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역사' 골든글로브, 보이콧에 존폐 위기…톰 크루즈, 트로피 반납


아카데미상과 함께 미국 양대 영화상으로 불리며 권위를 자랑했던 골든글로브가 존폐 위기에 몰렸다. 골든글로브의 부정부패 의혹과 인종·성차별적 행보에 비판이 쏠리면서 할리우드 영화계에는 골든글로브 보이콧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매년 방송해온 미국 NBC가 내년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NBC는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최근 발표한 개혁안이 불충분함을 표하면서 "HFPA가 제대로 변화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너브러더스는 할리우드의 메이저 제작사 중 처음으로 골든글로브 보이콧을 선언했다. 워너브러더스는 성명을 통해 골든글로브의 인종차별, 성차별, 동성애 혐오 논란 등을 지적하며 HFPA가 주관하는 행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넷플릭스와 아마존 스튜디오, 할리우드 스타들을 고객으로 둔 100여 개 홍보대행사도 골든글로브에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그간 87명의 회원으로만 구성된 HFPA가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재정 관리를 불투명하게 운영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2월 제78회 시상식을 앞두고는 부패 스캔들이 터지기도 했다.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 / 사진=텐아시아DB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 / 사진=텐아시아DB
여기에 더해 인종·성차별에 대해서도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HFPA 회원 중에는 흑인이 단 한 명도 없으며, 지난 2월 열린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를 외국어영화로 분류해 작품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서 배제해 뭇매를 맞았다.

HFPA는 지난주 1년 이내에 회원 20명 추가하고 향후 2년 이내에 회원 수를 50% 더 늘리겠다는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으나, HFPA의 폐쇄적 운영을 주도해온 실세 법률고문과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유임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할리우드 영화계는 핵심이 빠진 개혁안이라고 비판했고, 할리우드 스타들도 골든글로브 보이콧에 동참 의사를 밝혔다. 톰 크루즈는 영화 '제리 맥과이어', '7월 4일생'으로 받은 남우주연상, '매그놀리아'로 수상한 남우조연상 트로피를 HFPA에 반납했다.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헐크 역의 마크 러팔로와 블랙 위도우 역의 스칼렛 요한슨도 성명을 내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골든글로브 보이콧이 확산되면서 HFPA가 과감한 개혁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내년 시상식 개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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