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교인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사바하' '불신지옥' 등 사이비 소재 영화도 주목
사이비의 소름 끼치는 실체
영화 '사바하' 스틸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사바하' 스틸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국내 확산 거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4일 오후 4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5621명이며, 특히 대구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확진자로 분류된 대구시민의 상당수가 신천지 신도의 가족이나 지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온 나라가 고통을 겪게 되면서 이단과 사이비 종교에 대한 반감도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이비를 소재로 한 영화도 관심을 받고 있다.

◆ '사바하' 약한 마음 파고든 신흥 종교

지난해 개봉한 영화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 목사(이정재 분)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검은 사제들’로 한국형 엑소시즘 장르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장재현 감독의 작품으로, 배우 박정민, 이정재 등이 주연했다. 영화에서 사이비 종교는 인간의 마음 속 가장 약한 곳을 파고든다. 이단의 비리를 파헤치는 박 목사를 통해서는 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게 하고, 정나한(박정민 분)을 통해서는 올바른 믿음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영화는 추리물처럼 진실이 한 꺼풀씩 벗겨지는 쫄깃함을 선사한다.

◆ '불신지옥' 딸이 실종됐는데 엄마는 기도만
영화 '불신지옥' 포스터 /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불신지옥' 포스터 / 사진제공=쇼박스
2009년 개봉한 ‘불신지옥’은 흥행하진 못했으나 숨겨진 수작으로 평가 받는다. 남상미, 류승룡, 김보연, 심은경, 문희경 등 걸출한 배우들이 출연했다. 영화는 사이비 광신도인 엄마와 신들린 딸의 이야기를 다룬다. 엄마는 딸이 실종됐음에도 기도만 하면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 이 영화는 사이비에 대한 맹신을 비판하고 경고한다.

◆ '사이비', 생수를 '생명수'로 믿는 사람들
애니메이션 영화 '사이비' 스틸 / 사진제공=NEW
애니메이션 영화 '사이비' 스틸 / 사진제공=NEW
2013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사이비’는 수몰 예정 지역인 마을에 새로 생긴 교회를 둘러싼 마을 사람들의 갈등을 그린다. 영화에서 목사와 장로는 기적을 빙자해 사람들의 보상금을 노린다. 마을의 주정뱅이만이 그들의 정체를 유일하게 알고 있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를 믿지 않는다. 삶의 터전을 잃을 상황인 마을 사람들은 “마귀들이 사람들을 뿔뿔이 흩어지게 하려는 계략”이라고 말하는 목사와 장로에게 현혹된다. 사람들은 ‘세뇌 집단’으로부터 생명수를 돈 주고 사지만, 사실 생명수는 평범한 물일 뿐이다. 이 영화는 ‘부산행’으로 유명한 연상호 감독의 작품으로, 연 감독은 이 작품에 사이비 종교와 인간의 욕망, 그리고 폭력성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았다.

◆ 실화 바탕 '콜로니아', 자선단체인 줄 알았는데…
영화 '콜로니아' 스틸 / 사진제공=콘텐츠판다
영화 '콜로니아' 스틸 / 사진제공=콘텐츠판다
영화 ‘콜로니아’는 나치 전범인 파울 셰퍼가 칠레 중부에 설치한 사이비 종교 단체를 둘러싼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실제로 콜로니아는 집단 거주를 하며 자선사업을 하는 종교 단체로 위장한 곳이었는데, 실체는 수용소나 다름없었다. 파울 셰퍼는 아동 성폭행, 여성 학대 등을 자행했다. 영화는 1973년 칠레 군부 쿠데타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극 중 레나(엠마 왓슨 분)는 비밀 경찰에 붙잡혀간 연인을 구하기 위해 살아서는 돌아올 수 없다는 콜로니아에 제 발로 들어가 사투를 벌인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 2017년 4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극장에서 상영되지 못하고 IPTV로만 공개됐다.

◆ '위커 맨' 외딴섬 사람들의 위험한 맹신
영화 '위커 맨' 스틸 / 사진제공=영화사 아이비전
영화 '위커 맨' 스틸 / 사진제공=영화사 아이비전
영화 ‘위커 맨’은 실종 소녀를 찾기 위해 경찰관이 북서태평양의 외딴 섬인 서머시즐에 가서 이교도적 문화와 무서운 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이 경찰관은 고속도로에서 사고로 숨져가는 모자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 날 수년 전 갑자기 자신을 떠났던 약혼녀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는다. 전 약혼녀는 사라진 자신의 딸을 찾아달라고 도움을 청한다. 자신의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구원의 기회라고 생각한 경찰관은 서머시즐로 향한다. 이상한 주술을 외고 기괴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폐쇄적이고 맹목적인 집단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실감하게 한다. 동명의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탄탄한 개연성과 밀도 높은 스토리로 몰입하게 만든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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