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상반된 면모를 가지고 있다.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같은 듯 다른 '극과 극' 매력 대결.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김고은 /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김고은 /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 꿈을 찾아 방황하던 첫사랑 소녀 김고은
'유열의 음악앨범'의 미수

"기적, 참 별거 아니야. 그치?"

첫사랑의 기억은 누구에게나 달콤 쌉싸름하다.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훅 파고든 사랑에 소녀는 행복하기도 했지만 아파하기도 했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속 미수의 모습이다.

미수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물려준 제과점을 맡아 운영하던 10대 소녀였다. 라디오 프로그램 '음악앨범'의 DJ가 유열로 바뀌던 날, 가게 손님으로 온 현우(정해인 분)가 자신의 인생을 뒤흔들 이가 될 줄은 몰랐다.

김고은은 풋풋하고 씩씩한 10대 소녀부터 조금은 미숙하지만 담대한 30대 숙녀의 모습까지 찬란하고 아릿한 청춘의 모습을 아름답게 그려냈다. 사랑과 이별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자존감을 잃기도, 되찾기도 하며 꿈을 향해 성장해가는 영화 속 김고은의 모습은 관객들을 이입하게 만드는 포인트다. 애잔하지만 영롱한 청춘의 김고은에게서 관객들은 자기 자신을 보기 때문이다.
영화 '차이나타운' 김고은 /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영화 '차이나타운' 김고은 /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 지하철 보관함에 버려졌던 아이 김고은
'차이나타운'의 일영

"엄마도 엄마가 있어요?"

지하철 보관함 10번에 버려져 있어 이름이 일영인 아이. 비정한 세계에 홀로 남겨진 아이가 흘러 들어가게 된 곳은 차이나타운이다. 영화 '차이나타운' 속 일영은 부유하는 이방인이다.

쓸모 있는 사람만 살아남을 수 있는 차이나타운에서 일영은 자신을 유일하게 받아준 엄마(김혜수 분)를 위해서는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차갑고 잔혹하다. 세상에 아무런 흥미도 없었던 일영은 '감정'이란 것을 일깨워준 석현(박보검 분)을 만난 후 삶이 위태로워진다. 따뜻함을 알았기 때문이다.

김고은은 이 영화에서 서늘하면서도 맑은 얼굴로 중성적인 매력을 꺼내보였다. 지독한 세계의 비틀어진 관계 속에서 생존하려는 일영을 세밀하게 표현해냈다. 또한 김고은은 김혜수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드러내며 비정한 세계를 살아가는 강렬하고 처연한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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