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할 틈 없이, 빠름 빠름 빠름"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2012110718302735573_1.jpg" width="550" height="366" />
반듯한 이목구비와 맑은 피부, 온화한 미소에 빈틈없는 수트발까지. 이 모든 ‘신사의 품격’이 살인범의 것이라면? 15년 전 10명의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자취를 감춘 범인이 공소시효가 끝난 뒤 나타난다. 살인의 기록을 담은 자서전을 훈장처럼 달고 나타난 이두석(박시후)은 훌륭한 외모와 뛰어난 언변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반면 여전히 15년 전 사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최 형사(정재영)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이두석 주변을 맴돈다. 아직 살인사건은 끝나지 않았다고 믿는 형사, 그리고 아직 고인을 보내지 못한 유가족들은 면죄부를 받은 데다 슈퍼스타까지 되어버린 살인범을 노린다.



관람지수 10.

스피드를 원하는 당신이라면 – 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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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시효의 허점, 용서와 복수, 쇼로 전락한 매스컴 등 영화 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하나같이 가볍지 않다. 그러나 그것들을 조립하는 손놀림은 재빠르다. 영화는 관객과 대면하는 첫 순간부터 작정하고 내달린다. 형사와 범인 사이의 추격전은 원 신 원 테이크로 현장의 숨 가쁨이 그대로 전해지고, 아슬아슬한 카체이싱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신나게 질주한다. 단거리 주자 같은 속도감은 영화의 가장 뚜렷한 정체성이다. 그 탓에 스타의 삶을 사는 살인범과 아직도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유가족, 과거에 메여있는 형사의 대비는 각기 다른 온도로 충돌하지만 후반부의 반전에 도달하기까지 지루할 틈이 없다. 액션스쿨 출신의 정병길 감독은 전작 에서 보여준 가능성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액션 신들로 증명한다. 그러나 편의적으로 묘사된 특정 계층이나 별다른 고민 없이 움직이는 여론은 설득력을 얻기보다는 영화 전체의 인상을 허술하게 만든다. 살인자의 맹목적인 팬덤이나 최소한의 직업윤리마저 통용되지 않는 언론은 극의 전개와 웃음을 위해 과장되거나 기능적으로 사용되어 아쉬움을 남긴다. 물론 그 아쉬움을 덮을 만큼 가 가진 오락영화로서의 미덕은 꽤 크다. 고민할 시간을 주지 않고 스피드를 즐기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이다.



글.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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