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대세' 성훈, '사랑하고 있습니까'로 스크린 컴백
"영화의 성차별적 대사? 인정"

"'대상' 박나래에 포옹…1년 전부터 생각"
"연애도 결혼도 지금은 NO"
배우 성훈 / 사진제공=강철필름
배우 성훈 / 사진제공=강철필름
배우 성훈 / 사진제공=강철필름
배우 성훈 / 사진제공=강철필름
MBC ‘나 혼자 산다’로 예능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성훈이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판타지 로맨스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를 통해서다. 성훈은 코로나19 사태와 개봉이 맞물린 데 대해 우려를 표하며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극장으로 찾아와 달라고 말씀드리기에도 죄송하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팍팍한 현실에도 열심히 살아가는 카페 아르바이트생 소정(김소은 분)과 츤데레 카페 사장 승재(성훈 분)의 사랑 이야기다. 소정이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책을 갖게 된 후 기묘한 일에 휘말리게 되면서 둘의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 영화는 이미 2017년 10월 촬영을 마쳤다. 제작사 강철필름과 중국의 한 OTT업체가 10년 장기 프로젝트로 준비한 기획물이었는데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우여곡절을 겪다 이번에 개봉을 하게 됐다. 성훈은 “사실 개봉하게 될지 몰랐다”며 “1~2년 정도는 개봉이 미뤄지기도 한다고 들었는데 3년째가 되니 개봉할 수 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스틸 / 사진제공=강철필름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스틸 / 사진제공=강철필름
영화에서 츤데레 사장 승재는 소정에게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까탈스럽게 대한다. 츤데레 캐릭터는 무심하게 굴면서도 다정한 게 매력인데 성훈은 시종일관 화내는 연기만 해서 관객들이 캐릭터에 몰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1차원적인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너무 개연성 없이 화만 내죠. 승재가 자기감정 표현에 서툰 사람이기도 하고요. 남자 아이가 좋아하는 여자 아이를 괜히 괴롭히기만 하는 것과 같은 거죠.”

이 영화의 인물들은 소정에게 “치마를 입어라”, “화장 좀 하고 다녀라”고 말한다. 3년 전 촬영을 마쳤다고 해도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승재가 사장으로서 아르바이트생 소정을 대하는 태도도 ‘갑질’에 가깝다. 성훈도 이 같은 대목이 현재의 가치관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어느 정도 인정했다.

“찍었을 당시에는 작품 속 코미디로서 웃어넘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살짝 위험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어요. 당시에는 그저 ‘저런 캐릭터구나’라고 넘어갈 수 있겠다 싶었는데 요즘에는 시대가 빠르게 변하잖아요. (관객들이 보시기에) 위험하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되네요. 그래도 작품으로서 봐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아요. 끝까지 보면 승재가 갑질했던 게 아니라는 것도 아실 수 있을 거예요.”
배우 성훈 / 사진제공=강철필름
배우 성훈 / 사진제공=강철필름
성훈은 ‘나 혼자 산다’로 대중에게 친숙해졌다. ‘먹성훈’ ‘뉴얼’ ‘로이방’ 등 많은 별명도 얻었고, 박나래, 이시언, 헨리, 기안84 등 멤버들과 찰진 케미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성훈은 “시청자들이 친근하게 불러줄 수 있는 별명이 생긴다는 건 인지도가 생긴다는 것이고, 그렇게 만들어주고 잘 챙겨주는 멤버들에게 고맙다”며 “그 별명들이 싫지 않다”고 말했다. 성훈은 이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버라이어티부문 남자우수상, 베스트 팀워크상도 수상했다.

“좀 쑥스럽죠. 방송인으로서 내 능력이 좋아서 받았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운 좋게 좋은 프로그램을 만난 덕이죠. 인기 프로그램의 고정 멤버 중 한 명이라 챙겨주신 것 같아요. 제가 잘해서 받은 건 아니에요.”

성훈은 당시 대상을 수상한 박나래에게 따뜻하게 포옹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후 다정다감한 모습에 성훈과 박나래는 열애설이 나기도 했다. 성훈은 “주변에서도 박나래 씨와 사귀는 게 아니냐고 많이 물어본다”며 웃었다.

“재작년 이영자 씨가 대상을 받았을 때도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었는데 공식적인 자리니 제가 나서서 그렇게 해버리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았어요. 박나래 씨가 대상을 받는다면 꼭 안아줘야겠다고 1년 전부터 생각했어요. 박나래 씨가 자기가 한 일에 대한 보상을 받는 날이었죠.”

멤버들 중에 이 영화를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냐고 묻자 성훈은 이시언을 꼽았다. 이시언은 배우 서지승과 2017년 열애를 인정하고 4년째 교제해오고 있다. 성훈은 “멤버들 중에 실제로 연애를 가장 오래 하고 있다”면서 “이시언 씨가 그렇다는 건 아닌데 연애 기간이 길어질수록 감정이 처음과 같지 않기도 하다. 이 영화를 보면 연애 초반 썸 탈 때의 감정이 생각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시언 씨가 연기자라 보고 나서 냉정하고 솔직하게 (나에 대해) 얘기해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우 성훈 / 사진제공=강철필름
배우 성훈 / 사진제공=강철필름
영화의 제목이 ‘사랑하고 있습니까’인 만큼 성훈의 연애사도 궁금해졌다. 성훈은 현재 여자친구가 없고, 결혼도 지금은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지금은 안 할래요. 벅차요. 결혼에 대해서도 생각이 없어요. 비혼주의는 아니고 열린 결말이죠. 하하. 결혼해서 잘 살 자신이 지금은 없어요. 혼자 사는 게 너무 익숙해져 버렸어요. 누군가를 만나면 눈치를 많이 보는 타입이에요. 상대가 기분 좋으면 저도 덩달아 좋아지는데 상대가 기분이 안 좋으면 다 제치고 이거부터 풀어야 하는 성미죠. 그런데 거기에서 감정이 너무 소모되는 것 같아요. 결혼하게 되면 잠깐 잠깐 데이트하며 함께 있는 게 아니라 쭉 가는 거잖아요. 결혼하면 이혼 안 하고 한 사람과 끝까지 죽을 때까지 잘 살고 싶은데 지금 하면 한 번은 이혼할 거 같아요. 하하. 그 만큼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거죠.”

어느덧 데뷔 10년 차인 성훈. 예능에서의 엉뚱하고 진솔하고 친숙한 모습도 좋지만 연기자로서 자신의 역량을 보여줘야 할 때다.

“이 영화로 3년 전 제 모습을 보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어요. 저거 보단 잘하겠다 싶어서요. 하하. 요즘 칼을 갈고 있는 시기에요. ‘뭐 하나 걸려봐라’라고 하고 있죠. 작품으로 한번 보여주겠다고 칼을 갈고 있어요. 예능으로 3~4년간 카메라를 많이 접하면서 울렁증도 없어졌고 사람도 계속 만나다 보니 연기적으로도 달라진 게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만 딱 들어와라’ 그렇게 칼을 계속 갈고 있어요.”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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