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포스터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포스터
코로나19로 인해 신작 개봉이 연기되는 가운데 과거 명작들의 재개봉이 이어지고 있다. 박스오피스에 재개봉작들이 순위에 오르는 역주행 현상이 나타나는 등 관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자료에 따르면 ‘어바웃 타임’은 지난 10일 1757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7위에 올랐다. 2013년 12월 개봉한 로맨스 영화로 당시 34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으며 이번 재개봉을 통해 4일 만에 1만여 명을 끌어 모았다.

2004년 7월 개봉했던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10일 1731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8위에 올랐다. 지난달 26일 4DX 버전으로 재개봉한 이후 10일까지 2주간 5만2000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보통 이벤트성으로 진행되는 재개봉 영화가 이처럼 주목 받는 것은 사실 극장가의 궁여지책이다. 코로나19 여파에 극장을 찾는 관객이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시사회 등을 하지 못해 홍보가 어려워진데다가, 신작 영화 개봉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어려운 상황에서 내밀 수 있는 최선의 카드는 검증된 작품이었다.
'그린북' 포스터
'그린북' 포스터
예전 명작의 재개봉은 메마른 극장가의 숨통을 트고 있다.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3월부터 기획전을 선보였는데 CGV는 ‘누군가의 인생영화 기획전’, 롯데시네마 ‘힐링무비 상영전’, 메가박스 ‘명작리플레이 기획전’이란 주제로 과거 인기작을 상영 중이다. 이미 '비긴 어게인', '싱 스트리트', '캐롤', '원더', '그린북', '나이브스 아웃' '두 교황' 등의 작품이 상영 리스트에 올랐다. 이들 작품은 신규 및 올드팬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자발적인 입소문까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과거의 다양한 인기작들이 극장에 걸릴 예정이다. 자동차 팬들을 열광시켰던 ‘포드 V 페라리’는 12일 아이맥스에서 상영되며, 오는 5월 개봉하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의 전작인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은 19일 CGV 4DX로 재개봉한다.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스틸컷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스틸컷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향수를 자극할 시대의 명작들도 다시 팬들을 만난다. 12일에는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 재개봉한다. 영화 '기생충'으로 인정받기 전에 제작한 봉 감독의 출세작으로 유명하다. 또한 제46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패왕별희 : 디 오리지널’은 주연배우 고(故) 장국영의 기일인 4월 1일 재개봉한다. 특히 고 장국영의 17주기에 맞춰 팬들을 만나는 ‘패왕별희 : 디 오리지널’은 예전의 156분이 아니라 171분으로 확장된 버전으로 상영된다.

김명상 기자 terr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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