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운·솔빈 스크린 데뷔작
찾아볼 수 없는 개연성
수용하기 힘든 주연들의 연기력
영화 '나만 보이니' 포스터 / 사진제공=디스테이션
영화 '나만 보이니' 포스터 / 사진제공=디스테이션


러닝타임 97분간 '무엇을 보라는 걸까'라는 의문이 계속 머리를 멤돌았다. 배우들의 연기도 눈뜨고 보기 힘든 수준이지만, 영화의 책임자이자 총괄자인 감독이란 자리가 의욕만으로 함부로 욕심내선 안 된다는 교훈을 주는 작품이다. 영화 '나만 보이니'다.

신인감독 장근(정진운 분)은 후배이자 프로듀서인 민정(솔빈 분)이 받은 창업대출금으로 겨우 데뷔작을 찍게 된다. 장근과 민정을 비롯해 스태프들, 배우들까지 6명은 촬영을 위해 폐호텔을 찾는다. 촬영 중 귀신이 목격되며 촬영팀은 공포에 질리기 시작한다.
영화 '나만 보이니' 스틸 / 사진제공=디스테이션
영화 '나만 보이니' 스틸 / 사진제공=디스테이션
'나만 보이니'는 짜임새라는 게 없는 영화다. 코믹과 호러를 접목해 경쟁력을 가져가겠다는 의욕만 앞세우다 장르의 정체성을 잃어버렸고, 무서운 건 둘째치더라도 코웃음도 나오지 않는다. 알차고 소소한 '십시일반 매력'이 있는 작은 영화들도 많지만 '나만 보이니'는 오합지졸, 오리무중, 중구난방이다.

철없지만 집안이 넉넉한 여배우,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프로듀서, 허술한 스태프들 등 6명 캐릭터들에는 불필요한 설정이 많다. 그러다보니 이들이 이야기 내에서 왜 필요한 건지 알 수 없다. 장근을 통해서는 청년이자 신인 감독의 패기와 애환을 보여주고 싶었던 듯하다. 감독이랍시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멋도 내고 싶은데 역량이 안 되니 이리저리 휘둘린다. 그 모습을 보고 있어야하는 관객들은 답답하다. 주인공 외의 캐릭터들은 통상 '감초'를 담당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이들의 존재 이유를 알 수 없다. 영화의 전개도 엉성한데 캐릭터들까지 엉망이다. 이런 상황에 캐릭터들 간 케미까지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이다.

'나만 보이니'는 아이돌 출신의 정진운과 솔빈의 첫 영화다. 요즘에는 아이돌 출신의 훌륭한 연기자들도 많은데 두 사람의 연기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편견'을 다시 끄집어낸다. 감정 없이 기계적이고 딱딱한 연기를 보여준다. 작품을 통해 연기 실력을 쌓아가는 것도 그들에겐 좋겠지만 상영 시간 동안 꼼짝없이 그들의 연기를 봐야하는 관객들에게는 곤욕이다.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은 많았겠지만, 영화 제목처럼 '나(감독)만 보이는' 영화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수 없다.

오는 21일 개봉.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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