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11│곽경택 감독 “영화제 기간에는 집행위원장 만큼이나 힘들어요”
BIFF 2011│곽경택 감독 “영화제 기간에는 집행위원장 만큼이나 힘들어요”
비단 올해로 16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부산이 명실상부한 영화의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이 특별한 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강렬하고도 즐거운 추억의 합집합 덕분일 것이다. 성큼 다가와 버린 가을과 함께 서둘러 막을 올릴 채비 중인 BIFF를 기다리며 와 다음이 배우, 뮤지션, 감독, 아이돌 등 다양한 스타들로부터 ‘부산의 추억’을 들었다.

부산과 영화를 말할 때 빼놓지 말아야할 사람이 있다면 분명 곽경택 감독도 포함될 것이다. 로는 부산 사나이들의 거친 세계를, 으로는 부산 남자가 사랑하는 법을 보여준 그의 영화에서 부산의 바다 내음이나 뒷골목의 그늘을 지우기란 쉽지 않다. 물론 최근작 은 서울에서 사투리를 쓰지 않는 남자와 여자의 가슴 아픈 멜로라는 점에서 곽경택 감독의 영화들과 언뜻 이질적이지만 그 감정의 파도는 여전히 묵직하게 밀려온다. 무뚝뚝하지만 속은 진득한 경상도 사나이 같은 영화들을 만들어 온 곽경택 감독이 나고 자란 부산과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추억을 들려주었다.

곽경택 감독이 추천하는 먹거리
“부산에 가면 저도 먹으러 다니죠. (웃음) 밀면 집을 꼭 빼놓지 않는데 마약 같아요. 선지국밥을 되게 맛있게 하는 부산집이라는 가게도 있는데 거기도 꼭 가요. 또 뭐니뭐니 해도 부산에서 먹을 게 가장 많은 데는 남포동 먹자골목이죠. 호떡이랑 오뎅, 그리고 서울은 떡오뎅(떡을 어묵처럼 꼬치에 끼운 것)이 없는데 부산에선 술 한 잔 먹고 떡오뎅을 먹기도 합니다.”

곽경택 감독이 추천하는 볼거리
“태종대는 어릴 적부터 추억이 있는 곳이에요. 매일 아침 아버지랑 산책하러 다녔죠. 거기서 사람 죽는 것도 보고, 누가 선물로 준 다람쥐도 풀어주고. 또 아버지가 멀쩡하게 자라고 있는 소나무에 제 이름을 붙여주기도 하셨어요. 저랑 아무 관계도 없는데. (웃음) 거기서 영화도 찍었고, 저한테는 잊을 수 없는 장소입니다.”

곽경택 감독이 말하는 BIFF
“BIFF에 관한 추억은 매번 많아요. 제가 부산 사람이니까 국내외에서 BIFF 때는 저한테 오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생각하더라구요. 그래서 영화제 기간에는 거의 집행위원장님 만큼이나 힘들어서 어쩔 땐 도망가고 싶어요. (웃음) 이번에는 영화 준비를 ‘뻑세게’ 해야 해서 영화제 기간에 부산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돈도 너무 많이 들고. (웃음)”

글. 이지혜 seven@
사진. 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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