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타 상, 쇼타 상.” 일본에서 온 방문객들이 애타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부산 해운대 BIFF 빌리지에서 열린 야외 무대인사,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의 주말 첫 공식 일정의 풍경이다. 사실 오전 11시라는 조금 이른 시간에 그것도 국내 흥행작이 아닌 일본 신작의 무대인사에는 포토그래퍼들의 자리싸움도, 행사 시간 전부터 길게 늘어선 팬들의 장사진도 없었다. 대신 BIFF 빌리지에 촘촘히 놓인 의자를 가득 채운 건 의 주연 마츠다 쇼타를 보기 위해 모인 일본 팬들이었다.

일본 팬뿐 아니라 일본 드라마 의 천재 사기꾼 아키야마로 마츠다 쇼타를 만나고 좋아하게 된 이들이라면 BIFF 미드나잇 패션에 출품된 는 잠을 아끼고 볼만한 작품이다. 재일교포 2세이자 불량소년인 구를 연기한 그는 전에 볼 수 없던 노랗게 물들인 머리카락과 상처투성이 얼굴로 등장한다. 단순한 깡패는 아니다. 함께 부산을 찾은 연출자 구수연 감독의 정의대로 “센 척 하는 울보”인 구는 ‘하드’한 인생을 살지만 ‘로맨틱’한 정서를 잃지 않는, 상처에 끙끙대는 수컷이다.

그래서 “쉬운 결말은 없고, 영화 속 몸부림치는 사람들을 봐달라” 말하는 재일교포 구수연 감독과 “나는 재일교포가 아니지만 사람은 어디서 태어나고 어떻게 자랐는지가 중요하다”고 단언하는 마츠다 쇼타, 그리고 그들이 만든 만만치 않은 영화 는 그들의 말대로 ‘나구리꼬미’(싸우러 상대편에 몰려가는 것을 이르는 말)처럼 위풍당당하게 부산에 왔다. 통역 전부터 그들의 말에 반응하고 환호하는 수많은 일본 관객들과 함께. BIFF의 I(International)를 이루는 건 어쩌면 이런 작지만 자신만만한 침범들일지도 모르겠다.

글. 부산=위근우 기자
사진. 부산=채기원 기자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