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에 점령당한 박스오피스
韓영화 구원투수 출격하는 '모가디슈'
"완성도가 결국 영화산업 정상화의 관건"
외화가 점령한 박스오피스. / 사진제공=각 영화 배급사, 한국영화진흥원 통합전산망 홈페이지 캡처
외화가 점령한 박스오피스. / 사진제공=각 영화 배급사, 한국영화진흥원 통합전산망 홈페이지 캡처


≪김지원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목요일 오후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박스오피스 10위권 내에 한국영화가 3편 뿐이다. 1위부터 5위 안에는 '파이프라인' 겨우 한 작품. 그마저도 관객 동원 1위 '캐시트럭'과 일일 관객 수는 30배 가까이 차이 나는 초라한 성적표다. 주요 한국 영화들이 개봉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B급' 한국 영화만 쏟아지는 시장을 외화들이 장악해버린 것.

코로나 상황 속에도 2020년 연간 박스오피스 10위 안에는 '남산의 부장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8편이 한국 영화였다. 하지만 올해 전체 박스오피스 순위를 보면 10위 안에 한국 영화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서복' 두 편 뿐이다. 외화가 강세를 보이는 건 경쟁 상대가 될 만한 한국 영화가 전무하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지난해만 해도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면 영화를 내놨던 배급사들이 올해는 눈치 작전만 펼치고 있는 것이다. 윤제균 감독의 '영웅'이나 차승원 주연의 '싱크홀' 등 개봉 시기를 한 번 놓쳐버린 대작들은 적절한 시기를 다시 잡기도 힘든 상황이다. '배급사 곳간'마다 개봉 연기로 쌓인 작품들이 넘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나온 영화가 모두 흥행에 참패한 것은 아니다. 1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 악재에도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가 개봉 첫날 40만 명 동원, 개봉 19일 만에 200만 명 동원이라는 성과를 냈다. 코로나 이전의 상황을 완전히 회복한 건 아니지만 볼거리가 있는 영화는 충분한 관객 동원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영화 '모가디슈'과 '인질'이 여름 개봉을 확정했다. / 사진제공=각 영화 배급사
영화 '모가디슈'과 '인질'이 여름 개봉을 확정했다. / 사진제공=각 영화 배급사
극장가에 훈풍이 돌자 간보기 작전으로 일관하던 한국영화도 하나 둘씩 시장에 나서고 있다. 텐트폴(개봉작 가운데 가장 큰 흥행 기대작)로 나설만한 작품은 모가디슈, 그리고 인질이다. 김윤석과 황정민이라는 천만배우가 이끄는 두 작품은 거대 자본이 투입된 대작이다.

제작비 240억 원이 투입된 '모가디슈'는 최근 여름 개봉을 확정했다.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등이 주연한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수도 모가디슈에 고립된 남북대사관 공관원들이 탈출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연기력과 흥행력을 갖춘 배우들이 출연하는 오락성 있는 작품으로 전면전에 나선 것.

영화계 관계자는 "몇 달간 영화산업 정상화를 위해 배급사에 지원금을 지급해왔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배급사와 극장이 큰 영화가 개봉돼야 극장 정상화가 앞당겨질 거라는 의견을 모았고, 그 가운데 텐트폴로 모가디슈가 언급됐다"고 설명했다.

황정민 주연의 '인질' 역시 여름에 극장에서 개봉한다. 약 8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인질'은 리얼리티 액션 스릴러로, '황정민이 황정민을 연기한다'는 대목이 흥미로운 작품이다. '베테랑', '군함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천만과 수백만 영화를 양산한 황정민이 선봉에 섰다는 점이 '인질'이 한국영화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는 이유다.

이현경 영화평론가는 "코로나 뒤 겨우 훈풍이 불기 시작했지만, 극장가가 완전히 살아나려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의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결국 두 영화의 흥행을 판가름할 중요한 요인은 완성도"라고 강조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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