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개봉작중 100만 영화 세 편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하루 40만
한국영화 '미션파서블' 44만, 상반기 흥행순위 5위
대작은 코로나19 눈치만...외화는 '흥행'
[TEN 이슈] 오스카 버프에도 100만 못넘는 韓영화, '분노의 질주' 가능할까


티켓이 없어서 보고 싶은 영화도 보지 못할 때가 있었다. 영화 '극한직업'이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최종 1626만명을 동원하며 수많은 관객을 웃겼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부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휩쓴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은 누적관객수 1031만명을 기록했다. 불과 2년 전 이야기다. 이때까지 한국영화는 잘 나갔다.

지난 19일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로 개봉한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가 오프닝 신기록을 달성했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19일 하루 동안 40만 312명(누적 40만 707명)을 동원했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 개봉한 모든 영화를 통틀어 최고 기록이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가 입소문을 타면 순식간에 100만을 돌파하고, 올해 최고 히트작이 될 수도 있다. '소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 그리고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까지 외화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우리영화는 어떻게 된걸까.

코로나19라는 불청객이 찾아온 지난해 초부터 올해까지 한국영화계는 최악의 침체기를 맞아 비틀거렸다. 코로나 감염 우려로 극장을 찾는 관객이 줄기 시작했고, 손익을 따져야 하는 상업영화들은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다. 국내외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 되면서, 촬영 자체에도 지장이 생겼고 제작이 미뤄진 영화도 점점 늘어났다.

개봉을 앞둔 영화들은 발을 동동 구르다가 OTT 라는 돌파구를 찾았고, 1년 사이 넷플릭스, 티빙 등이 성장하면서 영화시장이 급변했다.

그러나 영화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가 '극장'이다.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제 맛이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세계관을 펼치고 싶은 것이 연출자의 마음이고, 이를 더욱 생생하게 몰입해서 볼 수 있는 것이 극장이다.

여전히 극장가엔 관객이 적고, 한국영화는 위축 돼 있다. '흥행'을 장담할 수 없어, 돈을 많이 들인 대작들은 앞다퉈 개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게 한국영화가 기를 못 펴고 있는 사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일본 에니메이션, 그리고 미국 액션 영화가 '흥행'이란 목표를 달성했다.
영화 '소울' 스틸컷./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소울' 스틸컷./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올해 상반기, 100만 관객을 넘긴 작품은 미국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소울'(204만 명),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201만 명), 그리고 미국 영화 '미나리'(111만 명)까지 고작 세 편이다. 이 중 2편이 해외 애니메이션이고, 한국영화는 없다.

상반기 전체 영화 순위를 보면 1위 '소울', 2위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3위 '미나리', 4위 '고질라 vs. 콩, 5위 '미션파서블'이다. 그나마 5위권에 자리한 한국영화 '미션파서블'은 44만 명 밖에 동원하지 못했다. 50만 명도 못 넘었다.

올초부터 상업영화 독립영화를 불문하고 다수의 한국영화가 개봉 했지만,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들이거나 초호화 라인업을 앞세운 작품은 없었다. 송강호, 이병헌, 최민식, 전도연 등 충무로 흥행보증수표들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공유-박보검이 호흡한 '서복'이 극장과 티빙 동시 개봉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관객을 만났고, 38만 관객을 모으며 상반기 한국영화 흥행순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설경구, 변요한 등이 열연한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가 33만을 동원해 4위를 차지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영화 '영웅', '인생은 아름다워' 포스터./
영화 '영웅', '인생은 아름다워' 포스터./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한 정성화 주연 대작 '영웅'부터 류승룡, 염정아, 옹성우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등은 애초 지난해 개봉하려다 증발해 버렸다. 이처럼 개봉을 앞두고 사라져 버린 영화들이 여럿 있다. 또한 역대급 라인업을 자랑하거나 해외 로케이션으로 촬영한 블록버스터급 영화 등이 상당수 있는데, 이미 후반작업까지 마친 상태지만 이들 모두 코로나19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적절한 개봉 시기를 논의중인 상황이다.

'소울'이나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등을 보더라도, 관객이 무조건 극장과 영화를 외면하진 않는다. 쉽게말해 구미가 당기면 보고, 재미있으면 입소문을 타고 더 많은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다. 웅크리고 있을때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영화에도 관객을 움직일 수 있는 충분한 힘이 있다. 한국영화도 흥행을 향해 분노의 질주를 해 봄이 어떨까.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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