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서부터 쌓아온 필모
섬세하고 개성 넘치는 연기로 눈도장
충무로 대세들 탄생시킨 작품은?
영화 '사냥의 시간' 주역들 / 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 '사냥의 시간' 주역들 / 사진제공=넷플릭스


우여곡절 끝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사냥의 시간'은 이제훈, 최우식, 안재홍, 박정민 등 충무로의 핫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촬영 당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네 배우는 독립영화, 단편영화 등 한 계단씩 차근히 밟아오며 탄탄한 연기력과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구축해왔다. 네 사람을 충무로 대세로 만든 작품들을 살펴봤다.
영화 '파수꾼'의 이제훈 / 사진제공=필라멘트 픽쳐스
영화 '파수꾼'의 이제훈 / 사진제공=필라멘트 픽쳐스
이제훈과 박정민은 '사냥의 시간'이 함께 호흡을 맞춘 두 번째 작품이다. 두 사람은 2010년 개봉한 영화 '파수꾼'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이제훈은 '파수꾼'에서 폭력적이고 삐뚤어진 고등학생 기태 역을 맡았다. 불우한 가정환경이라는 열등감을 가진 '학교 짱' 기태는 친구들에게 폭행과 욕설로 상처를 주며 자신의 약점을 감추려 한다. 이제훈은 어른이 되고 싶어 발버둥치는 10대의 불완전함과 유약함을 처연하게 표현해냈다. 이 영화에서 담배 피는 장면을 찍던 이제훈은 테이크를 8번이나 가는 과한 흡연(?)으로 졸도해 응급실에 실려 간 일화도 있다. 이제훈은 '파수꾼'으로 대종상 영화제 신인남자배우상,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하게 됐다. 심지어 대종상 영화제에서 이제훈은 '파수꾼'과 '고지전'(2011) 두 작품으로 신인상 후보에 올라 '이제훈과 이제훈의 경합'이 벌어지기도 했다.
영화 '파수꾼'의 박정민 / 사진제공=필라멘트 픽쳐스
영화 '파수꾼'의 박정민 / 사진제공=필라멘트 픽쳐스
박정민이 '파수꾼'에서 연기한 희준은 기태의 전학 간 친구다. 기태와는 어릴 적부터 절친하게 지내왔지만 그의 눈치를 보는, 묘한 상하관계를 이룬다. 박정민은 치기 어리고 미숙한 고등학생들의 심리를 아주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표현한다. 기태가 희준에게 '기어오르려고' 하는 장면에서는 날 선 긴장감을 끌어낸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고 절제하는 감정 연기가 뛰어나다. 박정민은 '파수꾼'으로 부일영화상 신인남자연기상 후보에 올랐다.

영화 '거인'의 최우식 / 사진제공=필라멘트 픽쳐스
영화 '거인'의 최우식 / 사진제공=필라멘트 픽쳐스
최우식은 영화 '거인'에서 영재 역으로 연기자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 '거인'은 보호시설에서 절망을 먹고 거인처럼 자란 영재의 아픔과 차마 버릴 수 없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최우식은 밝음과 어두움을 오가는 불안한 10대 소년의 모습을 호소력 있게 연기해냈다. 최우식은 이 영화로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남우상, 청룡영화산 신인남우상까지 휩쓸었다.
영화 '족구왕'의 안재홍 / 사진제공=KT&G 상상마당
영화 '족구왕'의 안재홍 / 사진제공=KT&G 상상마당
안재홍은 영화 '족구왕'을 통해 독보적인 캐릭터를 남겼다. 이 영화에서 안재홍은 족구를 사랑하는 복학생 홍만섭 엽을 맡았다. 안재홍은 통통한 체형으로 날렵하게 족구를 하며 이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해냈다. 다른 학우들이 스펙에 매달릴 때 홀로 족구를 고집했던 홍만섭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웃픈 감정을 느끼게 된다. '족구왕'으로 주목 받은 안재홍은 실제로 군대에서도 족구를 안했다고 한다. 안재홍은 이 영화로 디렉터스 컷 어워즈에서 올해의 새로운 남자배우상을 수상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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