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산어보'의 이준익 감독 /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자산어보'의 이준익 감독 /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준익 감독이 흑백영화 '자산어보'에서 몇몇 장면을 컬러를 사용한 이유를 밝혔다.

24일 영화 '자산어보'의 이준익 감독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번 영화에서는 설경구가 유배지 흑산도에서 바다 생물에 눈을 뜬 호기심 많은 학자 정약전 역을 맡았다. 변요한은 바다를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글 공부에 몰두하는 창대 역을 맡았다.

이준익 감독은 "흑백만 있어도 컬러처럼 보이는 이유가 있다. 우리가 이미 그 물질에 대한 기억과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과 생각하는 것의 편차가 기억으로 메꿔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흑백만이 있어도 세련됐다고 느껴지는 건 흑백만의 디테일이 있기 때문이다. 흑백은 인물의 감정뿐만 아니라 여러 미장센까지 현미경으로 보는 것처럼 세세하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산어보'에는 세 장면에서 컬러가 등장한다. 이에 대해선 "어떤 깨달음을 얻거나 하는 순간들인데, 예를 들어 창대가 밤하늘을 바라보는 장면에서는 그전까지 약전을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만 봐왔던 것이고, 그저 보이는 대로 보니 새롭게 다시 보이는 거다. 갇힌 사고로 본 것이 흑산이고 있는 그대로 바라본 것이 자산인 것"이라고 했다.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간 정약전과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가 자산어보를 함께 만들어가며 벗이 돼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이준익 감독의 열네 번째 작품이자 두 번째 흑백 영화로, 오는 31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