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영화제 '도망친 여자' 포토콜에 참석한 홍상수 감독, 배우 서영화, 김민희. /사진=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베를린영화제 '도망친 여자' 포토콜에 참석한 홍상수 감독, 배우 서영화, 김민희. /사진=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홍상수 감독이 배우 김민희와 협업한 영화 '도망친 여자'로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칸국제영화제부터 아카데미까지 휩쓴데 이어, 홍상수 감독이 '도망친 여자'로 낭보를 전하며 한국영화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 시켜줬다.

홍상수 감독은 29일(현지시간) 열린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감독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날 홍상수 감독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연인인 김민희와 뜨겁게 포옹한 뒤 무대로 올랐다. 그는 "나를 위해 일해준 사람들, 영화제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허락한다면, 여배우들이 일어나서 박수를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희, 서영화가 일어나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과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를 만나게 되는 '감희'(김민희 분)를 따라가는 이야기다.

이번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으로 공식 초청받은 '도망친 여자'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열린 공식 상영을 통해 최초로 공개됐다. 영화를 본 외신들은 호평을 쏟아냈다.

버라이어티는 "'도망친 여자'는 기존에 홍상수 감독이 만든 영화와 살짝 다르면서 비슷하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보다 유쾌한 버전이며, 당시 말한 미래가 바로 지금임을 알려준다. 또한 여성 간 상호작용에 관한 활기가 넘치고 진솔한 홍상수식 삶의 세 조각"이라고 평했다.

또한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도망친 여자'는 홍상수 감독 특유의 수수께끼같은 측면을 보여 주지만 관계의 역동성이나 성의 역할을 값진 방식으로 건드린다"고 했다.

할리우드리포트도 "영화는 몰입도가 높고 웃긴다. 말을 거의 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얼마나 말을 하는지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크게 봤을 때 홍상수답지만 약간 다른 느낌의 홍상수 감독 영화"라고 평가했다.
영화 '도망친 여자' 포스터./
영화 '도망친 여자' 포스터./
토마토 신선도로 영화 평점을 집계하는 로튼토마토에서는 최고 수치인 신선도 100%라는 평가를 받아 화제를 모았다. 영화 전문지 스크린 데일리는 별점 4점 만점에 2.7점을 줬다. 반면 영국 출신 영화 평론가 리타 디 산토는 최고점인 별점 4점을 주며 높게 평가했다. 이처럼 '도망친 여자'는 무난한 평타를 받으며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앞서 홍상수 감독은 '밤과 낮'(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13) '밤의 해변에서 혼자'(17) '도망친 여자'까지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네 번 이나 초청을 받았다. 연인 김민희는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한국 배우 최초 은곰상(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베를린영화제는 홍상수와 김민희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결국 홍상수 감독은 감독상을 품에 안았다.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김민희에 이어 베를린영화제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특히 이번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변함없이 애정을 과시하는 모습이 여러번 포착돼 화제가 됐다. 레드카펫에서 손을 꼭 잡고 있는 것은 물론, 기자회견장에서는 금반지를 커플링으로 끼고 있는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홍상수 감독 '도망친 여자'로 감독상···김민희와 커플링→포옹, 뜨거웠던 베를린
홍상수 감독(왼쪽부터), 배우 김민희, 서영화가 를린영화제 '도망친 여자'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홍상수 감독(왼쪽부터), 배우 김민희, 서영화가 를린영화제 '도망친 여자'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또 영화제 측이 공개한 사진에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이동 중 등 뒤로 손을 꼭 붙잡은 모습이 담겨있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불륜'이라는 관계에 대한 주변의 시선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민희는 "감독님이 써주신 대본대로 잘 외워 전달만 하면 좋은, 의미 있는 연기할 수 있다. 그래서 최대한 감독님이 쓰신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의도에서 너무 벗어날 때면 감독님이 잘 잡아주시기도 했다"고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1960년생 홍상수 감독과 1982년생 김민희는 22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밤의 해변에서 혼자' '클레어의 카메라' '그 후' '풀잎들' '강변호텔' 등에서 호흡을 맞췄다.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 기자간담회에서 "사랑하는 사이"라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홍상수 감독은 지난해 6월 이혼 소송에서 기각당하고 항소를 포기했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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