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창기 기자]
배우 장동주(왼쪽부터), 김무열, 라미란, 장유정 감독과 배우 윤경호가 28일 오후 서울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정직한 후보’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서예진 기자 yejin@
배우 장동주(왼쪽부터), 김무열, 라미란, 장유정 감독과 배우 윤경호가 28일 오후 서울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정직한 후보’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서예진 기자 yejin@
영화 ‘내안의 그놈’ ‘걸캅스’ 등 출연작마다 독보적인 코믹 연기로 흥행을 이끈 라미란이 또 한 번의 웃음 사냥을 예고했다. 안방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한 김무열, 데뷔 60년 차 관록 있는 배우 나문희, 영화 ‘완벽한 타인’ ‘배심원들’ 등으로 존재감을 과시한 윤경호, 떠오르는 신예 장동주가 합세해 유쾌한 시너지를 발산한다. 영화 ‘정직한 후보’다.

28일 오후 서울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정직한 후보’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장유정 감독과 배우 라미란, 김무열, 윤경호, 장동주가 참석했다.

‘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 분)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2014년 개봉해 브라질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동명의 영화가 원작이다.

장 감독은 “국가적으로 문화적 정서나 웃음 코드가 다르다. 정치에 대한 풍자적인 요소나 도덕적인 잣대 등을 최대한 국내 실정에 맞게 반영하려고 노력했다”면서 “거짓말을 못 하게 된다는 판타지적 요소가 들어있다. 원작에서는 주인공이 남자였으나 각색을 통해 여자로 바꿨다. 그래서 없던 남편이나 시어머니도 생겼다. 기본적인 설정을 제외한 나머지 과정들은 새롭게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의 성별을 바꾼 이유에 관해서는 “시나리오를 각색하는 과정에서 어떤 배우가 맡아도 연기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답답함을 지나 자신이 처한 상황을 코믹하면서도 사랑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라미란뿐이라고 확신했다”면서 “라미란을 캐스팅하고 싶어서 여자 국회의원으로 성별을 바꿨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 감독은 “제작사에서 ‘거짓말을 못 하는 정치인과 관련해 작품을 만들면 어떻겠냐’고 물어봤다. 때마침 시사성이 강한 작품을 하고 싶었고,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높은 시대에 유머를 통해 코믹하게 풍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사를 통해 번역본을 전해 받은 후 재밌을 것 같아 작품을 하기로 했다. 작품을 각색하면서 보좌관이나 대변인들을 만나는 등 인터뷰를 지속해서 했다”면서 “운 좋게도 각색하던 중 보궐선거가 있었다. 여러 후보가 선거 운동을 하는 걸 보면서 영상으로 녹여냈다”고 이야기했다.

극 중 당 색깔을 보라색으로 설정한 것에 관해서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오는 원내 정당이 10개라고 들었다. 특정 정당을 비판하는 것으로 오해할까 봐 그 곳에 나오는 정당의 색은 배제했다”며 “빨간색과 파란색은 실제로 당내에서도 대립하는 색깔로 사용된다. 그 두 가지를 합쳐서 보라색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라색은 고귀함을 뜻한다. 순결한 정치인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라미란은 “그런 건 줄 몰랐다. 평소에 라벤더 색을 좋아해서 예쁜 색깔을 고른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배우 라미란은 ‘정직한 후보’에서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 하게 된 3선 국회의원 주상숙 역을 맡았다. /서예진 기자 yejin@
배우 라미란은 ‘정직한 후보’에서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 하게 된 3선 국회의원 주상숙 역을 맡았다. /서예진 기자 yejin@
라미란은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 하게 된 3선 국회의원 주상숙 역을 맡았다. 그는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이 있다. 한 번쯤 주인공을 해야겠다 싶었다”면서 “때마침 불러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전작이었던 ‘걸캅스’와의 차별점에 관해서는 “사람들은 ‘걸캅스’를 코미디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진지하게 접근한 영화”라면서 “이번 작품은 대놓고 코미디를 표방한 작품이다. 최선을 다해 웃겨보자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을 찍으면서 감독님, 배우들과 밥이나 술을 많이 먹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동료지만 둘도 없는 친구처럼 지냈다. 관계가 편해지니까 작품도 좋게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라미란은 영화를 찍을 때 정치와 연관해 연기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구나 살면서 자기도 모르게 소소한 거짓말이나 큰 거짓말을 한다”면서 “국회의원이라는 직업보다는 주상숙이라는 인물이 처한 상황을 보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를 생각하면서 찍은 작품이 아니다. 편견이나 선입견을 빼고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직한 후보’에서 배우 김무열은 주상숙의 보좌관 박희철을 연기했다. /서예진 기자 yejin@
‘정직한 후보’에서 배우 김무열은 주상숙의 보좌관 박희철을 연기했다. /서예진 기자 yejin@
김무열은 주상숙의 보좌관 박희철을 연기했다. 그는 오랜만에 코미디 영화를 찍은 것에 관해 “웃기려고 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치는 애드리브를 받아서 진지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작품에서 웃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현장 분위기에 대해서는 “작품을 곁에서 떠나보내는 것 같아 아쉽다.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연기할 수 있었고 촬영하는 날이 기다려졌다”고 말했다.

또한 “(관객들이) 정치 풍자를 생각하고 보면 실망할 수 있다. 영화를 보면서 주상숙이라는 인물에게 벌어지는 상황이 웃겼다”면서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됐다. 라미란의 미친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 윤경호와 장동주는 ‘정직한 후보’에서 각각 주상숙의 남편 봉만식과 주상숙의 아들 봉은호로 분했다. /서예진 기자 yejin@
배우 윤경호와 장동주는 ‘정직한 후보’에서 각각 주상숙의 남편 봉만식과 주상숙의 아들 봉은호로 분했다. /서예진 기자 yejin@
윤경호는 주상숙의 남편 봉만식으로 분했다. 그는 “코미디라고 생각하지 않고 진지하게 임했다. 앞에서 라미란이 대놓고 코미디라고 했지만 촬영장은 전쟁터 같은 분위기였다”면서 “카메라가 꺼지면 화목하고 좋았지만, 촬영이 시작되면 모두가 웃음기를 싹 빼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웃기지 않으면 감독님한테 혼나기도 했다. 진지하게 촬영하다보니 ‘내가 하는 게 코미디가 맞나’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윤경호는 “남녀노소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영화다. 다양한 장르 가운데 웃음을 찾는 분들에게 제격”이라며 웃었다.

장동주는 주상숙의 아들 봉은호로 나온다. 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는 화목하고 즐거웠다. 그러나 카메라가 돌아가면 배우나 스태프들 모두 진지했다”면서 “작품을 찍은 데 있어서 배우나 스태프들이 가진 사명감이 뚜렷했다. 작품에 대한 선배들의 열정을 보면서 많은 걸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선배들의 연기를 보는 맛이 있는 영화”라고 덧붙였다.

‘정직한 후보’는 내달 12일 개봉한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