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배우 송강호(왼쪽 위부터 차례로), 박소담, 조여정, 이선균, 장혜진, 이정은, 박명훈, 봉준호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송강호(왼쪽 위부터 차례로), 박소담, 조여정, 이선균, 장혜진, 이정은, 박명훈, 봉준호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영화 ‘기생충’의 명대사다. 이 대사는 대중들 사이에서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축하 인사부터 광고까지 다양하게 패러디되고 있다. ‘기생충’으로 주목 받은 배우들은 해외에서 출연 러브콜, 화보 촬영 요청 등도 쏟아지고 있다. 길고 길었던 ‘기생충’의 오스카 캠페인을 마친 출연 배우들의 다음 계획은 어떻게 될까.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에서 ‘기생충’ 기자회견이 열렸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이 참석했다. 배우 최우식은 영화 촬영 일정으로 함께하지 못했다. 이날 배우들은 오스카 캠페인 과정부터 수상의 감동적인 순간, 앞으로의 계획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배우 이정은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이정은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정은은 “배우가 돼서 할리우드에 한 번 가봐야 되지 않느냐’고 ‘기생충’ 초반에 감독님께 이야기한 적도 있고, 인터뷰할 때도 매번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생충’으로 세계에서 각광 받다 보니 굳이 할리우드를 안 가더라도 영화를 잘 찍으면 이렇게 세계가 알아주는구나 싶었다”며 “(할리우드 진출) 기회가 온다면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저는 화보는 안 찍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정은은 봉준호 감독이 미국작가조합상(WGA)의 각본상 수상 당시 유창한 영어로 그를 소개한 바 있다. 이정은은 “그거 외우느라고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감독님이 작가조합상을 받을 때는 남아 있는 배우가 일정상 저밖에 없었다. 보통 외국에서는 감독님을 우리 디렉터스컷처럼 소개를 해 드려야 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영어를 잘 못하는데 어떻게 할까 갈등했다. 밤새워서 대사 외우듯이 연습했다”며 웃었다. 이정은이 봉 감독에게 “괜찮았나”고 묻자 봉 감독은 “멋졌다”며 흐뭇해했다.

배우 박소담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박소담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소담은 “영화 ‘특송’의 촬영이 마무리되고 시간이 잘 맞아서 저도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마침 너무나 좋은 연락들을 주셔서 재미있게 색다른 화보들을 찍었다”고 말했다. 또한 “‘기생충’이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많은 관심을 주시는 것 같다”며 “정말 기회가 된다면 아직 살아갈 날들이 많기 때문에 언젠가 꼭 한 번 할리우드 진출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배우 송강호가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송강호가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송강호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캠페인에 집중한 13개월간 촬영 스케줄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할리우드가 아니라 국내에서라도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마지막 촬영이 지난해 1월 말이었다. 13개월 째 아무런 일이 없다”며 “국내에서라도 일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이선균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이선균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선균은 영어공부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그는 “특별히 큰 계획을 갖고 사는 사람이 아니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사는 편이라 (할리우드 진출) 계획은 없다”면서도 “이번에 느끼기도 했고 연초마다 생각했던 거지만 영어 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받고 왔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에 주어지는 기회가 있으면 많은 분들이 도전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배우 조여정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조여정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조여정은 차근차근 연기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저는 아직 한국말로 하는 연기도 어렵다. 할리우드 진출은 고민을 많이 해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일단 좋은 작품을 더 다양하게 많이 하고 싶다는 바람이 크다”고 덧붙였다.

배우 장혜진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장혜진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장혜진은 “저는 한국에서도 화보를 찍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일단 한국 화보부터 먼저 찍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에서 만약에 제의가 온다면 ‘오브 콜스, 와이 낫? 아임 레디(Of course, why not? I’m ready)’라고 이야기하고 싶다”는 재치 있는 멘트로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처음에는 이정은 씨가 할리우드를 이야기할 때 나는 한국에서라도 자리를 잡아야지 했는데 이번에 많은 것들을 보고 나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막상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영어공부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배우 박명훈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박명훈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명훈은 “저도 이번에 가서 영어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잘 알아듣지 못하고 얘기도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저는 화보나 이런 여러 가지들을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숨어서 진행하고 있었다. 항상 늘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며 “할리우드도 한번 조용히 추진해 보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회를 맡은 박경림이 “박명훈 씨가 영화 속에서도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계시더니 모든 일에 다 계획이 있으셨던 것 같다”고 하자 박명훈은 “아무도 모르게 슥 움직이다가 살짝살짝 나타나니까 기대해 달라”며 웃었다.

봉준호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봉준호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봉 감독은 앞서 한국어 영화 한 편, 영어 영화 한 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봉 감독은 “두 편은 몇 년 전부터 준비해왔던 것이다. ‘기생충’의 어떤 반응이나 결과와는 상관없이 평소 하던 대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대로 완성도 있는 영화를 정성스레 만들어보자고 했을 뿐이었다. 그 기조가 (다음 작품에도) 계속 유지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접근 방식이 다르다던가 특별한 건 없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인 편지라 내용을 말씀드리는 건 실례인 건 같은데 마지막 부분에 ‘그동안 수고했고 좀 쉬어라’고 하시더라. 그러면서 ‘대신 조금만 쉬어라’라며 ‘나도 그렇고 다들 차기작을 기다리니까 조금만 쉬어라’라고 하셨다. 감사하고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곽신애 대표와 ‘기생충’을 처음 얘기했던 게 2015년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긴 세월이다. 행복한 마무리가 되는 것 같아서 기쁘다”면서 “내가 노동을 많이 하는 편인 건 사실이다. 일을 쉬어볼까도 하는데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쉬지 말라고 하셔서 (해야할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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