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 재차의? 결계? 알아두면 쓸모 있는 '용어 사전'
'부산행' 좀비 보다 강한 전투력 '재차의'의 정체는?
연상호 "'방법: 재차의', '방법 유니버스'의 변곡점"
'방법사' 정지소의 등장 시점은?
영화 '방법: 재차의'./
영화 '방법: 재차의'./


<<노규민의 씨네락>>
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영화 관련 이슈와 그 안에 숨겨진 1mm,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합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수도 있는, 영화 관련 여담을 들려드립니다.


살인사건 현장. 피해자 앞에 가해자가 고개를 떨군 채 죽어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가해자가 사망한 지 3개월이 지난 시체라는 것.

'시체가 돼 살아나 누군가를 죽인다' 라는 현실 불가능한 상상은 '부산행', '반도' 등으로 K-좀비 영화에 한 획을 그은 연상호 작가의 머리에서 시작됐다.

연 작가는 신작 '방법: 재차의'로 여름 성수기 3연타석 흥행을 노린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좀비일까? 좀비는 살아있는 시체를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좀비와 '방법: 재차의'에 존재하는 좀비는 어딘가 많이 다르다.

말을 하고, 운전을 한다. 몸이 굽어 있지도 않다. 살아있는 사람처럼 후드티를 입고, 단체로 움직일 때는 '군단'이라 불릴 정도로 질서정연하다. 이들의 정체는 뭘까? 그리고 이 독특한 좀비는 어떻게 구현된 걸까. 또한 제목인 '방법'과 '재차의', '두꾼' '스티그마타', '결계' 등 알 수 없는 용어들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울러 드라마 '방법'과 영화 '방법: 재차의'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방법: 재차의'를 보기 전 알아두면 쓸모 있을 수도 있는 '방법 상영설명서'를 공개한다.
[노규민의 씨네락] 제목 뜻 아시겠어요?…'방법: 재차의' 상영 설명서
'방법: 재차의'는 지난해 2월 tvN에서 방송한 12부작 드라마 '방법'의 스핀오프다. 백소진(정지소)이 진종현(성동일)을 방법하고 사라진 이후, 3년이 지난 어느 날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엄지원, 정지소, 정문성 등이 드라마에 이어 그대로 출연하며, 권해효, 오윤아, 이설 등 새로운 인물들이 합류해 극적인 재미를 더했다.

연상호 작가는 최근 인터뷰에서 "'방법: 재차의'는 방법 유니버스의 변곡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연 작가는 애니메이션 '서울역', 영화 '부산행', '반도'까지 세계관을 확장 시키며 '연니버스'를 구축했다. '방법: 재차의' 역시, 드라마 '방법'에서 확장된 '방법 유니버스'의 본격적인 시작으로, 계속해서 이어질 '방법' 스토리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서 '방법'이란 이미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라면 다 알겠지만, 무당의 딸로 태어난 방법사 백소진이 내리는 저주를 뜻한다. 2016년 국립국어원이 개통한 국민 참여형 국어사전인 '우리말샘'에는 '주술을 쓰다'의 옛말로 '방법하다'라고 기록돼 있다.

극 중 백소진이 지닌 능력 '방법'은 한자 이름, 사진, 소지품으로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로, 이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경우에도 상대가 눈앞에 있다면 손으로 붙잡아 방법을 행할 수 있다. '방법'의 대상이 된 존재는 손과 발이 오그라지는 형태로 힘을 잃는다. '방법: 재차의'엔 앞서 이야기한 새로운 형태의 좀비가 등장해 위협을 가하는데, 백소진이 어떤 형태로 상대하게 될지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법: 재차의' 예고 영상./
'방법: 재차의' 예고 영상./
그렇다면 '재차의'란 무엇일까. 조선 중기 문신 성현이 지은 고서 '용재총화'에 등장하는 '재차의'(在此矣)는 손과 발이 검은색이고 움직임은 부자연스럽지만, 사람의 말을 그대로 할 줄 안다고 전해지는 전통 설화 속 요괴의 일종으로, 되살아난 시체를 뜻한다. '방법: 재차의'에서의 좀비는 누군가가 조종하는 그대로 움직이다, 제 역할을 다하면 존재감이 상실된다.

연상호 작가부터 드라마 '방법'에 이어 '방법: 재차의'에서 메가폰을 잡은 김용완 감독 등 제작진은 이 새롭고 독특한 좀비를 구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 전영 안무가가 새롭게 합류해 '재차의'의 걸음걸이, 보폭, 시선의 방향, 팔의 각도 하나까지 세심하게 동작을 짰다. 특히 '부산행' '반도' '킹덤' 시리즈에서 맹활약한 '베테랑 좀비 배우들'의 열정과 노력이 더해져 독특한 무드감과 짜릿한 스릴을 안긴 '재차의' 군단이 탄생 됐다.

특히 예고된 살인을 저지르기 위해 모인 100명의 재차의 군단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칼 같은 움직임을 보이다, 개미 떼처럼 목표를 향해 일제히 뛰어 습격하는 장면은 온몸에 전율이 올 정도로 임펙트 있다.

더불어 재차의를 조종하는 주술사를 '두꾼'이라고 한다. 재차의의 배후가 누구일지, 어떤 사연이 존재하는 지도 관전 포인트다.

재차의는 총을 수십발 맞고도 일어난다. 어쩌면 우리가 그동안 봐 온 좀비보다 몇 배 이상 전투력이 강할 것이다. 결국 재차의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앞서 말한 '방법'이다.

'방법: 재차의'에는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용어들이 여럿 등장한다. 드라마 '방법'에서 부터 언급된 '스티그마타'는 사람의 몸에 생긴 징표 중 종교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흔적을 뜻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수난을 당할 때 손과 발, 이마, 옆구리에 생긴 상처와 같은 성흔을 뜻한다. 드라마 '방법'에서 백소진과 악귀 '진종현'(성동일)이 같은 스티그마타로 연결된 사실이 밝혀지며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한 바 있다.

또한 '결계'는 본래 불교 용어로 수행 중 일정한 장소를 구분해 행동에 제약을 거는 행위다. 일종의 주술적인 방어막과 같은 개념인데, 극 중 '재차의' 손목에 있는 결계 모양부터 백소진이 수련을 위해 그리는 결계, 공간을 은폐하기 위한 결계, 그리고 '두꾼'의 거대한 결계까지 여러 장면에서 중요한 장치로 등장한다.
'방법: 재차의' 포스터./
'방법: 재차의' 포스터./
드라마 '방법'은 최고 시청률 6.7%를 기록했다. 주술사, 무속인 등을 전면에 내세운 흥미로운 소재로, 마니아층을 형성 했다. 확장된 세계관 '방법: 재차의'에서는 '재차의'라는 유니크한 빌런이 등장해 '오락물'로서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그리고 3년간의 수련을 마친 백소진이 영화에 등장하는 시점 또한 키 포인트다. 백소진의 등장이, '방법 유니버스'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마지막 팁이다. '방법: 재차의'의 라스트 크래딧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뜨지 말길. 쿠키영상에 집중하길 바란다.

'방법: 재차의'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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