영화에서 인질범 최기완은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 극 중 황정민과 치열한 두뇌싸움도 하고 나중에는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몸싸움도 벌인다. 김재범은 "모두 배려해주는 촬영장이었고 정민 형도 편하게 해주셔서 힘든 점이 없었지만 육체적으로는 정민 형과의 마지막 액션신을 찍을 때 조금 고생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제가 1년에 한두 번 정도 허리에 근육통이 오는데 그 촬영 전날 느낌이 딱 오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나니 '역시나'였어요. 새벽부터 주사 맞고 CT 찍고 촬영장엔 파스를 덕지덕지 붙이고 갔죠. 액션 장면이라 맞을 때는 고통스러운 표정이 나와야 하는데 허리가 아파서 괴로운 표정이 저절로 잘 나왔어요. 하하."
영화 '인질'에 출연한 배우 김재범. / 사진제공=NEW
영화 '인질'에 출연한 배우 김재범. / 사진제공=NEW
공연계에서 주로 활동했지만 이번 작품을 계기로 김재범은 TV와 영화에서도 많은 러브콜을 받게 될 것이라 기대된다. 김재범은 이번 영화를 촬영하며 "긴 시간 배우를 하고 싶다, 할아버지가 돼서도 무대에 서고 싶고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영원히 배우이고 싶어요. 대스타보다 길게 갈 수 있는 배우를 꿈꿔요. 그리고 제가 낯을 가리고 표현을 잘 못해서 마음으로는 아끼는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소중한 이들에게 더 표현할 줄 알고 다가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동료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인간적인 형이자 동생이자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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