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리, 한인 이민가정의 엄마 모니카役
"가장 한국적 정서 가진 인물"
엄마·딸·아내로서 인물 입체적으로 표현
'미나리' 감독 "한예리, 이 영화의 심장"
영화 '미나리'의 배우 한예리 / 사진제공=판씨네마
영화 '미나리'의 배우 한예리 / 사진제공=판씨네마


영화 '미나리'의 가족을 지탱해주고 지지해준 건 엄마 모니카다. 그를 연기한 한예리는 이 가족의, 그리고 이 영화의 강인한 큰 줄기가 되어 모두를 연결해주고 보듬어준다. '미나리'의 한예리를 좀 더 주목해야 할 이유다.

영화 '미나리'는 1980년대 한인가족의 미국 시골 정착기를 그린 이 작품으로, 이민가족의 애환을 진솔하고 담백하게 보여준다. 낯선 땅에 뿌리내리는 과정에서 서로를 사랑하는 가족이라도 갈등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영화 '미나리' 스틸 / 사진제공=판씨네마
영화 '미나리' 스틸 / 사진제공=판씨네마
한예리가 연기한 엄마 모니카는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절망을 겪는 가족이 서로 끊어지지 않게 꼭 붙잡아주는 인물이다. "우리가 같이 있는 게 더 중요한 거 아니냐"는 대목은 모니카가 가족의 결속을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농장을 이루겠다는 꿈을 실행해가는 남편 제이콥을 응원하기도 하지만 현실적 문제를 되짚으며 제이콥을 나무라기도 한다. 아들 데이빗이 선천적으로 약한 심장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염려하며 "뛰지마"를 입버릇처럼 얘기하기도 한다. 한예리는 "모니카는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갖고 있는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강인하고 헌신적이면서도 온순하고 따뜻한, 한국의 어머니상이 한예리의 모니카에 고스란히 담겼다.

모니카, 그 자신에게 현재 가장 크게 부여된 역할은 '엄마'지만 그는 엄마의 딸이기도 하다. 때문에 엄마 순자가 한국에서 보따리마다 싸온 반찬이며 고춧가루를 볼 때면 마음이 찡하다. 순자가 보따리를 하나씩 풀 때마다 '아이고'를 추임새로 내뱉는다. 한예리는 "순자가 모니카를 위해 한국에서 먼 타지로 왔을 길이 얼마나 험난했을지 느꼈을 것이고, 순자가 온 자체가 감격스러울 것이라 생각해 '아이고'를 덧붙였다"며 "순자와 모니카를 이어주는 한국적인 표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한예리가 엄마가 아닌 딸로서 모니카의 모습도 실감나게 표현한 대목이다.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은 "한예리는 이 영화의 심장"이라고 말했다. 오스카 예측 전문 매체인 골드 더비는 "'미나리'의 성공 열쇠는 한예리"라고 평가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가 예측한 오스카 여우주연상 유력 후보에 한예리의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한예리가 부른 '미나리'의 OST '레인송(Rain Song)'은 이미 오스카 주제가상 부문 예비후보에 1차 노미네이트됐다.

한예리의 깊고 섬세한 연기력은 모두의 마음에 온기과 용기를 전했다. 한예리가 없었다면 '미나리'는 결코 단단하게 완성될 수 없었을 것이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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