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미 어게인> 14:30 TTC 6관 QA (관객과의 대화)
얘기는 이렇다 죽은 줄 알았던 할아버지가 살아있다고 한다. 아버지는 왜 할아버지의 존재를 숨겼던 것일까. 한센병을 앓아 한 섬에서 격리된 채 살았던 키지마(자이츠 이치로)가 50년 만에 섬을 나선다. 며느리는 결혼을 앞둔 딸의 혼사에 걸림돌이 될까, 아들은 그런 아내의 눈치를 보느라 키지마의 존재가 달갑지 않지만, 손자 히로토(스즈키 료헤이)만은 다르다. 어린 시절 우연히 들었던 한 장의 재즈 LP. `COOL JAZZ QUINTETTE`라는 무명 밴드의 연주에 반한 히로토는 대학의 재즈 동아리에서 트럼펫을 연주한다. 그 밴드의 트럼펫 연주자가 할아버지 키지마임을 알게 된 히로토. 그는 “인연을 되돌리기 위해, 시간을 되돌리러” 여행을 떠나는 할아버지와 동행한다.
남주의 귀여움 지수 ★★★, 가슴 울컥 지수 ★★★★
결정적 순간 “50년 만의 부활 라이브였네.” 키지마는 지난 날 함께 음악을 했던 동료들을 찾아 나선다. 백발과 검버섯의 노인이 되어 다시 만난 그들이 젊은 날 ‘꿈의 무대’였던 ‘SONE’에서 살아오는 동안 한 번도 잊지 않았던 그 재즈를 연주한다.
상처를 치유하는 음악의 힘을 믿는 당신이라면 완고한 할아버지와 툴툴거려도 속 깊은 손자가 함께 여행하며 잃어버린 지난 시간과 상처를 회복하는 이 영화를 좋아할 것이다. 히로토가 “재즈란 뭐야?”라고 묻자, 키지마는 “계속 살아가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무심하게 주고받는 대화에서 ‘살아가는 지혜’를 배운다.
글 김희주




<욘시-고 콰이어트>+<시규어로스-비뜨 스필룸 엔다뢰이스트> 20:00 TTC 3관
얘기는 이렇다 <고 콰이어트>는 색색의 종잇조각들과 마시다 만 샴페인 등 파티의 흔적이 남겨진 고요한 아침 ‘Animal arithmetic’으로 시작된 욘시의 노래가, 쌓인 눈 위로 해가 저물고 불꽃놀이가 끝날 때쯤 마침표를 찍는 뮤직드라마다. 이어지는 <비뜨 스필룸 엔다뢰이스트>는 시규어로스와 현악 4중주단 아미나가 함께 아이슬란드 공연 투어를 다니며 느끼는 행복의 순간을 콜라주해 보여준다.
아이슬란드 여행 충동 지수 ★★★★, 수면유발지수 ★★
결정적 순간 벌거벗은 채 마음껏 해변을 달리는 시규어로스와 아미나 멤버들의 모습은 조금 민망하지만 아름답다. 뼛속까지 자유로울 수 있다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 누드비치에 간다한들 우린 안 될 거야, 아마.
글 황효진




<스웰 시즌> 14:30 TTC 7관
얘기는 이렇다 <원스>의 기적 같은 성공으로 아일랜드 더블린 거리에서 만난 남자와 여자는 세기의 연인이 되었다. 2008년 아카데미에서 주제가상을 받은 스웰 시즌(글렌 핸사드와 마케타 잉글로바가 결성한 듀오)은 월드 투어에 나서지만 갑작스런 성공과 “아름다운 이야기”라며 환호하는 팬들과의 만남 속에서 혼란을 겪고, 두 사람은 결국 이별에 이른다.
귀 호강지수 ★★★★, 마음이 시큰시큰 지수 ★★★
결정적 순간 사랑이 처음과 다른 색으로 변하더라도 두 사람 사이에는 음악이 있다. 공연 뒤풀이에서 스웰 시즌과 밴드 멤버들은 맥주를 마시며 자연스럽게 노래를 주고받는다. 마케타의 노래가 끝나고 서로의 머리를 꼭 껴안은 두 사람. 연인이라는 이름만이 이들의 관계를 규정지을 수 없다는 걸 느끼게 한다.
글 김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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