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있습니까'서 전미선-김소은 母女
김소은 "전미선 발 씻겨드리는 장면 기억나" 눈물
김정권 감독 "전미선, 하늘에서 기뻐할 것"

생전 깊이 있는 연기로 감동 준 전미선
지난해 6월 극단적 선택에 동료들 '충격'
배우 고(故) 전미선 / 사진=텐아시아DB
배우 고(故) 전미선 / 사진=텐아시아DB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故) 전미선. 그는 세상에 없지만 그의 연기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가 오는 25일 개봉을 앞둔 가운데 이 작품에 특별출연한 배우 고 전미선이 주목받고 있다.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는 전미선은 지난해 6월 안타깝게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김정권 감독과 배우 김소은, 성훈, 김소혜, 이판도가 참석했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기묘한 책을 만난 카페 아르바이트생과 츤데레 카페 사장의 판타지 로맨스. 이 영화는 몇 년 전 촬영을 마친 작품으로 전미선의 생전 모습이 담겼다. 전미선은 이 영화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 역으로 등장한다. 김소은은 그런 엄마를 홀로 모시고 사는 씩씩한 딸 소정 역으로 나온다.
배우 김소은이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언론시사회에서 고(故) 전미선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예진 기자 yejin@
배우 김소은이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언론시사회에서 고(故) 전미선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예진 기자 yejin@
김소은은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전미선과 함께 찍은 장면을 회상했다. 그는 “호흡이 잘 맞아 딸로서 몰입도 잘 됐고 수월하게 촬영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도 어머니의 발을 닦아주는 장면”이라고 밝혔다. 이어 목이 멘 목소리로 “선생님께서 그러고 나시고 마음이 좀 안 좋았는데 영화를 보면서도 굉장히 슬펐다”며 눈물을 훔쳤다.

김정권 감독도 고인을 그리워했다. 김 감독은 “굉장히 조심스럽다”면서 “영화 ‘바보’를 할 때 차태현의 어머니 역할을 전미선이 해줬다. 몇 년 만에 개봉한 영화지만 기뻐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말미에는 검은 화면 위로 ‘아름다운 영화인 故 전미선 배우를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문구로 고인을 추모했다.
영화 '나랏말싸미' 포스터 /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 '나랏말싸미' 포스터 /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전미선은 스크린, 브라운관, 무대를 가리지 않고 생전 많은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대중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는 아들 김탁구를 찾기 위해 분투하는 애틋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줬고, ‘해를 품은 달’에서는 도무녀 장씨 역으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또한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에서는 딸 역할로 먹먹한 감동을 선사했다. 영화 ‘나랏말싸미’에서는 인자하고 강단 있는 소헌왕후 역으로 남편이자 왕인 세종을 든든하게 보필했다. 이처럼 고인은 생전 깊이 있고 따뜻한 연기, 단아하고 기품 있는 이미지로 많은 이들에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했다. 이번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에서 전미선은 치매를 앓는 어머니 역할로 관객들의 눈시울을 또 한 번 적시게 한다.

고인은 1986년 MBC ‘베스트극장’을 통해 아역 연기자로 데뷔해 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89년 KBS 드라마 ‘토지’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태조 왕건’ ‘야인시대’ ‘인어아가씨’ ‘에덴의 동쪽’ ‘제빵왕 김탁구’ ‘해를 품은 달’ ‘구르미 그린 달빛’ 등과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 ‘살인의 추억’ ‘마더’ ‘나랏말싸미’ 등에 출연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