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김지원 기자]
영화 ‘사냥의 시간'(왼쪽부터 시계방향), ‘클로젯’ ‘정직한 후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포스터./ 사진제공=각 영화사
영화 ‘사냥의 시간'(왼쪽부터 시계방향), ‘클로젯’ ‘정직한 후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포스터./ 사진제공=각 영화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영화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극장이 임시 휴업에 들어가는가 하면 곧 관객을 맞이할 영화들이 개봉을 연기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31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다섯 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CGV성신여대 입구점이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CGV성신여대입구는 31일 홈페이지에 “극장 내부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방문으로 인한 방역 조치로 금일 휴업한다”고 공지했다. 현재 해당 극장은 홈페이지에서 상영시간표 조회가 불가능한 상태로 일요일까지 휴업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5번째 확진자 이모(32)씨는 지난 25일 서울 CGV성신여대입구에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봤다. 이모씨는 업무차 중국 우한시를 방문했다가 지난 24일 귀국했고, 천식과 기침 증상으로 질병관리본부의 감시를 받다가 30일 양성 판정을 받아 서울의료원에 격리됐다. 그 사이 이 씨는 3명 이상과 영화를 보거나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CGV성신여대입구점 공지문./사진=홈페이지
CGV성신여대입구점 공지문./사진=홈페이지
각종 영화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30일 영화 ‘사냥의 시간’ 배급사인 리틀빅픽처스는 공식 SNS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2월 5일 진행 예정이던 ‘사냥의 시간’ 쇼케이스 행사가 취소됐다”며 “기다려 주신 모든 분들의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롯데컬처웍스도 내달 7일 진행될 ‘말죽거리 잔혹사’ GV(관객과의 대화)를 잠정 연기했다.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등을 비롯해 다양한 내부 사정으로 연기를 결정했다”라면서 “행사는 2월 중으로 재공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월 개봉을 앞둔 신작 영화 관계자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클로젯’ ‘정직한 후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측은 당장 개봉 연기 계획이 없다면서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어린이 관객이 많이 찾는 애니메이션들도 개봉 연기를 심각하게 고려 중이지만, 개봉이 코 앞이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개봉을 앞둔 영화의 경우 무대인사 등 홍보 일정을 갑작스레 취소할 경우 타격이 얼마나 올지 짐작하기 어렵다”며 “코로나바이러스가 번지는 사태를 절대 경시할 순 없지만 행사를 무기한 연기하고 취소하기엔 우리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개봉을 앞둔 영화들은 무대인사 등 당장 코 앞에 닥친 홍보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 상황에 2월 극장가 관객이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봉을 앞둔 영화들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상황을 맞이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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