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이름부터 모든 것을 바꿨다
부산국제영화제, 이름부터 모든 것을 바꿨다
“이제부터는 어느 누구의 시대도 아닌, ‘영화의 전당’의 시대다.” 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15년 간 BIFF를 진두지휘했던 김동호 전 집행위원장이 물러난 후 맞는 첫 영화제이자, 전용관인 영화의 전당이 개관된 후 맞는 첫 영화제인 만큼 올해 BIFF는 예년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이런 변화는 남포동과 해운대로 이원화했던 영화제 장소를 해운대로 집중시킨 것에서부터 드러난다. 올해부터는 남포동 대영시네마와 씨너스 부산극장이 상영관에서 제외되고, 센텀시티와 해운대에 위치한 5개 극장 36개관에서만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김동호 전 집행위원장이 일으켜놓은 태산 같은 업적을 이어 받아서”(이동관 집행위원장) BIFF를 끌어나가겠다는 선언처럼, 기본적인 방향성만큼은 지난 15년 간 쌓아온 토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개막작 역시 제 6회 BIFF에서 으로 뉴 커런츠상을 수상했던 송일곤 감독의 이다. 김동호 전 집행위원이 떠났지만, 그가 만든 역사는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부산영화포럼 신설과 시민평론단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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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올해 BIFF는 영화제의 외연을 넓혀나가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추가되거나 약간씩 수정될 예정이다. 우선, 학술적 기반 구축에 목적을 두고 있는 부산영화포럼이 신설된다. ‘21세기 아시아영화의 길을 묻다: 동아시아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열리는 첫 포럼에서는 로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태국의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감독이 기조 발제자로 나서게 됐으며, 와 한국영화학회 등이 참여한다. 관객들과 영화제가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될 시민평론단은 활동영역이 조금 더 넓어질 전망이다. 2008년 시작된 기존의 시민평론단이 ‘한국 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의 작품들을 심사하고 비평하는 활동에 그쳤다면, 올해부터는 관객과의 대화(GV)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까지 마련된다. 이 밖에 이자벨 위페르, 뤽 베송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등이 자신의 영화 인생을 이야기하는 마스터클래스는 예년과 다름없이 진행된다.

갈라 프리젠테이션과 한국영화 회고전 기대
부산국제영화제, 이름부터 모든 것을 바꿨다
부산국제영화제, 이름부터 모든 것을 바꿨다
하지만 영화제의 수준은 주로 상영작들을 통해 이야기되는 만큼, 다양하고 작품성 있는 영화들을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다. 갈라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조니 토(두기봉) 감독의 과 진가신 감독의 ,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3D로 구현한 등을 만날 수 있다. 한국영화 회고전에서 소개될, 1960년대에 활동했던 김기덕 감독의 작품들과 한국영상자료원이 복원한 김수용 감독의 또한 기대해볼 만하다. 이렇듯 내실을 다지면서 동시에 BIFF 역사의 전환점이 될 올해 영화제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그 첫 발자국을 주목해보자. 개폐막식 예매는 오는 26일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일반상영작 예매는 28일 다음 및 전국 부산은행, GS25 편의점에서 시작된다. 단, 모바일 다음을 이용한 예매는 29일부터 가능하다.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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