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적 체험 높이는 특수분장
검버섯 메이크업에 뾰족 귀까지
'결백' 배종옥 "분장하며 캐릭터에 더 몰입"
'광대들' 손현주 "귀 분장 달고 일주일간 생활'
영화 '결백'의 배종옥 / 사진제공=키다리이엔티
영화 '결백'의 배종옥 / 사진제공=키다리이엔티


수염 붙이기는 기본, 검버섯 메이크업에 풀칠도 마다하지 않는다.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배우들의 노력이다. 불편한 특수분장을 기꺼이 감수한 영화 속 배우들의 모습을 살펴봤다.

최근 개봉한 영화 '결백'에서 배종옥은 시골 촌부로 변신했다. 배종옥이 맡은 캐릭터 채화자는 급성 치매에 걸려 기억이 온전치 못해 살인 용의자로 지목 받은 인물. 배종옥은 이런 인물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기 위해 2~3시간이 걸리는 특수분장을 했다. 배종옥은 "분장하며 변해가는 내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캐릭터에 더 빠질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또한 "노역 분장이 분장만으로 보이지 않길 바랐다. 나라는 배우에 분장이 입혀진 게 아니라 그 인물에 훅 들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장 내내 지켜보면서 조금 더 채화자를 이해하고 그의 삶 속으로 들어가려는 상상을 했다"고 말했다.

배종옥은 극 중 딸 역할을 맡은 신혜선이 감정에 더 몰입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장하는 모습을 일부러 보여주지 않았다고 한다. 오래 전 고향집을 떠난 딸이 늙고 병든 어머니의 모습을 세월이 흘러 마주했을 때의 그 감정을 신혜선이 더 생생하게 느끼고 표현해내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신혜선도 인터뷰를 통해 "촬영할 때 선배님이 분장하고 온 모습을 보니 연기에 도움이 됐다. 미리 봐서 익숙해졌다면 그 (장면에 맞는 감정의) 마음이 안 생겼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사자'의 우도환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사자'의 우도환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우도환은 영화 '사자'에서 뱀 형상의 캐릭터를 위해 7시간이 걸리는 특수분장을 했다. 우도환이 이 영화에서 연기한 지신은 상대의 약점을 꿰뚫어 이용하는 인물. 우도환은 미스터리하면서도 치명적인 모습부터, 뱀 형상의 실체를 드러내는 모습까지 선악을 오가는 캐릭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분장이 힘들었다는 우도환은 "카메라에 담긴 영상을 보면서 '좀 더 버티자'라고 생각했다. (분장으로 붙인 인조피부가) 계속 조여 오다 보니까 답답함이 많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또한 실체를 드러내는 마지막 장면에 대해 우도환은 "엔딩에서 관객에게 큰 충격과 인상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흉측한 모습은 캐릭터의 악함을 극대화하기도 했지만, 파충류를 연상시켜 징그럽기만 하다는 혹평도 있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 이성민 /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남산의 부장들' 이성민 / 사진제공=쇼박스
이성민은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실존인물인 박정희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인물을 실감나게 표현해냈다. '외모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귀를 만들어 붙이고, 치아는 보정기를 끼고, 머리 스타일도 비슷하게 연출했다. 이성민은 분장뿐만 아니라 담배를 드는 모습, 뒷짐질 때 손깍지 끼는 방식, 걸음걸이 등 습관까지도 비슷하게 모사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성민은 인터뷰를 통해 "걸음걸이나 그림자 같은 건 내가 봐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 손현주 /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 손현주 /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에서 한명회 역을 맡은 손현주 역시 '뾰족 귀'로 특수분장했다. 그는 한명회라는 인물의 카리스마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긴 수염과 뾰족 귀를 붙였다. 손현주는 촬영장에 항상 가장 먼저 도착해 가장 나중까지 분장을 했다고 한다. 손현주는 인터뷰를 통해 "나중에는 매번 (분장)하기 귀찮아서 (뾰족 귀를) 3일간 그대로 달고 있었다. 그러고 괜찮아서 일주일을 달고 있었다"며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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