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상 연출작 '스프링 송', 부산영화제서 첫 상영
유준상 "내가 바라지 않아도 변하는 시대에 살고있어"
배우 이준화(왼쪽부터), 유준상 감독, 배우 정순원의 영화 '스프링 송'이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 사진제공=쥬네스 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준화(왼쪽부터), 유준상 감독, 배우 정순원의 영화 '스프링 송'이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 사진제공=쥬네스 엔터테인먼트
배우 유준상이 감독과 출연을 한 그의 세 번째 음악영화 '스프링 송'이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돼 관객들과 만났다.

'스프링 송'은 J n joy 20로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유준상과 이준화가 일본 후지산을 배경으로 완성되지 않은 신곡 '스프링 송' 뮤직비디오를 콘티도 없이 만드는 과정을 아슬아슬하게 담은 음악영화다. 겨울이 지나가면 봄이 오듯이 스스로를 믿는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에서 오는 변화와 소통에 관해 이야기한다. 배우 김소진과 정순원이 유준상, 이준화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일본의 뮤지컬 배우 아키노리 나카가와가 특별 출연했다.

'스프링 송'은 지난 22일 오후 7시 30분에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관객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상영 후에 열린 GV에는 유준상 감독, 배우 정순원, 이준화가 참석했다. GV는 관객이 온라인 Q&A 페이지에 실시간으로 질문을 올리면 감독과 배우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배우인데 어떻게 장편을 세 작품씩이나 연출을 하게 됐는지 묻자 유준상은 "제가 원래 영화 연출 전공이다. 연출 공부를 하면서 배우의 길이 나에게 더 맞겠다고 생각해서 배우가 됐고, 영화 연출을 공부했던 순간들이 잊혀지지가 않아서 언젠가 음악영화를 만들어야지 생각하고 시작을 한 게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가 됐다"고 밝혔다.
영화 '스프링 송' 스틸 / 사진제공=쥬네스 엔터테인먼트
영화 '스프링 송' 스틸 / 사진제공=쥬네스 엔터테인먼트
극 중 연기한 준상은 즉흥적인데 실제 비슷한 점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오랜 시간을 들여 여행을 하고 보고 듣고 공부한 것들이 음악을 만드는 그 순간에 나오는 건데, 사람들이 제가 음악을 즉흥적으로 만들고 성의 없이 하는 것처럼 보더라. 그래서 이번 이야기는 모든 것을 다 만들어 놓고 영화상으로는 하나도 안 만들어놨다고 설정하고 시작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영화를 찍기 위해 일 년 전에 후지산으로 답사를 다녀오고 철저하게 준비를 한 다음에 '내가 이렇게 즉흥적으로 한다고 하면 과연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라는 재미있는 상상과 오기에서 시작해 그걸 넘어서서 '재미있겠는데! 더 좋겠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답했다.

이번 영화는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순원은 "이제 5개월 된 딸 아이가 있다. 제가 아빠가 됐다는 게 가장 큰 변화고 책임감 같은 게 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가슴 한편에는 너무 철들지 말아야지, 연기하려면 더 까불고 즐겁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그런 철없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겉으로의 제 위치와 그런 건 변하지만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준화는 "변하는 것은 나이, 통장 잔고. 변하지 않는 것은 제 인성, 열정, 마음, 파이팅"이라고 말했다.

유준상 감독은 "후지산 제일 놓은 곳에는 눈이 녹지 않고 항상 쌓여 있는데 그 밑에서는 봄여름가을겨울이 계속 움직이고 있다. 나도 살면서 분명히 변하지 않는 마음속의 무언가가 있을 거고, 나도 계속 변해야 되고, 또 내가 바라지 않아도 이미 시대는 변하고 있다. 요즘 가장 큰 화두인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하며 좋은 방향으로 더 열심히 변하기도 해보고 또 변하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유준상 감독, 배우 정순원, 이준화가 지난 22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영화 '스프링 송' GV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쥬네스 엔터테인먼트
유준상 감독, 배우 정순원, 이준화가 지난 22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영화 '스프링 송' GV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쥬네스 엔터테인먼트
마지막으로 유준상 감독은 "'스프링 송'은 지금 시대가 이렇게 될 줄 몰랐을 때 만든 영화"라고 전했다. 이어 "저는 긍정의 기운이 봄의 기운과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기다리면 반드시 오는 게 봄이지만 또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봄은 나에게 굉장히 간절한 순간이 되겠구나, 그렇다면 그 간절한 순간에 노래를 하면 어떨까, 제목을 '스프링 송'으로 하면 어떨까,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관객들에게 "힘든 상황 속에서도 극장에 와주셔서 감사하다. 힘들 때마다 좋은 순간들을 떠올리며 버텨주시기 바란다"고 인사하며 GV를 마쳤다.

관객들은 "즉흥적으로 촬영한 것 같은 영상들이 편집돼서 뮤직비디오가 만들어진 게 신기했다", "뮤직비디오의 디렉팅처럼 처음엔 이 영화가 무얼 말하는지 알 수 없었음에도 설명하기 힘든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영화였다", "이해할 수 없어도 감정만큼은 잘 이해가 되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좋아하는 연극 배우분들이 출연해서 좋았다", "'스프링 송'을 보면서 자유로운 세상으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힐링 되는 순간이었다" 등 소감을 전했다.

'스프링 송'은 내년 겨울에 개봉할 예정이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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